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o 세계 인터넷바둑의 허브
  • 겜임&채널
[반상의 Ebony-Ivory] 정원영의 음악과 바둑
Home > 컬럼
[반상의 Ebony-Ivory] 정원영의 음악과 바둑
2002-04-14 조회 8201    프린트스크랩

Ebony & Ivory, 흑과 백의 조화

어떤 장소에 가면 떠오르는 그리운 얼굴이 있다. 우리의 기억 속엔 그런 연쇄 고리가 몇몇 존재하고 있나 보다.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무작정 음악을 하겠다고 결심했던 시절, 집을 나서서 늘 가던 광화문의 조그만 레코드 숍에 가면 따뜻했던 그곳 주인만큼이나 나를 반겨주던 스티비 원더의 'The songs in the key of life'. 지금도 내 주위의 많은 이들에게 자신 있게 권하는 사랑이 넘치는 멋진 음반이다.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본다."

시각장애자로서 겪는 어려움이야 우리가 어찌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만은 그로 인해 우리와는 또다른 세상에서 그들만의 그림을 그려나가는지도 모르겠다.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앞을 못보는 흑인으로 태어나 이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되기까지 그가 지내온 그 날들은 쉽지 않았으리라. 자신뿐 아니라 주위 흑인들 의 어려움을 알고, 그로인해 마틴 루터킹 목사를 존경하게 되고…. 그의 음악엔 상처받은 이들의 가슴을 어루만져주던 사랑이 늘 함께 했다.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

비틀즈(Beatles)의 멤버로서 설명이 필요 없는 음악인이다. 초등학교 시절 처음으로 용돈을 털어 LP를 사기 시작할 때 가장 많이 투자를 한 음악인이 바로 비틀즈였다. 그들에 관한 얘기는 어쩌면 하면 할수록 진부한 얘기가 될지 모르겠다. 그 중에서도 존 레논(John Lennon)과 함께 거의 모든 비틀즈의 곡을 작사, 작곡 했던, 그리고 1980년 존 레논이 총격을 받고 뉴욕(New York)에서 사망한 후엔 비틀즈의 멤버 중 가장 두드러진 솔로(solo) 활동을 하고 있는, 현존하는 음악가 중 가장 부자이기도 한 영국 출신의 백인 음악가 폴 매카트니가 미국의 앞을 못보는 천재음악가 스티비 원더와 1982년에 발표한 노래가 'Ebony & Ivory'이다.

'Ebony'란 피아노 건반에서 검은 건반을 뜻하고 'Ivory'는 반대로 흰 건반을 뜻하는 용어다. 두 천재 음악가는 흑인과 백인의 화합, 서로간의 신뢰, 사랑과 평등을 피아노의 건반에 빗대어 흰 건반과 검은 건반이 어우러져야 만이 아름다운 멜로디(Melody)와 멋진 하모니(Harmony)가 이루어진다고 노래한다.

인종문제를 다룬 영화나 이야기 또는 외신을 통해 우리는 간접적으로 그 실상을 들어왔지만 당시 남아프리카(South Africa)에서의 흑인에 대한 탄압은 전 세계인을 경악시키던 때였고, 사실 미국 내에서도 피부색에 대한 차별은 여전한 일이었기에 그들이 이 곡에서 느끼는 감정은 우리하고는 사뭇 다르리라.

전 세계의 TV와 라디오에서 매일같이 흘러나오는 Ebony & Ivory.

그런데 나에게는 또 하나의 '흑과 백'이 있으니 이제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 나의 바둑 이야기이다. 어쩌면 내 인생에 전혀 상관없이 지나칠 수도 있었던 천원, 그 우주…. 수담을 나누며 진정으로 그 사람을 알게 된 사연. 끈질긴, 그러나 겸손을 알게 해준 승부.(으∼열받어)

바둑이 아니었다면 선입관으로 인해 사귈 수 없었던 지우(知友)들. 피아노의 'Ebony', 'Ivory'가 여지껏 내 인생 한가운데에서 나를 지탱하고 있는 음악이라는 감사한 직업을 주었다면 느즈막하게 알게 된 흑돌과 백돌 역시 요즘 나의 바쁘고 지친 생활에 잠시 빈 공간을, 여백을 던져주는 그런 고마운 친구가 되었다.

누구나 음악을 할 수 있지만 모두 훌륭한 뮤지션이 될 수는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다. 그저 취미로 음악을 즐기고 공연도 보고, 가족들이 모여 노래도 부르고…. 그러한 의미에서의 음악도 아주 중요한 의미로서 존재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짧은 기력으로 전형적 하수인 '만방 박사'의 반열에 올라있는 나 이지만 반상을 대하는 자세는 지금은 유명해진 후배 김장훈 군에게 아홉 점 접고 배울 때나 지금이나 나의 생업인 피아노의 'Ebony'와 'Ivory'를 대하듯이 자못 진지하기만 하다.

열심히 해야지….

우리나라 재즈계의 최고 뮤지션으로 인정받고 있는 정원영 교수는 솔로앨범 '가버린 날들(93년)', 'Mr. Moonlight(96년)', '영미 Robinson(98년)'을 발표했으며 현재 그룹 'GIGS'에서 건반을 담당하고 있다

버클리음대 Professional Music 전공.
현 서울공연예술학교 전임교수,
서울예술대학·동덕여대 실용음악과 출강.
'불새',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에서 영화음악 담당.
  • 페이스북
  • 구글+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트위터
이전 다음 목록
┃꼬릿글 쓰기
oryon |  2003-08-28 오후 6:11: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그렇슴니다 정교수님 바둑이아니엇다면 골목길을 스치듯 지나쳐버릴인연들이 많앗갰지요~알고보니 그리도조은 사람들인데~  












* 띄어쓰기 포함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000 / 400바이트)
대국실입장하기
다운로드 이용안내 고객센터
정회원가입
오로볼구매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폰서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