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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균]'强1급'이 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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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균]'强1급'이 되는 길
2003-07-11 조회 16274    프린트스크랩
는 속칭 '세미프로'로 불리우는 아마추어 정상급이다. 정상급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 않았기에 이 체험수기를 청탁하는 편집자에게 '나는 이렇게 '강1급'이 되었다'라고 특별히 '강(强)'자를 하나 더 붙여서 쓰기로 허락받고 이 글을 쓰게 됐다.

내 고향은 휴전선 너머 개성이다. 우리 집안은 6.25 전쟁중 월남한 실향민이다. 피난내려와 처음 자리 잡은 곳은 경기도 화성군 발안면 요당리, 이후 수십차례의 이사를 하면서 남보다 많은 고생을 했고 생활이 안정되기까지는 많은 세월이 걸렸다.

당시 많지도 않았던 세간살이 중에 이사할 때마다 걸리적거리던 천던꾸러기가 하나 있었다. 바로 5치짜리 비자 바둑판과 조금 거칠기는 하지만 규격품인 조개 백돌에 자연석 흑돌의 바둑판 1조였다.

지금 생각하면 눈이 뒤집힐 정도의 귀물로 간주되겠지만 당시엔 좁디좁은 셋방살이에서 상당한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에 이것들이 여간 성가신게 아니었다. 그래도 조금은 쓸모가 있어서 어떤 때는 밥상으로, 어떤 때는 공부하는 책상으로 그 용도가 다양했다. 또 바둑돌을 퉁기면서 놀고 나란히 늘어놓는 배열도 하면서 일종의 오락기구 노릇도 했기 때문에 다행스럽게도 이 천덕꾸러기는 집에서 쫓겨나지 않고 좁은 방의 한 귀퉁이를 차지할 수 있었다.

이 물건들은 할아버지께서 해방되던 해에 어느 일본인에게서 거금을 지불하고 구입한 것이었다. 피난 나올 때 할아버지께서 손수 등에 지고 내려오셨다는 이력이 있는데 그러나 어머니께선 그 전쟁통에 세간살이 하나라도 더 가져오지 못한 (바둑판 때문에) 할아버지를 원망했으며 아울러 바둑판의 존재를 당연하게도 몹시 못마땅해 하셨다.

바둑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이 이 바둑판으로 바둑을 둘라치면 "바둑두면 밥이 나와 쌀이 나와!"라는 원망섞인 호통이 매번 듣는 어머니의 입에 밴 말씀이었다. 할아버지는 개성에서 알아주는 고수였다고 아버지께서 말씀해 주셨지만 내가 다섯 살 나던 해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생전의 바둑 두는 모습은 뵌 적이 없다. 내 생각으로는 지금으로 치면 한 3급쯤의 기력이 아니셨나 한다.

가족이 모두 바둑팬, 어머니의 반대를 무릅쓰다
- 바둑에의 정열, 젊음을 투자하다

우리 식구들은 다 바둑을 좋아했다. 아버님과 나보다 4살 연상인 형님이 모두 바둑을 좋아해서 내가 바둑을 배운 것은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당시 공부를 잘 하던 형님이 바둑에 푹 빠지자 바둑에 원한이 있던 어머니께서 가만히 계실 리가 없었다. 당장 집안에서 대국 금지령이 내려졌고 바둑 둔 흔적이 발견되면 엄벌에 처할 것이라는 지엄한 분부가 떨어졌다. 우리 형제는 순순히 복종했다. 특히 나는 뛰어 노는 것을 더 좋아해서 한동안 바둑을 멀리 하게 되었고 내가 중1때 인정받은 기력은 불과 9급이었다.

중2때 체격이 급격히 커지자 아버님은 나에게 힘과 덩치가 좋으니 운동을 하라고 권하셨다. 유도를 시작했는데 이것 때문에 바둑을 멀리하는 계기가 되었고 따라서 중3에 이르러서도 나의 기력은 6급정도에 머물고 있었다.

고등학교에 올라가서 유도시합에 출전했으나 지는 회수가 많아지자 나는 운동하게 된 것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내노라하는 선수들은 체격부터 달랐고 힘과 기술에서 나는 그들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쉽게 운동을 그만 두지 못했고 내가 운동에 남보다 뛰어나지 못하다는 걸 깨달았을 때 비로소 바둑이 두고 싶어졌다.

이때부터 시간만 나면 기원을 출입하게 되었다. 시간이래야 시험 볼 때와 단체영화 관람 때가 고작이어서 기력 역시 제자리 걸음이었다. 또 당시 나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여서 주일엔 교회에서 살다시피했다. 단체영화 관람 갈 때가 기원 출입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는데 그때는 명화들이 많이 들어와 있었다. 그때 못보았던 명화들이라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쿼바디스', '스팔타카스', '왕중왕', '엘시드'등이었다. 후일 이 영화들을 비디오로 보면서 당시 바둑 때문에 못 본 것을 크게 후회하기도 했다.

고교 2년이 끝나갈 무렵 나에게 반가운 소식이 생겼다. 학교의 도장이 너무 오래되어 헐어버리고 새 도장을 짓는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합숙을 하지 않고 각자 개인도장에 나가 자율 훈련을 하게 되었다. 나는 운동을 계속하려는 마음이 떠나 있었기에 도장엔 안 나가고 기원에 나가 살게 되었다. 당시 4급이었는데 강1급 선생님에게 석점을 접히고 열심히 두었다. 기원에 나간 지 일주일이 안되어 3급으로 승급하게 되었고 두달 여를 하루에 열다섯판씩 매일 두는 맹훈련을 하였다. 그러자 어느새 약1급과 호선을 둘 수 있는 실력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그러나 고3에 올라가자 입시와의 전쟁때문에 더 이상 기원을 출입할 수가 없었다. 특히 그 해 아버님의 병환으로 인해 가계가 어려워졌고 나는 이듬해 대학진출을 포기하고 곧바로 사회로 진출하게 되었다. 아울러 나의 바둑에 대한 열정도 무르익게 되었고 내가 살았던 정릉동에는 다행히 많은 바둑고수들이 있어서 이들과 경쟁하면서 기력이 일취월장할 수 있었다.

이때 나에게 잊지 못할 바둑친구가 한명 있었다. 당시 연세대 기우회장을 지냈고 지금은 직장을 다니고 있는 박종건이라는 친구였다. 그는 머리도 좋았고 기력도 거의 호각의 좋은 승부를 겨룰 만큼 나와는 막상막하였다. 처음엔 기원에서 두다가 서로 집을 오가며 1,000국 이상의 바둑을 두었었다. 그러나 나는 바둑을 직업으로서 뜻을 두었고 그 친구는 단순한 취미로만 바둑을 두는 입장이어서 곧 실력차가 나게 되었고 자연히 바둑 둘 기회도 줄어들게 되었다.

나는 이때 비로소 바둑책을 보기 시작했따. 당시엔 바둑책이 몹시 귀해서 책을 친구들과 돌려가며 빌려보는 정도 정도였다. 조남철 八단(당시)이 지은 '실전정석정해' 상-하권 약9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밤을 꼬박 새우며 4일만에 암기하고 돌려주곤 했다. 당시엔 젊어서, 누구나 그렇겠지만, 단기간에 외우는 것은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았다.

지금도 "어떻게 하면 바둑이 느는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늘 "모든 진리는 책속에 있다"는 말로 책의 중요성을 강조하곤 한다. 특히 책을 보되 완전히 소화될 때까지 정독을 하라고 권한다.

69년 가을 무렵 나에게 좋은 기회가 왔다. 의정부시 외곽쯤에 혼자 사시던 외할머니께서 건장이 나빠져 서울에 있는 병원에 입원하시게 되었다. 나으실 때까지 그 집에서 혼자 집을 지켜야 되는 처지가 되었다. 나는 형님 친구인 프로기사의 도움으로 바둑책을 한 보따리를 빌려서 본의 아니게 입산수도(?)를 하게 되었다.

그해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다. 넓은 밭을 끼고 덩그러니 떨어져 있던 외할머니댁은, 내가 바둑공부에 몰두하지 않았다면 그 춥고 긴 겨울을 결코 쉽게 보낼 수 없었을 만큼 외롭고 적막한 곳이었다. 그러나 나는 외롭지 않았다. 옛날 바둑책에선 명인의 숨결을 느길 수 있었고 바둑의 오묘한 맛에 이끌려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추위를 느끼면 아궁이에 불을 지폈고 배가 고파오면 밥을 지어먹었고 졸리면 눈을 붙이는 시간 외엔 오로지 바둑에만 몰두했다. 당시 생활은 평온했고 만족 그 자체였다. 밭에 쌓인 눈이 녹을 무렵 외할머니께서 돌아시게 되어 나는 그곳에서 3개월간 행복한 생활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이다.

이때부터 나는 시합에 나가 아마 정상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강1급이 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나는 꽤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 프로는 연(緣)이 닿아야 되고, 아마강자는 운(運)이 따라 주어야 된다고 본다. 여기에 재주와 노력은 필수이다.

나는 바둑을 비교적 늦게 공부한 편이고 아마강자가 된 후 얼마있지 않아 군대에 가게 되어 결국 프로와의 인연은 맺지 못했다. 내가 바둑으로 직업을 삼기 시작한 것이 1988년이니까 10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진정한 바둑지도보급사로서 바둑을 좋아하는 모든 이에게 기력향상하는데 도움을 주고 올바른 바둑문화 정착을 위해 일생을 바치고자 결심한 지 오래다.

책을 많이 보고 복기지도, 라이벌을 만들 것

내가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공개한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의 실력에 적합한 책을 되도록 많이 봐야 한다. 특히 초급수준때에 기초를 튼튼히 쌓아두는 것이 중요한데 사활의 기초라든지 행마의 기초등을 잘 닦아 두면 기력을 늘리는데 아주 유리해진다.

둘째, 상수에게 지도대국과 복기를 받아서 자신의 약점을 수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상수는 가능한 한 실력이 높을수록좋고 상수의 충고는 무조건 따르고 배우는 것이 좋다. 어린이가 바둑을 빨리 느는 이유는 지도사범이 가르쳐 주는대로 배우기 때문이며, 좋은 선생을 만날수록 기력이 빨리 느는 것도 그런 연유이다.

셋째, 평소 많이 대국하는 라이벌을 만들어 경쟁적으로 바둑두길 권한다. 라이벌과의 시합은 승부욕을 불러 일으켜 진지한 승부를 할 수 있다. 아울러 실력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증진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적어도 어느때 한번 쯤은 바둑에 미쳐야만 경지에 올라 설 수 있다. 그러나 생활이 바쁘기 때문에 실행하기 힘들기 때문에 전자의 방법을 권해 드린다.

특히 강1급이 되고자하는 분들이라면 형세판단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 형세판단이란 단순한 집 계산이 아니라 완성이 안된 모양에서 집수를 산출해 내는 능력을 말한다. 실력이 강할수록 보다 정확한 집 차이를 계산해 낼 수 있다. 정확한 형세판단의 능력을 기르지 않으면 결코 강1급이 될 수 없으며 강자의 봉우리는 신기루처럼 멀게만 느껴질 것이다.

1급은 (아마추어 3단이상), 1,000만명에 달하는 전체 바둑인구중에 5%이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급의 실력을 갖추는 것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지만 방법만 잘 선택하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천하의 아마추어 여러분, 자신에 맞는 방법을 잘 선택하시어 1급에 도전해 보시길 권합니다.

임동균 아마 7단

▶1997년 7월 월간바둑 체험수기 '나는 이렇게 1급이 되었다' 시리즈 中- 임동균 아마 7단편
▶ 이글에서의 1급이란 현재 '아마5단'에 해당하는 기력이며 '강1급'은 아마정상급의 실력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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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의꿈 |  2003-07-25 오후 12:19: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 존경하는 임사붐님의 말씀에 감동  
여름폭풍 |  2003-07-26 오전 5:22: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오늘이 제 생일인데 생일 선물로 바둑좀 가르쳐 주세요 (초짜 18급)제발! 제아뒤는여름폭풍입당  
kyk369 |  2003-07-29 오후 7:49: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잘두고싶은 욕심은굴뚝처럼꽉차있건만...실행이 안되니...경쟁할 친구가 있으면 아주 좋을듯...  
tight |  2003-11-26 오후 10:31: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느낌 바...취미냐 본업이냐에 따라 길은 다를 수 있으나, 바둑은 끝이 없는 길이니 거시적 안목으로 세상을 보며 즐겁고 교훈적인 바둑을 두되 최선을 다해 기력증진을 하고 싶군요  
돌깨비 |  2004-02-15 오후 6:33: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저도 욕심만 앞서서 책 비디오태입만 가득한데 정작 실력은 6급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10급으로 곤두박질쳤어요...  
초원치타 |  2004-02-26 오전 11:52: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오로4단이면 몇급이징  
레민 |  2004-02-28 오후 11:29: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오로4단 = 4급 약..  
늑대이빨 |  2004-08-11 오후 3:53: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4일만에 900페이지 정석책을 암기?// 흐미야 @@  
미세 |  2004-09-01 오후 3:30: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오로4단이 어떻게 4급이 되나여?? 나는 1급다음에 아마1단으로 올라가는줄 알았는뎅... 설명좀 해주세여.  
hwang214 |  2004-12-17 오전 11:59: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그러니까 기원에서는 그렇게 말한다는 예기죠  
칼세 |  2005-01-12 오전 2:37: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전 오로2급인데 기원7급 둡니다.오로4단이면 기원3급정도 돨겁니다.  
soul0307 |  2006-07-27 오전 3:23: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임교수님의 정열에 박수 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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