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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동]음지의 젊은 영혼을 위한 발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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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동]음지의 젊은 영혼을 위한 발라드
2003-06-13 조회 7368    프린트스크랩
"김 아무개라는 자는 프로기사가 되려다가 실패해서 중이 되었고 끝내는 중도 되지 못해 결국은 소설가가 되고 말았다. 어떤 급수 낮은 중생이 나를 가리켜 한 악담이라는데 일단은 맞는 말임.

'바둑쟁이'가 되어 보겠다고 입단대회에 나갔었고 '그 무엇'을 찾아 보겠다고 불볕의 산야(山野)을 헤매이며 시중밥을 도적질 하였으며 그리고 지금은 '이야기'를 팔아 밥을 먹는 이른 바 소설가가 되었으니까.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해 나갈 수 없는 출신성분임을 알게 된 열아홉살짜리 소년이 꿈꾸어 볼 수 있는 길이 무엇이겠는가? 입단대회를 통해서 그 가진 바 실력 만큼 밥을 벌 수 있다는 승부사가 되든지. 깨달음을 얻음으로서 진실로 진정한 '밥'을 벌 수 있다는 운수납자(雲水納子)가 되든지,꾸며낸 이야기로도 진실로 목마른 중생들의 목을 축여줄 수 있는 한방울 약수같은 이야기를 들려줌으러써 또한 밥을 벌 수 있다는 소설가가 되는 셋 가운데의 하나일밖에.

어린 시절 고향마을에서 할아버지한테 행마법(行馬法)을 배운 바둑은 그러나 그 재주가 국수(國手)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만큼 빼어나지 못하였고, 진실로 떳떳이 그 이름에 값하는 중이 되기에는 또 맺여 있는 것이 너무 많은 중생이었으나, 이야기를 팔아 밥을 먹게 된 것 또한 그러므로 지극히 당연한 귀결로 될 것임.

그러나... 진정한 '이야기'의 길 또한 진정한 '바둑꾼'이나 진정한 '공부꾼'의 길 못지 않은 가시밭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자로서는 오구구 오직 몸뚱이가 오그라 들 뿐임.

1976년 한국기원과 몌별한 대한기원의 기관지 기도(棋道) 편집부에 들어가 밥을 벌었음. 승복을 입은 채로 시험을 봐서 들어갔는데, 내손으로 내 밥을 벌고 내 손으로 번 밥으로 내 어머니를 봉양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기꺼웠음.

1977년 한국기원과 합쳐진 바둑지에 다니며 교정법사 노릇을 하다가 그만 두었음. 이것이 과연 내 삶의 전부인가 하는 근원적인 회의가 왔기 때문이었음.

얼마 전 어떤 출판사의 요구로 적어준 연보의 한 부분을 들여다 보는 기분은 야릇하다. 인연이었겠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의 직장이 '바둑'지였다는 사실은 스무해 가까이 되는 지금에 와서 다시 생각해봐도 확실히 묘한 데가 있다. 바둑을 둬서 밥을 먹은 것이 아니라 바둑알을 그려주고 밥을 먹었다.

김성동사람마다 물론 다 다르겠으되 사내의 몸을 받고 이 사바세상에 태어나서 해볼 수 있는 것 가운데 가장 멋있는 것으로 다음의 세가지가 있다는 생각이니 바둑과 중과 문학이 그것이다. 세가지는 또 서로 닮은 데가 있으니, 종이 때기로 된 무슨 무슨 증명서 따위, 곧 '쯩'이 필요없이 다만 스스로의 힘만으로 뚫고 들어가 볼 수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음지쪽의 젊은 영혼들이 달려들어 볼 수 있는 거의 유삼(唯三)한 길이라는 생각이다.



돌판.중판.글판. 삼판을 다 겪었다면 기구한 팔자라고 해야할까. 두 판은 실패로 끝났고 한판은 아직 진행중이다. 역시 인연이겠으나 석남거사(石南居士)라는 필명으로 프로기전의 관전기를 써서 한 이태 밥을 먹었던 적도 있다.

그리고... 지금은 국수(國手)라는 제목의 긴 소설을 쓰고 있다.

옴 미기미기 야야미기 사바하.

[김성동 金聖東] 92년 7월호 월간바둑 300호 기념글

○... 위 글은 월간 바둑 92년 7월호에 바둑 300호 발행 기념으로 실렸던 것으로 원제는 '因緣의 수레바퀴'이다.

●... 종교(불교), 바둑, 문학의 세분야에서 오직 사람의 실력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다는 그의 말은 매우 유명하다. 따라서 바둑과 관련된 그의 글을 소개하는데 있어 본문의 글을 따서 제목을'음지의 젊은 영혼을 위한'으로 바꿔 보았다.

○... 김성동(金聖東: 1947- ) 시인,소설가,승려

충남 보령 출생인 김성동은 19세때 서라벌 고교 중퇴 후 출가하여 입산(入山) 했다. 그러나 문학적 재능을 숨길 수 없어 75년 '주간 종교'의 종교소설 현상 모집에 '목탁조'가 당선되었으나 이 작품이 불교를 비방했다 하여 있지도 않았던 승적(僧籍)을 박탈당했다.

76년 그의 유일한 직장이었던 월간 바둑에 입사해 바둑계와 인연을 맺었다.

78년 중편소설 「만다라」로 『한국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문단에 등단하게 됐다. 90년대 이후 소설가 김성동은 불교계로부터도 인정받았다. 특히 만다라는 이듬해 장편으로 개작되어 대중들에게도 널리 읽혔고 그의 대표작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장편소설 『만다라』『집』『길』『국수(國手)』『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소설집 『피안의 새』『오막살이 집 한 채』『붉은 단추』, 산문집 『미륵의 세상 꿈의 나라』『생명기행』『먼곳의 그림내에게』 등

○...김성동 관련글살아 있는 시대의 언어를 담아라

●... 하단의 이미지 출처는 불교 홈페이지 '불광'
http://www.bulkwang.or.kr 불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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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터 |  2010-01-29 오후 4:47:1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추리소설가 김성동과 동명이인인가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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