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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김혜민의 카운터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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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김혜민의 카운터펀치!
오로 왕별 '바람의 검심'의 하이라이트 해설
| 오로IN 2013-03-13 오후 03:15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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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승 2국 복기 중인 김혜민 6단 |
첫 우승 만큼 기쁜 것이 또 있을까요? 김혜민 6단이 제18기 가그린배 여류국수전 결승 3번기에서 전기우승자인 박지연 3단을 상대로 종합전적 2:0 으로 이기며 새로운 여류국수로 등극 했습니다.
 김혜민은 작년 10월 여류십단전에서도 아쉽게 준우승해 이번 여류국수전은 우승에 대한 염원이 무척 간절했을 것입니다.
특히 결승 2국에서 불리한 상황을 딛고 회심의 카운터 펀치를 날려 역전승한 것은 아마 평생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박지연은 지난 1월 말에 벌어진 여류명인전 도전기에서도 자신보다 어린 최정에게 패했습니다. 그 때도 1:2로 역전당해 준우승에 머물렀는데 이번 패배로 슬럼프가 장기화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마음을 잘 추스려서 앞으로 더욱 좋은 모습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여류국수전 결승 2국은 초반부터 백이 양곤마로 몰리면서 흑이 주도권을 잡았습니다. 이후 백은 우변을 버리고 하변을 최대한 키우는 것으로 승부를 걸었습니다.
만약 흑이 강하게 타개해 갔더라면 백이 형세를 회복하기가 어려웠는데 실전은 흑이 조금은 느슨하게 두면서 백에게 기회를 줬고, 결정적으로 총보 수순에서 140의 '카운터 펀치'를 맞아 그대로 쓰러졌습니다.
실전에서의 수순으로 봐서 박지연 3단은 이 수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혜민 6단의 별명이 '거북이'인데요. '토끼와 거북이'의 우화처럼 묵묵히 기회를 노리던 김혜민의 느긋한 추격이 빛을 발한 대국이었습니다.
▼ 총보(1~164)
제18기 가그린배 프로여류국수전 결승 3번기 제2국
●박지연 3단 ○김혜민 6단
장소: 한국기원 4층 본선대국실
날짜: 2013년 3월 12일
결과: 164수 백불계승
▼ 하이라이트1 (성동격서)
우변 흑 모양이 넓어서 백도 1, 3으로 삭감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흑은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것보다는 4로 들어가서 상변을 먼저 건드려 가는 것이 좀 더 고급스러운 작전입니다.
고수의 특기 중 하나인데요 이른바 '성동격서'의 전법입니다. 백이 5, 7로 '마이 웨이'를 외쳤습니다. 그러나 흑8이 백 한점을 무겁게 만드는 좋은 수였고, 12까지 백을 양곤마로 몰아서는 흑이 기분좋은 진행입니다.
▼ 두터움
백은 상변 침입에 1로 눌러 두는 것이 정수였습니다. 그렇다면 흑도 2~8의 수순으로 실리를 차지할 텐데요, 일단 9로 두텁게 지켜두면 서로 불만 없는 진행 입니다.
▼ 맞보기
계속해서 실전진행인데요, 흑이 ▲로 갈라나와 백이 바빠졌습니다. 백은 우선 1~5로 우변을 선수로 처리하고, 7~11 양쪽을 연결하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흑 12~16이 좋은 수순으로 a와 b가 맞보기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백이 양쪽을 다 살리기가 어렵습니다.
▼ 버티고 싶지만
백은 1로 우변을 연결하면서 버티고 싶지만, 흑이 2.4로 단수치고 6.8로 끊어가면 백이 곤란한 모습입니다.
▼ 흑 성공
어쩔 수 없이 백은 중앙을 보강 하고 우변을 포기합니다. 다행히 백3의 자리가 급소로 대마가 패로 살 수 있는 맛이 있습니다. 흑4, 6의 공격에 백7, 9가 사활의 급소입니다. 결국 11까지 패가 났고, 백이 13의 패감을 쓰자 흑은 16으로 받아 두면서 백에게 패감이 있냐고 물어봅니다. 초반은 흑 성공입니다.
▼ 사활 문제
실전과 다르게 두는 것은 패도 없이 다 잡히게 됩니다. 백이 1, 3으로 두면 흑은 4로 붙이는 수가 급소로 다 잡힙니다. 백 3으로 1선에 호구치는 것 역시 4로 붙이면 백이 잡히게 됩니다.
▼ 하이라이트2 (최후의 승부처)
초반 우세를 잡은 흑은 우변을 다 잡았고 백도 하변 모양을 최대한 키우며 버텼습니다. 현재는 흑이 약간 우세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흑도 하변 백 모양이 다 집으로 굳어진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강하게 두어갑니다. 흑은 1로 어깨를 하나 짚어놓고 3을 두어 백 모양에서 수를 내려 했지만, 5가 조금 아쉬웠습니다. 이 모양에서는 더 강력한 수가 있었습니다.
▼ 흑의 최강수
흑 1로 끊어 가는 것이 백을 더욱 괴롭히는 최강수 였습니다. 만약 백이 2, 4 로 둔다면 흑 3점을 잡을 수는 있지만 사석작전에 당한 꼴입니다. 흑이 7로 하변을 막아가면 백이 8, 10 으로 궁도를 넓혀도 살 수 없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바로 흑승이 결정됩니다.
▼ 흑 성공
백의 최선은 2로 아래로 단수치고 4로 두어 흑 3점을 잡는 것 입니다. 그렇다면 흑이 5로 두는 것이 너무나 기분 좋습니다. 백은 6으로 흑을 끊으려고 해도 11까지 잡을 수가 없죠.
▼ 우세 지속
백의 차선책은 2선을 젗혀서 두는 수입니다. 이때 흑 7이 중앙 백 약점과 하변 9의 차단을 맞보는 좋은 수 입니다. 백은 8로 중앙의 약점을 지킬 수 밖에 없는데 9로 하변을 차단하면 흑은 우세한 형세를 지킬 수 있습니다.
▼ 흑의 또 다른 강수
몇 수 더 진행된 상황입니다. 흑이 바로 축으로 모는 것도 안 되고 장문으로 백 2점 잡는 것은 바깥에서 봉쇄 당하면 살지 못합니다. 그런 면에서 흑 1은 좋은 맥점입니다. 백 2도 당연한 반발인데 여기서 흑이 3으로 치받고 5로 뚫는 것이 강수 입니다. 결국 패 모양이 나오는데 기분좋게 13의 자체 팻감을 쓰고 백이 16을 둘 수 밖에 없을 때 17로 이어서 버티면 흑의 강수가 통한 장면입니다.
▼ 기회를 놓치다
1은 좋은 수 였는데 흑 3이 기회를 놓친 패착에 가까운 한 수 입니다. 박지연 3단은 일단 5로 뚫고 백이 6, 8로 둘 때 백 두 점을 잡고 살아서 충분하다고 생각했을텐데 이 변화 이후 백의 좋은 수를 간과한 것 같습니다.
▼ 박지연 생각
백 1, 3은 누구나 생각하기 쉽습니다. 박지연 3단도 당연히 이 변화를 예상했을 겁니다. '흑은 6까지 백집을 깨고 살아서 충분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김혜민 6단의 '카운터 펀치'가 있었습니다.
▼ 카운터 펀치
백 1이 이 바둑의 승착이자 '카운터 펀치'입니다. 흑 2, 4는 어쩔 수 없는데 이후 5를 두니 오히려 흑 두 점이 잡혔습니다. 이렇게 좁은 공간에서, 죽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던 백이 살아갑니다. 문제는 살아간 것에 그치지 않고 흑 전체 대마가 위험해졌다는 점입니다.
▼ 흑의 최선
지금 상황에서는 흑이 참고도의 수순으로 사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러나 선수를 잡고, 반상최대인 12을 차지하면 백의 우세입니다.
▼ 착각이 이어져
흑의 1과 3은 뭔가 착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백이 4, 6 으로 두니 흑의 다음 수 가 없습니다. 3을 두는 순간 위의 참고도처럼 흑이 사는 수도 사라졌습니다. 13의 수에 14~18이 정확한 응수로 좌변에서 흑의 연결수단이 없어 좌하귀 대마도 절명했습니다.
[해설/ 바람의검심 7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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