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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호치민 양대 도시를 오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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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호치민 양대 도시를 오가며
2011 Mr.Lee 의 좌충우돌 베트남 일기 5
| 데일리오로 2011-09-20 오후 03:16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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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바둑 발전에 대해 하노이 방송국과의 인터뷰. 한국인 프로라 관심을 받는다 |
사이버오로 홈페이지 오로광장 게시판에 지난 9월 2일 올라온 이강욱 8단의 '베트남 통신'을 뉴스를 통해 소개해 드립니다. 이강욱 8단은 바둑 세계화 사업의 일환으로 베트남에서 바둑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사진 크기와 위치 등을 일부 편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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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의 명절 추석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1년 내내 항상 비슷한 온도의 더위 속에서만 생활해서 일까?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도 모른 체, 이곳 베트남에서 벌써 두 번째 맞게 되는 9월이다.
초긴장 속에 쓰라린 아픔(?)을 경험했던 작년대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베트남 전국바둑대회도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작년보다 다소 늦은 9월20일부터 시작된다는데 한 달이라는 시간을 남겨둔 지금 하노이와 호치민 두 라이벌 도시에서는 대회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을까??
-호치민-
내가 활동하고 있는 호치민에서는 지난 6월부터 일찌감치 대회 준비에 들어갔다. - 내 교실 학생들은 호치민 대표 뿐 만 아니라 다낭, 달랏, 낀양 등 다국적군(?)이다. - 불과 보름여를 앞두고 대회준비에 들어갔던 작년과 비교하면 굉장히 빠른 시작이다.
시간의 촉박함으로 많은 아쉬움을 남겼던 작년의 실패(?)를 교훈삼아 빠르게 대회준비에 돌입했지만 말만 거창하지 실상은 그리 대단치도 않다. ^^;;
그 동안은 문제풀이 자습, 강의-한국 프로대국 기보해설, 학생들의 실전대국 해설, 정석 강의 등등-로 진행해 왔지만 그간 학생들을 지도해보니 절대적으로 실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터넷이 발달되었다고는 해도 바둑이 두고 싶을 때면 언제고 집 앞 가까운 기원을 찾아갈 수 있는 한국과는 차원(?)이 다른 이곳은 베트남이 아닌가?? 그래서...
한국에서 원생들을 지도할 당시에도 중요 시합을 앞두고는 개인 공부 보다 실전위주로 훈련했던 기억을 되살려 학생들끼리의 실전대국 후 복기검토와 그동안은 나 역시도 피해 왔던 지도대국에 직접 뛰어들었다. 실력 차가 있더라도 접바둑이 아닌 호선바둑을 위주로...(덕분에 요즘 호선 바둑을 맘껏 즐기고 있다.^^)
하지만 올해 역시 벌써부터 많은 조바심과 아쉬움이 든다. 베트남의 1년에 한번뿐인 방학기간(6~8월)이 하필 준비 기간과 맞물려 대부분의 학생들이 귀향했거나 휴가로 출석률이 좋지 못한 점도 그렇고...
어느 특정 도시를 편파적으로 응원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지금 호치민에서 생활하며 호치민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만큼 호치민 선수들이 좀 더 분발해서 좋은 성적을 내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런 내 마음과는 달리 호치민 학생들의 학습태도는 내 마음에 조바심이 일 정도로 여전히 산만하다.
실력으로도 하노이 팀에 뒤져 있는 상황에 너무나 느긋한 이들의 태도가 나로선 이해도 되지 않고 답답할 뿐이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작년 아쉬운 패배를 당하고는 다시 열심히 공부하겠다던 여자부 땀안(Tam Anh)이 진지하게, 너무나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덕에 실력 또한 많이 단단해졌고 올해는 정말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 개인적으로도 이번에는 땀안이 꼭 우승했으면 하는 마음에 다른 학생들보다 더 정성(?)을 들이고 있다.
 ▲ 호치민시 체육공원에서 어린이들이 대국을 하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의 일이다.
여느 때와 같이 수업이 끝난 후 집에 돌아갈 채비를 하는데 유이(Duy) 선생님께서 같이 식사를 하자고 하신다. 순간 급 긴장...(아직 말도 잘 안 통하는데 독대라니...^^;; 내게 선생님이란 늘 어려움의 대상이다. 우리나라가 아닌 베트남 바둑선생님 일지라도...)
그렇게 식사를 함께한 자리에서 유이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은 뜻밖에도 본인의 개인지도 부탁이었다. 학생도 아닌 호치민의 대표 바둑선생님께서 내게 개인지도를 부탁하시다니....
학생들의 불성실한 태도에 골머리를 앓던 내게 학생이 아닌 선생님께서 더 열의를 보이시는 모습이 꽤나 충격 적이다. 올해는 호치민 팀이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하는데 호치민 대표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니 당신이라도 공부를 하시겠다며 학생들의 태도를 많이 답답하고 안타까워하신다.
물론 당신께서도 바둑을 좋아하시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픈 마음이 전혀 없으신 건 아니겠지만 그런 유이 선생님의 열의가 내겐 너무 감사했다.
학생들에게도 이런 열의가 있었으면 싶긴 하지만 어쨌든 다시금 의욕이 솟구친다. 유이 선생님을 최선을 다해 도와서 남자부=유이 선생님, 여자부=땀안 우승이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긴 것이다. ^^
 ▲ 하노이 바둑클럽에서 열린 하노이 바둑대회
-하노이-
그렇다면 하노이는 또 어떻게 준비를 하고 있을까...?
지난 8월20~21일에 어렵사리 짬을 내 하노이에 다녀왔다. 지난 7월 방문 당시 이맘때쯤 중국 팀과의 교류전 계획이 있단 얘기를 듣고 재방문을 약속했는데 그 교류전은 취소가 되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렸다.
그래도 전국대회를 앞둔 하노이 팀의 분위기가 궁금하기도 했고 이제는 더욱 가까워진 하노이 팀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교류전 여부와 상관없이 하노이 행 비행기에 올랐다.
작년까지만 해도 호치민 선수들의 선전만을 기원했고 하노이 팀에게 만큼은 반드시 승리하리라 다짐했던 생각에 비하면 놀라운 변화다. 게다가 이제는 왠지 하노이 선수들이 좀 더 가깝게 느껴지고 애착이 가니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
몇 번의 방문 덕분에 제법 능숙하게 체육관을 찾아갔고 약속시간보다 조금 늦은 시간에 도착한 하노이 바둑클럽엔 꽤나 많은 학생들이 바둑을 두고 있어 깜짝 놀랐다. 여태껏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많은 인원이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 어안이 벙벙한데 1년에 한번 벌어지는 하노이 바둑대회란다.
지난주 주말(13~14일)부터 시작된 대회에는 약 20여명의 참가자가 하루 2판씩 총 7판의 대국으로(스위스리그) 순위가 결정된단다. 그러고 보니 몇몇 친숙한 얼굴들이 보이고...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건 프랑스에서 열심히 학업에 매진하고 있어야 할 작년 베트남 여자 챔피언 마이(Mai)의 얼굴이었다.
대국이 끝난 후 짧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 역시 전국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잠시 귀국했단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대회가 끝나면 바로 돌아간다는... (헉...올해는 참가 안한단 소식을 듣고는 땀안의 우승이 한결 수월 하겠다 싶었는데... 땀안아~ 이길 수 있지??ㅋㅋㅋ)
 ▲ 전국대회 참가를 위해 프랑스에서 급 귀국한 작년 챔피언 마이(Mai), 뒷쪽에 고스트 바둑왕 포스터가 보인다.
약간의 특이 사항이랄까??
호치민시 와는 달리 참가부가 나뉘어져 있지 않고 모든 참가자가 같은 부에서 함께 한다는 점. 그리고 팜안(Pham Anh), 꾸왕(Quang), 린(Linh) 등 하노이를 대표하는 남자 선수들은 참가를 하지 않은 것이 특이하다. 왜 일까??
사진을 찍으며 주위를 둘러보는데 바오 선생님께서 다가오신다.
“이 선생~ 방송국과의 인터뷰가 준비되어 있으니 준비해 주세요.”
허거걱... 미리 언질을 주셨다면 준비까지는 아니어도 깔끔하게 이발이라도 했을 텐데...아무런 준비도 못한 체 하노이 방송까지 타게 되었다.^^
4일간 치러진 대회는 몇몇 남자선수들의 불참으로 인해 여자인 마이의 우승으로 마무리 되며 막을 내렸다. 감사하게 내게 시상도 맡겨주시고... 대회 때문에 하노이 선수들과의 대국은 할 수 없었지만 중요 대국의 복기 검토를 함께 했고 개인적으로는 다른 때 보다 더 뜻 깊고 보람 있는 주말이어서 즐거웠다.
그 중에서도 하노이 팀의 수장이라 할 수 있는 바오 선생님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아직은 부족한 베트남어 실력 탓에 정확한 의사소통은 힘들지만 사전을 동원한 내 해석이 대부분 맞을 거라 믿는다.^^)
첫째. 지난 6월호 월간바둑에 실린 내 글을 베트남어로 번역하셨다는 말씀과 함께 내가 베트남 바둑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부분들을 하나하나 짚어 주셨다.
내가 몰라도 너무 많이 모르고 있었다.^^;;
 행여 기분이 상하셨을까 싶어 죄송하단 말씀을 드리곤 한국에 베트남 바둑을 소개하고자 하는 목적이 제일 컸으니 이해를 부탁한다는 말씀을 드렸다. 십분 이해 하신다는 말씀과 함께 번역한 내 글을 베트남 바둑 사이트에 소개해 주시겠단다.
둘째. 9월 전국대회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하노이 학생들을 가르쳐 달라는 말씀이셨다. 그것도 지금처럼 짧은 기간이 아닌 적어도 1주에서 2주 이상, 길게는 한 달 정도를 하노이에 머물면서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꽤나 구체적인 제안이셨다.
그동안은 학생들이 내게 개인적으로 “하노이에 오래 머물러 달라“, ”좀 더 자주 긴 시간 하노이에 와서 가르쳐 달라“는 이야기가 있긴 했었지만 하노이 바둑클럽의 총 책임자라 할 수 있는 바오 선생님께서 그런 부탁 말씀을 하시다니....
내겐 너무나 의미 있는 일이니만큼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지만 최대한 시간을 맞춰볼 생각이다. 비록 어려운 과제를 떠안긴 했지만 새로운 에너지를 내 몸 속 가득 채워 넣은 것만 같은 기운 넘쳤던 하노이에서의 이틀이다. 이상하게도 내게 있어 하노이는 항상 새로운 의욕을 솟구치게 하는 매력(?)있는 곳이다.
-결론(?)-
호치민 유이 선생님의 의욕 넘치는 특별 과외, 하노이 여자 챔피언 마이의 귀국 등등...
이렇듯 대회를 한 달여 앞둔 두 라이벌 도시에서는 서서히 전운(?)이 감돌고 있지만 그런 그들을 바라보는 나는 긴장보다는 설렘으로 대회 날이 몹시 기다려진다.
올해의 베트남 챔피언은 과연 누구일까???^^
[글 | 이강욱 8단]
 ▲ 호치민시의 상징(?) 벤탄시장 내 수산물 코너
 ▲ 유이선생님과 함께 바둑 공부하는 카페
 ▲ 여자부 시상식. 왼쪽부터 순서대로 2위;튜이 1위:마이 3위:찌
 ▲ 모든 대회를 마치고 바오(Bao)선생님의 폐회사-
 ▲ 하노이 방문시 묵고 있는 미니호텔, 1박에 약 15000원
 ▲ 하노이 시내 버스에도 도전하다. 호치민 버스에는 없는 하차 벨이 인상적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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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비 |
｜ 2011-09-26 오후 8:28: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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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 베트남 이야기 넘 넘 아기자기하고 재밌어요~~
사진에서 보니 현지인 같아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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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데이 |
｜ 2011-09-20 오후 3:48: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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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재미나게 잘 쓰십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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