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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년 바둑학과 창립 10주년 기념식 자료사진. 1997년 명지대에서 세계최초로 바둑학과를 개설하면서 바둑이 학문의 영역으로 본격 들어설 수 있었다. 그런데 25년 만에 존폐 위기에 처했다. |
세계 최초로 개설한 바둑학과가 25년 만에 역사 뒤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지난 1일 명지대학교-명지전문대학 통합 관련 공청회에서 학사구조 개편 최종(안)으로 바둑학과 폐지안을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명지전문대와의 통합을 추진 중인 명지대학교는 바둑학과가 통합 명지대학교의 특성화 방향과 부합하지 않다며 바둑학과의 폐과를 주장했다고 합니다. 기정사실화 단계로 알려졌습니다. 한국바둑을 넘어 세계바둑계로서도 청천벽력 같은 소식입니다. 이에 명지대 바둑학과 재학생, 졸업생, 교수진 일동이 바둑팬들께 바둑학과가 존속할 수 있도록 관심과 도움을 요청하는 절절한 호소문을 보내왔습니다. 그 어느때보다 여론이 절실한 때입니다. - 편집자 주.
○● ‘유일무이’ 명지대 바둑학과 폐지 위기 (관련기사☞클릭!)
바둑학과 존속 호소문
바둑팬 여러분,
한국의 자랑인 명지대 바둑학과가 지구상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바둑학과가 없어지면 우리는 중요한 문화상품 하나를 잃게 됩니다.
바둑은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심오하고 지적인 브레인스포츠로, 오늘날에는 세계 80개국에 보급되어 있습니다. 바둑강국인 한국은 우수한 두뇌를 자랑하며 세계 정상에 군림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바둑을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세계 유일의 학과가 있어 외국인에게 바둑은 한국의 경쟁력 있는 문화상품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바둑은 사람들을 삼매경에 빠지게 하는 매력적인 게임이면서 인간생활에 유익한 다양한 가치를 제공합니다. 바둑의 이익을 담은 ‘기도오득’에는 바둑이 좋은 친구를 얻고, 인생의 교훈과 지혜를 얻게 하며, 천수를 누리게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 외에도 바둑은 어린이의 지적 능력과 인성발달에 도움을 주며, ‘미생’과 같은 감동적인 콘텐츠의 원천이자 노령층의 무서운 질병인 치매를 예방하는 데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명지대 바둑학과는 지난 25년간 바둑이 가진 이와 같은 다양한 가치를 탐구하고, 바둑을 학문적으로 정립하는 역할을 해 왔습니다. 50여 편의 석박사 학위논문, 여러 차례의 국내외 학술대회와 ‘바둑학연구’라는 학술지를 통해 많은 연구를 하여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지식을 축적해 왔습니다.
바둑학과는 대학교육을 받은 전문인력을 양성해 바둑미디어, 바둑행정, 바둑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전문적인 능력을 발휘하게 만들었습니다. 학과 졸업생들은 건전한 바둑문화를 창달한다는 자긍심을 갖고 바둑계의 여러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학과인 바둑학과는 유럽, 미주, 아시아 등 세계에 널리 알려져 외국에서 유학을 온 학생이 수십 명이 됩니다. 최근에는 바둑강국 중 하나인 중국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명지대로 입학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통해 바둑학과는 세계 바둑계의 발전에도 일조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며 교육적•학문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글로벌 바둑학과를 없애려 하고 있습니다. 1997년 한국에서 바둑학과를 창설했을 때 일본과 중국에서는 매우 부러워했습니다. 그랬던 바둑학과를 폐지한다면 3천년 바둑사에 오점을 남기는 악수가 될 것입니다.
바둑팬 여러분, 여러분의 힘으로 바둑학과를 살려 한국의 이름을 빛내는 데 공헌하도록 해 주십시오.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명지대학교에서 바둑학과를 유지하는 데 동의하신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동의 의사를 남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명지대 바둑학과 교수/졸업생/재학생 일동
○● 명지대학교 폐과 반대 성명 동참 (☞클릭!)
▲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유분수다. 바둑학과가 개설 25년을 거치며 학문으로 자리매김하고 글로벌 학과로 해외학생들이 줄지어 찾고 있는 이때에 명지대에서 돌연 바둑학과 폐과를 시도하고 나섰다. 근래 재단의 어려운 상황이 학교에까지 부담을 지우는 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나 미달사태를 겪는 학과도 아니고 오히려 바둑학을 이수하기 위해 세계각지에서 유학생이 찾고 있는 건실한 학과다. 그럼에도 석연치 않은 명분을 내세워 폐지하기로 결정한 처사는 이해하기 힘들다. 이 학생들이 품은 파릇파릇한 꿈은 어찌할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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