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최고의 순장바둑판 발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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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최고의 순장바둑판 발견하다
2014-01-03     프린트스크랩
▲ '아마국수' 박성균 7단의 소개로 보게 된 조선시대 순장바둑판. 필자 가 지금껏 접한 그 어떤 순장바둑판보다 상태가 좋았고, 그 무엇보다 화려하기 그지없어 황홀하기까지 했다. 감히 말하거니와, 백제 의자왕 이 선물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의 정창원 바둑판에 못지 않았다.

 

몇년전 조선의 바둑판을 소개하며 바둑판 밑에 쓰여진 기반명을 말한 적이 있다. 홍석주, 김매순과 더불어 19세기 최고의 문인으로 손꼽힌 '홍길주'가 친구 '상덕용'이 손수 만들어 온 바둑판에 아래와 같은 문장을 써 준다. 홍길주는 바둑을 좋아한 어머니 서씨의 영향으로 바둑을 즐겼던 인물이다.

그 판 평평하고 그 판 곧으니 반듯하고 바르도다. 이겼다고 으쓱하고 졌다고 다투지 않으니 덕을 따름이다. 공자도 노느니 바둑도 좋다 하셨고 맹자도 '전심치지'를 비유하셨으니(다른 이유가 없다) 모자란 선비가 이를 명에 새기노라.

碁盤銘. 尙德翁作碁盤 洪子爲之銘. 平其基直其行 方正勝毋僖敗毋爭 循德性 孔曰 賢乎巳 孟云 專心致志 有迂一士銘以識其意.


이 바둑판이 전하지 않는 것이 안타까우나 아마도 좋은 바둑판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면서 조선의 바둑판 몇 점을 박물관 등지에서 살펴보았다. 오동나무에 17점이나 24점 장점을 찍은 바둑판이 몇 점 전하나 그렇게 마음을 사로잡는 바둑판이 없어 아쉬웠으나 며칠전 눈을 번쩍 뜨게 하는 바둑판을 보았다.

이 바둑판을 필자에게 소개해 준 사람이 박성균 아마7단이다. 박사범은 일본에서 순장바둑판을 한 점 구해와 국립민속박물관에 전달한 사람으로 바둑고수이자 바둑관련 유물 수집가이기도 하다. 그런 박사범이 일본의 소식통을 통해 바로 이 바둑판 정보를 주어 필자도 보게 되었다. 보는 순간 전율이 일었다. 세상에 태어나 이런 화려하고 멋스런 바둑판을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

 

이름을 짓자면 이 바둑판의 이름은 '대모나전 용 귀문 기반(玳瑁螺鈿 龍 傀紋 碁盤)'으로, 바다거북 껍데기와 소라껍데기로 칠기를 한 바둑판 정도겠다.


바둑판은 화려하기 그지없던 나전칠기 기법이 문양의 구도와 대칭에 여백을 주기 시작한 조선후기의 양식으로 화려함 속에 안정을 추구한 모습이 보는 이를 감탄케 했다. 일단 바둑판을 정리해 보았다.

- 17개 장점이 있다.
- 오동나무에 이중으로 배를 대어 공명음을 발생하게 했다. 조선식 바둑판에 나타나는 형상이다.
- 네 다리에 괴문을 조각해 달아 맸다.
- 소라껍데기로 칠기를 하고 거북껍데기로 용을 장식했다.
- 19로 줄은 음각으로 은으로 새겨 넣었다.



바둑판에 사용된 거북껍데기는 야기라 부르는 아랍산 거북등껍데기, 즉 대모를 사용했다. 대모는 신라시대부터 궁중 사치품의 최고 품목으로 '인도 침향, 아랍 대모'라 할 정도로 귀하고 고가인 재료다. 이 재료로 바둑판을 치장하고 은사입사(銀絲入絲)를 한 점이 돋보인다.


시대를 측정할 수 있는 자료는 없었다.
그러나 용의 발톱이 일곱 개인 것이서 고종시대 제작된 것으로 유추할 수 있었다.
일곱 개의 용발톱은 중국황제의 전유물이었던 역사적 맥락을 헤아리면(사대하던 나라에서는 함부로 사용할 수 없다) 조선에서 황제로 등극한 분이 고종임금이었으니 그때로 추정된다. 시기는 1897년에서 1900년 사이쯤 아닐까 한다. 

한동안 바둑에 관심이 멀어졌었다. 글쓰기도 심드렁 했다. 그런던 차에 이 바둑판을 만났다. 그리고 밀어 두었던 바둑일기장을 다시 끌어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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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타령 |  2014-01-03 오후 12:38:1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호화스럽네요. 대한제국 시절, 거부가 만든 바둑판이겠네요. 사실 그 시기는 엄청나게 어려운 시기인데 거부나 권력자는 또 저런 호사를 누리고 살았군요. 저런 귀한 바둑판이 이제 때와 6.26 등 굴곡진 세월을 다 견디고 살아남았다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정말로 귀한 자료네요.  
충령산 쌀 백가마 정도 주지 않았을까요^^
高句麗 |  2014-01-03 오후 1:08:4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누가 그러는데 바둑판을 높게 만든것은 일본식이고 우리나라 바둑판은 얇다고 하는데 저 바둑판을 보니 그렇지 않네요  
高句麗 |  2014-01-03 오후 1:10:2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지금 사용하는 바둑반이 일본식 바둑판 같은데 옛것을 연구하여 한국식 바둑판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도 좋으리라 봅니다 화점은 현대에 맞게 9개로 해야죠  
手談山房 |  2014-01-03 오후 1:58:1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이청작가의 바둑열정이 더 하여 아름다운 순장기반이 더욱가치를 느끼게합니다.
이승우. 안영이.고광록 등 바둑연구및 수집가분들이 더욱활동을 넓힐 수 있는
바둑박물관설립 추진을 기대합니다. 바둑은 문화가 공존해야 가치를더합니다.  
충령산 |  2014-01-03 오후 3:47:3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손톱 7개 꼬리는 11개네요. 기가막힌 판입니다. 얼마정도 할까요?  
캐쉬리 일본 경매시장에서 대략 40만엔에 낙찰되었답니다. 한국에 건너왔다면 대략 1천만원 정도 되지 싶내요.
성난풍차 |  2014-01-04 오전 9:18:3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흥미롭게보고 갑니다  
李靑 |  2014-01-04 오전 11:00:5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감사합니다. 저 바둑판 제가 한분 모시고 일본에가 한국으로 가져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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