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남자단체전 금메달 획득은 감격스러웠다.
5일 저녁, 인천 송도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종합관 경기장에서 제4회 인천 실내&무도아시안게임 남자ㆍ여자단체전 시상식과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국남자팀은 결승에서 중국을 2-1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지난 2일 혼성페어ㆍ남자개인 부문 금 2개가 모두 중국에 돌아가기까지 한국은 남녀모두 중국만 만나면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간간이 개인 승리가 나오긴 했지만 영향은 미미했다. 단체전으로 들어가서도 한국은 예선(스위스리그)에서 남녀 모두 중국에 졌다. 대표팀의 얼굴 하나하나는 어두웠다.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러나 남자팀이 가장 중요한 결승전에서 중국을 화끈하게 꺾었다. 탕웨이싱하고만 3번 만나 3번 넘어진 변상일은 결승전에서 탕웨이싱의 대마를 잡으며 4번째에 일어섰으며,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나현은 결승전에서 중국 랭킹 5위 탄샤오를 꺾었다.
여자단체 금메달은 중국에 돌아갔다. 남자단체전과 동시에 열린 결승전에서 한국여자팀은 중국에 1-2로 졌다. 중국은 위즈잉이 예선에 이어 결승전에서 한국 에이스 최 정을 꺾었다. 중국에 돌아간 루이나이웨이가 ‘나의 뒤를 이을 기사’로 지목한 위즈잉은 이번 대회에서 존재감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한국 남자팀(남자단체 금메달) 기자회견
- 소감은?
나현 “일단 기쁘고 오늘 첫 판(준결승)도 지고 컨디션도 안좋았는데 운 좋게 이겼다.”
- 탕웨이싱 선수와는 4번이나 대국해 3번을 지고 마지막에 이겼다.
변상일 “일단 기쁘다. 탕웨이싱 선수에게 3번을 지고, ‘또 만나는 것 아닐까’라고 생각했는데 또 만났다(기자들 웃음). 결승전에서 (내 형세가) 초반에 좀 나빴는데 이겨서 정말 기분 좋았다.”
- 결승전을 앞두고 어떤 심리상태였나?
나 현 “3일 전에 금메달을 뺏겨서 단체전에서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을 선수들이 갖고 있었다. 저는 부담 없이 대국하려고 노력했는데 대국에 들어가자 부담을 느꼈다. 그런데도 결과가 잘 나와서 참 다행이다.”
- 결승전엔 나오지 않았지만, 강승민 선수의 소감도 듣고 싶다.
“개인적으론, 남자단체 3라운드에서 나쁘지 않은 바둑을 미위팅 선수한테 진 게 아팠다.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 ”
- 중국남자선수들의 전력에 판단은 어떻게 하고 있었나?
나 현 “할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경기에 들어가면 결과가 좋지 않다. 기량에서 우리와 큰 격차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 결승전 오더에서는 제외될 수 있다고 생각했나?
나 현 “컨디션이 안 좋았다. 대만 일본전은 이겼어야 하는데…. 저를 빼실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저를 믿고 끝까지 써주셔서 기대에 부응하려고 열심히 두었다.”
- 중국선수 중 랭킹이 가장 높은(5위) 탄샤오는 어떤 선수였나?
이동훈“중국 선수는 대부분 ‘승부’에 강한 것 같은데, 특히 탄샤오 선수는 속기에 강하다.”
- 탕웨이싱이 이번 대회에 굉장한 활약을 보였는데(남자개인전 금메달, 이번 대회 6승 2패) 한국은 탕웨이싱 선수를 어떻게 분석하고 있었나?
“무척 까다로운 선수다. 찝찝하게 둔다. 상대를 편하게 놔두지 않는다는 뜻이다.”
▲ 시상식에서. 한국대표팀.
▲ 금부터 동까지.
▲ 시상식이 끝나고 프레스룸에서 박승철 코치(왼쪽)와 나 현 선수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여자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중국여자대표팀. 장페이페이(왼쪽부터), 왕샹, 위즈잉, 가오싱.
중국 여자팀(여자단체 금메달) 기자회견
- 소감은?
“중국선수단 “기쁘고 대회 내내 즐거웠다.”
- 경기엔 어떤 마음으로 임했나?
왕샹 “부담감이 없었고, 편안했다. 대국에 잘 집중할 수 있었다.”
- 가오싱 선수는 금메달 2개(혼성페어ㆍ여자단체) 땄는데 기분이 어떤가?
“운이 많이 따른 것 같다. 금메달은 다른 선수들 덕인 것 같다.”
- 위즈잉 선수는 한국 최 정 선수에게 이전에 황룡사쌍등배에서 진 적이 있는데, 이번에 2번 이겼다. 어떤 기분인가?
“한국 여자 정상 최 정 선수가 이번에 출전한다는 소식을 듣고 좋아했는데 게다가 이기기까지 했으니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
- 한ㆍ중ㆍ일 대만은 바둑 강국이다. 그 외 다른 국가와 어렵게 경기를 치른 적이 있나(여자 단체전에선 일본이 빠졌지만 전체 경기를 묻는 질문)?
“바둑의 세계 정상은 중국과 한국이 다투는 형세다. 한국 이외의 국가와 대국하면서 압박감을 느끼지 못했다.”
▲ 앉아 있을 땐 잘 티가 안 나지만 일어서면 중국선수들이 무척 어리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여자단체전 은메달을 따낸 한국 여자팀. 최정(왼쪽부터), 오유진, 김채영, 오정아.
▲ 기뻐하는 대만.
▲ 태국도 동메달을 차지하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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