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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문(충암바둑도장)의 여자프로기사 오유진(왼쪽부터), 최정, 송혜령이 권주리의 볼을 꼬집으며 입단을 축하해주고 있다. |
아~, 아마추어 신분으로 프로팀과 겨루며 페어대회에서 우승했던 그 아가씨!
권주리가 21일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막을 내린 제44기 여자입단대회 본선 4강 최종일 마지막 대국에서 입단 티켓을 차지했다.
최종일 오전 대국에서 김다영에게 졌지만, 오후 대국에서 조승아(17)에게 251수 만에 흑3집반으로 이기며 한국기원의 55번째 여자프로가 됐다. 여자연구생 2위였던 권주리는 시드를 받아 본선 8강부터 출전해 최종 4승1패의 성적으로 입단에 성공했다.
전주 태생인 권주리는 6살 때 아마강자인 아버지를 통해 바둑에 입문(전주 권병훈바둑도장)해 13살때부터 본원 연구생(현재 2군)으로 활동하며 입단의 꿈을 키워 6년 만에 결실을 이뤘다.
또한, 권주리 초단은 작년 8월 진행된 제4회 SG배 페어바둑최강전 결승에서 사제지간인 최원용 7단과 출전해 나현 6단-김미리 3단 페어를 꺾고 대회 사상 처음으로 프로와 아마가 한 팀을 이뤄 우승하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 권주리(18·權周利) 초단
- 생년월일 : 1997년 9월 8일(전주)
- 권병훈(52)․이화영(44) 씨의 1남 2녀 중 장녀
- 지도사범 : 최원용 7단, 김대용 5단, 황진형 3단
- 출신도장 : 충암바둑도장
- 기풍 : 두터운 전투형
- 존경하는 프로기사 : 이창호 9단
- 입상 경력
2014년 제4회 SG배 페어바둑최강전 우승(최원용 7단-권주리 아마)
인터뷰/ 권주리
- 소감은?
“대국이 끝나자 얼떨떨했다. 복기하고 있는데 5분도 지나지 않아 스마트폰으로 축하 메시지가 쏟아져 들어왔다. 그때서야 조금씩 실감이 났다. 어떻게들 알았을까…. 입단자 인적사항을 쓰는 종이를 채우는데 펜이 마구 떨려서 평소처럼 써지질 않았다.”
- 바둑을 배우게 된 계기는
“아버지(권병훈·아마강자)께서 1999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권병훈바둑교실을 자연스럽게 다녔다. 6살때였다. 여동생도 바둑을 배웠고, 최근 지역영재입단대회에도 출전했다.”
- 프로 지망은 언제부터?
“어린 나이지만 바둑을 배운 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부터 프로기 되기로 결심했다. 피아노, 미술, 레고 블록, 발레 등 갖가지 학원을 두루두루 섭렵하고 있었는데 부모님이, 프로기사가 되려면 모두 끊어야 한다고 하셔서 다 관뒀다.”
- 바둑이 그렇게 좋았나?
“솔직히 말하면 바둑이 아주 좋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한창 바둑 실력이 늘었을 때 바둑은 그냥 나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 기풍은?
(김대용 담당지도사범이 대신 대답) “신기하게 둔다. 초반 감각에 대해선 부친으로부터 지적을 많이 받는 편이다.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좋고, 속기파다.”
▲ 권주리(오른쪽)는 조승아와 최종일 마지막 대국을 펼쳤다.
-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하나?
“자꾸 지면 우울해지지만 금세 잘 잊어버린다.”
- 연구생 시절 하루 일과는?
“밥 먹고 아침 8시까지 도장으로 나간다. 일과가 끝나면 씻고 노래를 듣다가 잔다. ‘옥상달빛’의 <수고했어 오늘>을 즐겨 들었다.”
- 지난해 제4기 SG배 페어바둑최강전에서 아마추어 신분으로는 처음으로 우승했다(파트너: 최원용 8단). 프로와 실전으로 겨뤄야 했는데, 이게 도움이 좀 됐나?
“사실 그때는 입단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어떻게 대회를 치른지도 몰랐을 정도였다.”
▲ 아마시절(지난해) 권주리는 스승 최원용과 짝을 이뤄, 프로팀들을 연거푸 꺾고 페어대회인 제4기 SG배를 우승한 바 있다. 프로-아마 조합이 국내 페어대회를 우승하기는 처음이었다.
- 별명은?
(최정·오유진 대답) “자갈치다. 자갈치라는 과자가 있다. 그 과자 모양과 얼굴 생김새가 비슷하다.”
- 존경하는 (좋아하는 프로기사)는?
“좋아하는 스타일의 프로기사가 많아서 딱 한 명으로 집고 싶지 않다. 그래도 한 명 고른다면 이창호 9단이다.”
- 지금 이 순간 가장 하고 싶은 것은?
“고기가 먹고 싶다. 쇠고기, 갈매기살^^”
- 프로기사가 되면 하고 싶었던 것은?
“배우고 싶었지만 미뤄뒀던 걸 하고 싶다. 영어도 배우고 싶고, 피아노도 배우고 싶고….”
- 대국 시 습관이 있다면?
(최정·오유진 대답) “손톱을 물어 뜯는다. ‘제2의 나현’이다. 자세히 보면 손톱이 아예 없다.”
(권주리) “워낙 아기 때부터 하던 거라…^^”
- 어떤 프로기사가 되고 싶나?
“국제무대에서 활약하고 싶다. 지금처럼 꾸준히 공부하며 준비하겠다.”
▲ 오전에 먼저 입단을 확정지은 김다영과 함께 권주리가 추억이 될 사진을 남겼다. 사진을 찍은 장소는 한국기원 3층 사무국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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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송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