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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한의 약점, 허영호의 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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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한의 약점, 허영호의 강점
| 최병준 2011-03-14 오전 09:31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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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이 허영호 8단, 오른쪽이 최철한 9단 |
김찬우 5단은 최철한 9단이 권갑룡 도장에서 수업할 때 지도사범을 맡았었다. 김5단은 "(워낙 수읽기가 강해 잘 드러나지 않지만) 어린 시절부터 최철한은 포석이 상대적으로 약점이었다."라고 말했다.
3월 10일 오후, 김 5단은 제3회 비씨카드배 16강전, 최철한과 허영호의 대결을 인터넷으로 관전하면서 팬들이 볼 수 있도록 여러가지 참고도를 올렸다.
김 5단은 대국이 중반전을 들어설 무렵, 사이버오로 사무실에 잠깐 들러, 참고도를 몇 개더 보여주기도 했다. 충분히 집중조명이 될 수 있는 것들이었으나, 깜빡 메모를 잊었다. 보고 난 참고도를 3초이내로 잊고마는 금붕어 비슷한 기억력으로는 그리 어렵지 않은 그림들도 다시 그려내기 힘들었다.
'집중조명'이 아니라 취재수첩 코너로 이날의 몇가지 설명과 대화를 소개하는 이유다. 복잡한 참고도는 제외하고 대국 초반의 포석과정에서 김5단이 쉽게 설명한 몇가지를 소개한다.
제3회 BC카드배 16강전
●최철한 9단 ○허영호 8단
장소: 서울 성동구 홍익동 (재)한국기원 빌딩1층 바둑TV 스튜디오
날짜: 2011년 3월 10일
결과: 백불계승
장면 1도, 허영호의 선택, 손빼기
최철한은 수읽기 바둑이다. 포석없이 전투로 압박하는 정석도 곧 잘 선택한다. 좌상귀의 대형정석이 진행되다 백이 손을 뺐다. 백은 우하귀를 선점하고 흑의 처분을 기다린다.
흑의 입장에서 A 혹은 B의 곳 어딘가를 두어 백 △ 여섯 점을 압박하고 싶다. B는 보다 직접적인 압박이 느껴진다. 반면 A의 곳이 실리로는 더 큰 곳 같다. 이런 선택의 장소에서 대국자의 취향이 확실히 나타난다.
실전1 (쫓기는 말이 아니다)
최철한의 취향은 전도의 A(흑1)였다. 최철한(흑)이 압박을 가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게 쫓기는 말일까? 백이 2로 밀고 날일자하고 한칸 뛰는데 쫓기는 말이라 보기 힘들다. 전체적으로 경쾌한 느낌이고 두칸 뛰니까 크게 공격당할 것 같지는 않다. 하변을 갈라친 흑(7)도 이제부터 뭔가 더 해야 할 것 같다.
장면 2도, 최철한의 색깔
3이 독특하다 . 흑▲로 압박을 시작 했으니 더 강하게 백을 조여 붙이겠다는 뜻이다. 공격의 일관성이랄까. 보통은 3보다는 A로 가는 게 흑에게도 더 무난해 보이지만, 최철한은 보통의 경우 이런 무난하고 싱거운(?) 수를 안좋아 한다.
이창호를 패배시기키 시작할 때, 예전의 최철한은 '(유리한 상황에서조차) 너무 공격적인 수를 두는 게 위험하지 않냐?'는 질문에 '그렇게 두어야만 한다고 느껴서 그렇게 둔다'고 답한 적이 있다. 그렇게 두어서 탁월한 성적을 올렸으니, 이런 수는 최철한이 지닌 색깔이다.
실전2 (중복이냐? 두터움이냐?)
백은 당연히 모양의 급소인 1로 둬서 안정한다.
흑은2로 귀를 지키고 하변에서 터를 잡았다. 흑 ▲의 압박으로 백을 조여붙여 중복의 형태를 만들고, 자신은 하변에서 안정했다는 게 흑의 주장일 듯. 언뜻보면 흑이 대세를 주도하는 것도 같은데, 김5단은 냉정히 보면 흑이 포석에서 얻은 게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자세히 보면 좌변부터 뻗어 있는 백의 모양은 '중복'이 아니라, 두터움이라는 것이다.
참고도 (포석, 허영호의 성공)
압박의 와중에 흑이 얻은 실리는 ●를 뒀다는 것이다. 그러나 백에게는 1로 붙여 3까지 끌어내는 선수 끝내기가 남아 있고, 후반에 결국 이렇게 정리 됐다.
게다가 공격했던 돌인 '▲'가 백○로 단수 맞은 모습이다. 백 모양이 두텁고 전체적인 실리로 봐도 백이 크게 뒤지지 않는다. 백이 이렇게 정리되니 최철한의 수읽기 바둑이 잘 안통할 것 같다. 오히려 후반들어선 '덤 냄새'가 진동할 지도 모른다. 허영호는 중반을 잘 버텨냈다. 후반들어선 허영호가 손바람을 냈고 최철한은 더욱 괴로워졌다.
다음은 권갑룡 도장의 지도사범이었던 김찬우 5단과의 대화.
- 최철한은 권갑룡 도장에서 이세돌의 라이벌이었나? 이세돌은 그정도로까지 생각하진 않는다고 하던데.
"도장시절엔 라이벌까지는 힘들었다. 물론 둘의 나이차이가 많지는 않다. 그러나 어릴 때는 2살 차이 정도라도 굉장히 큰 차이다. 그때 이미 이세돌은 워낙 앞서 있었다. 다만 어린 최철한의 실력이 빨리 느니까 '언젠가 최철한이 이세돌을 따라 잡을 것'이라는 그런 말이 도장내에 있었다."
- 최철한의 바둑은?
"독사라는 별명도 있지 않나, 팬들 중에 그 별명을 몹시 안좋아하시는 분들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별명에서 드러나듯 최철한은 전형적인 수읽기 바둑이다. 포석에 안좋은 부분이 있어도 강한 수읽기로 승리를 쟁취한다."
- 허영호는? 오늘 최철한이 허영호를 얕본 것은 아닐까? 인터넷 바둑 베팅을 봤나? 지금 이 상황서는 백이 나쁠 게 없다고 김5단은 판단하고 있는데, 허영호의 배당이 무려 3배였다.
"하하하하, 그럴리가, 허영호가 얼마나 잘 나가는데. 그러고 보니 허영호도 최철한과 두살 터울이다. ...(최철한이 허영호를 얕본 게 아니라 팬들이 허영호를 얕본 것 같다) 팬들이 잘 못 생각했겠지.."
 김찬우 5단이 말한 최철한의 작은 약점은 결국 '그다지 성공적이 못한 포석으로 막강한 수읽기로 상대로 압박하다 수읽기 공격이 통하지 않을 때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반면 허영호는 언제나 '자신의 포석이 나쁘고', '중반전에서도 상대의 전술에 말려 데굴데굴 구르고', '끝내기 승부가 되면 자신이 별로 없다', 라고 비관하지만, 스스로의 비관적인 평가에 비하자면 승률이 대단히 좋다. 허 8단은 대국중에는 낙관도 좀 하는 것 같지만, 인터뷰를 더 비관적으로 하는 편이다.
허영호의 비관을 달리 해석하면, '포석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하더라도 균형을 잃는 일이 잘 없고, 중반전에서 상대의 공격이 거셀 때, 이를 받아치는 수읽기 능력이 탁월하며, 치열한 끝내기가 필수적인 미세한 바둑도 잘 둔다는 뜻이 된다. 한마디로 몹시 끈질긴 바둑이 되겠다.
'위빈'이 초산부동산배를 관전하다 "한국선수들과의 바둑을 보면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어 손에 땀이 난다"고 했는데 지기는 했지만 허영호와 콩지에의 2차전 대국이 허영호의 끈질김을 잘 보여준다고 하겠다.
랭킹 10위권 안팎에서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하던 허영호는 최철한,박정환,박정상,이태현 등이 함께하고 있는 연구회에서 공동연구를 하며 최근 1년간의 성적이 크게 좋아졌다. 현재 한국랭킹 4위라는 게 이를 증명한다.
 3월 10일 최철한-허영호의 비씨카드배 16강전에서 최철한의 강력한 수읽기가 전혀 통하지 않았다. 김찬우 5단은 '초중반의 접전을 보고 평가하자면 최철한에게 완착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허영호의 완승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또다른 바둑계 인사는 "최철한을 상대로 백을 잡고 이렇게 이기기는 힘든 일이다"라고 평가했다.
허영호의 강점은 초중반에 걸쳐 고루 강하고 끈질기다는 점이 될 것 같다. 한국랭킹 4위 허영호, 그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우승컵이다. 최철한을 LG배서 이긴 박문요가 그 대회를 우승했듯이, 최철한을 BC카드배서 잡아낸 허영호의 다음 행마도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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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구 |
｜ 2011-03-14 오후 11:38: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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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사범이 출중한 실력자인건 부정할 수 없지만, 날카로움이 조금만 더해진다면 정상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거라는 아쉬움이...그 날카로움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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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초도사 |
｜ 2011-03-14 오후 12:40: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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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한은 85년생, 허영호는 86년생으로 한 살 터울인디....최철한은 어릴 때 부터 봐 와선지 난 오히려 허영호가 더 형처럼 느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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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k.Q |
｜ 2011-03-14 오전 11:21: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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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요즘 허영호8단의 바둑을 보면 (하수가봐도)강해젔다는것이 느껴진다.비씨카드배역시 탄샤오 종원진 .구리 조한승.김지석.중 누가 올라와도 허영호8단 결승에 진출할거같다.
그런데 국민오빠 조한승 김지석 허영호 중 누굴 응원해야되나?(구리도 멋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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