▲ 김지석(오른쪽)이 최철한과의 대결에서 자신감을 찾았다.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하락하던 걸 이겨냈다고 밝혔다.
‘오랜 만이군’
싸움꾼들이 만났다. 전투라면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기사들, 최철한 9단과 김지석 8단이었다.
14일 저녁 7시 서울 성동구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8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8강전에서 김지석이 최철한에게 265수 만에 흑으로 반집승을 거두고 4강에 올랐다.
상변에서 좁은 흑 진에 쳐들어가 급전을 벌인 기사는 최철한. 하지만 김지석이 바로 역습에 나섰고 이른 시기에 패가 만들어졌지만 김지석이 패를 해소하는 타이밍을 차지하면서 거북이 빵따냄을 얻어냈다. 부분 접전에서 김지석의 성공.
흥이 난 김지석은 과감하게 모자를 통해 우변 공격에 나섰고 다시 실리를 얻어냈다. 이렇게 되어 최철한이 확정가 경쟁에서 뒤지게 됐다. 최철한으로선 좌변과 하변의 얼개를 가지고 30집 정도를 벌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실리가 급한 최철한은 하변에서 최대한 모양을 키웠다. 이에 김지석이 이번엔 깊숙이 침투했다. 김지석의 타개력과 최철한의 공격력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
바둑TV에서 이 바둑을 해설하던 박정상 9단은 “김지석 8단이 공격력이 강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 굉장한 타개력도 보여준다. 반면 최철한은 과거 응씨배에서 우승할 때 구리 9단과 류싱 7단의 대마를 잡는 등 ‘잡는’ 수읽기로는 우리나라에서 두 손가락 안에 들어갈 것 같다”며 이 바둑의 최고의 접전지로 떠오른 하변 전투를 주시했다.
그런데 하변은 막상 잡고 잡으러 가는 흐름이 아니었다. 최철한은 도중이 공격을 심하게 하지 않고 실리로 돌면서 바둑은 미세한 끝내기 싸움으로 변했다. 후반은 반집을 다퉜다. 어느 한쪽이 두터운 반집 승부가 아니라 누가 이길지 장담할 수 없는 반집 승부였다. 그리고 마지막엔 김지석이 승리했다.
이 대국 전까지 4승 12패로 상대전적 열세였던 김지석은 "최철한 9단과의 대국 중엔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떨어져 진 적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집중이 잘 됐다."고 한 뒤 "최철한 9단이 중앙 공격을 지속헸으면 더 어려워졌을 것"이라고 햇다.
또 후반 들어 반집 승리를 확신했는지를 묻자 "원래는 좀 더 큰 차이로 우세했기에 별 사고가 나지 않는 이상 이길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이로써 전기우승자 이세돌 9단과 준우승자 박영훈 9단이 선착해 있던 4강에 김지석이 이름을 올리게 됐다. 김지석은 4강전에선 조한승 9단과 이동훈 초단 간 승자와 대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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