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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시 신산(神算). SK엔크린-포스코켐텍의 경기 첫날, 제2국에서 SK엔크린 주장 박영훈(왼쪽)이 한상훈을 상대로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4시간 30분의 사투 끝에 2집반 승리를 확인한 박영훈의 첫마디는 "생각보다 나빠서 혼났어!"였다. |
괜히 주장이 아니다. 필요할 때 해주니 주장이다. SK엔크린과 포스코켐텍의 경기 첫날, 교차 출전한 양 팀 1지명이 나란히 이름값을 했다.
13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4KB국민은행바둑리그 10라운드 4경기에서 SK엔크린과 포스코켐텍은 1지명 박영훈과 조한승이 각각 한상훈과 안성준을 상대로 승리, 첫날을 1승1패로 마쳤다.
▲첫날 장고대국 두 판이 동시에 펼쳐지고 있는 스튜디오. 왼쪽 1국(박영훈)과 오른쪽 2국(조한승)에서 양 팀 주장이 나란히 승리했다.
4승5패, 앞서거니 뒤서거니 어깨를 나란히 해온 두 팀이 종반으로 접어드는 마지막 관문에서 마주쳤다.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운명이 크게 엇갈리는 자리, 척 봐도 여기가 승부처다.
사상 유례없는 혼전이 펼쳐지고 있는 이번 KB리그에서 5할 승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5할'은 포스트시즌에 자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생존 요건이자 마지노선이다.
SK엔크린과 포스코켐텍, 둘 중 승리한 팀은 이 목표(5승5패)를 달성하며 희망속에 종반라운드를 맞을 것이다. 하지만 지는 팀은(?) 4승6패 하위권으로 밀려나면서 앞날이 깜깜해진다. 이 한 판이 예사 경기가 아닌 이유다.
▲▲첫날을 1승1패로 마쳤을 경우 어느 쪽이 유리한 결과냐 여부는 양 팀 검토진의 분위기를 보면 십중팔구 알 수 있다. 이날 SK엔크린의 원투펀치를 상대한 포스코켐텍(사진)의 김성룡 감독은 2승을 못한 것이 아쉽지만, 이 정도면' 하며 웃는 얼굴. 반면 최규병 감독은 2패를 각오했다가 박영훈의 승리에 겨우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1국보다 먼저 끝난 2국> 포스코켐텍의 주장 조한승이 중반에 잡은 우세를 그대로 밀어붙여 낙승을 거뒀다(191수 흑 불계승). 안성준은 자신의 말을 돌볼 시점에서 지나치게 버티다 반격을 허용, 김만수 해설자로부터 "남다른 치열함이 장점이자 단점"이란 소릴 들었다.
▲<제1국> 한상훈-박영훈. 박영훈과의 상대 전적에서 2승8패로 크게 밀리고 있는 한상훈이지만 백번에 강한 장점을 살려 판을 잘 짰다. 종반으로 접어들 무렵에는 흑이 덤을 내기가 부담스럽다는 진단이 내려지기도 했던 바둑. 하지만 결국 끝내기에서 활약한 박영훈이 약간은 여유를 갖고 골인했다(308수 흑 2집반승).
첫날을 1승1패로 마친 양 팀은 둘째날 승부를 결정짓는 3~5국을 속행한다. 대진은 황재연-목진석, 민상연-김주호, 한웅규-안국현(이상 앞이 SK엔크린). 위에서 언급했듯이 분위기는 포스코켐텍쪽이 좋다. 첫날 SK엔크린 1,2지명을 상대로 선방한 데다 둘째날 3국과 5국의 대진이 유리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 하지만 언제 KB리그가 예상대로 끝난 적이 있었던가. 승부는 한 판 한 판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
8개 팀이 더블 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챔피언을 가리는 2014KB국민은행바둑리그의 상금은 우승 2억원, 준우승 1억원, 3위 6천만원, 4위 3천만원. 양 팀의 전반기 대결에선 SK엔크린이 3-2로 승리한 바 있고, 4국(민상연-김주호)은 대국 순번까지 같은 리턴매치다. 전반기는 민상연의 승.
●○...KB리그의 말,말,말
"공격하다 보면 여간해선 멈춰지게 되지 않아요"(유창혁 해설자. 2국에서 안성준의 과속 사고를 보면서. 이에 대해 김지명 진행자는 "본인 경험을 말하는 것 같네요."라고 응수.)
▲박영훈은 랭킹 5~6위를 오가며 꾸준히 제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LG배 본선 8강에 올라있는 상태로 시즌 전적은 6승3패.
▲이번 시즌 처음 1지명과 대결한 한상훈은 아쉽게 패점을 안으며 7승3패, 개인 공동 선두로 올라설 기회를 놓쳤다.
▲랭킹이 17위까지 내려간 조한승은 최근 삼성화재배 16강에 진출하며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4경기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보며 시즌 전적은 3승7패가 됐다.
▲안성준은 랭킹 10위지만 기대만큼 굵직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KB리그에서도 목진석이나 김현찬, 강유택 등 비슷하거나 약간 하위 랭커들에게 모두 패하며 시즌 전적 4승5패에 머물렀다.
이 기사는 KB리그운영본부가 제공하는 바둑리그 기사를 사이버오로가 편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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