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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 목마름, 아득한 1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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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 목마름, 아득한 1승
| 한창규 2004-11-27 오전 11:08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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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한 출발은 작년 그대로의 모양새다. 어느새 3패.
1승도 못 건진 채 무겁게 발걸음을 떼며 베이징 하늘에다 울분을 토했던 한국. 역전 분위기를 띄워 보려고 벼르던 부산라운드에서도 반전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일본의 비상은 놀랍다. 단독 선두에 나서는 3승째. 이제 막 중반전에 들어선 시점이기는 하더라도 여태까지 걸어왔던 길과는 확연히 다른 걸음걸이다. 견인차는 다카오 신지. 28세. 특출하게 드러나는 장점은 없지만 전형적인 일본바둑으로 탄탄한 기량을 지녔다는 평가. 자국에서의 실적을 돌아보면 속기에서 비교적 강점을 나타내 왔다.
제6회 농심신라면배 제6국
○다카오 신지 8단(일본) ●유창혁 9단(한국)
- 장소 : 부산 농심호텔
- 날짜 : 2004. 11. 24
- 결과 : 239수끝, 백4집반승
장면1 (공격과 타개)
유창혁은 3장을 자청. 결의는 높았으나 전반적으로 점잖은 대응이 원만한 흐름으로 이끌지 못하는 원인이 됐다. 초반 좌변에서의 느슨한 공격도 그중 하나.
별다른 몸싸움이 없다가 우변 공방이 반짝 흥미를 돋웠다. 유창혁이 흑1로 품을 넓히자 다카오가 백2로 깊숙이 돌진. 흑3은 백가의 건넘을 가로막는 공격수단. 이 부분, 공격과 타개를 둘러싼 흥정이 활기를 불어넣었다.
참고도1 (쌈지뜨기)
두점의 행로가 몹시 궁금하다. 물론 사는 것만을 목적으로 삼는다면 그보다 쉬운 일도 없다.
1과 3, 이쪽 저쪽에다 마늘모 두방을 선수하면 된다. 하지만 삶을 구걸한 거나 다름없는 처신. 중앙 흑모양을 넓혀 주며 쌈지 떠서는 패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울 뿐이다.
참고도2 (복잡한 변화)
백1로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 더욱이 위쪽의 흑도 불안정한 돌. 백A부터 전체를 공격하거나, 또는 백B, 흑C, 백D로 절단하는 수단 등을 내포하고 있으니까.
아마 흑2로 붙여오는 수를 염려한 듯하다. 백3으로 받는 것은 흑4 이하로 낭패(흑2는 10 다음 백E, 흑F, 백G를 방비). 그렇다면 우하를 뚫리거나 다른 변화를 구해야 하는데 복잡다단한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아무래도 백쪽이 시달릴 것이다.
실전진행1 (두점의 생사는?)
△의 안위가 긴박한 데도 백1로 붙이는 다카오. 자신감인지 여유인지. 직접적으로는 <참고도2> 흑2의 대비책이기도 하다.
그러나 평판이 좋지 못했다. 흑2를 당하면 3으로 끊을 수밖에 없는데 흑4～8이 덩치를 키우는 요령. 상대가 섣불리 손을 빼지 못하도록 한다. 그래서 백9. 이렇게 되니 백 두점이 정말로 위험하기 짝이 없다.
참고도3 (불만 없다)
백1은 2의 곳 단점을 노리는 수도 겸한다. 흑2로 움츠리면 백3부터 살겠다는 속셈.
백1이 놓이면 우하귀 백집의 경계선이 달라지며, 중앙 흑모양을 견제하는 구실도 한다. 귀를 살찌우면서 흑2를 강요하면 조그맣게 살아도 불만이 없을 것이다.
실전진행2 (의문수 교환)
흑1은 활용. 우변 백을 수중에 넣었을 경우를 생각할 때 집의 크기에 차이가 난다. 유창혁은 그러고 나서 3으로 넓혔다. 6에 두면 확실히 잡지만 백A로 미끄러져 들어오면 실상 실속이 없다고 여긴 모양이다.
그나저나 B에 두어 두점을 제압하지 않은 흑5에 대해 검토진은 어리둥절. 당사자 역시 이내 자책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런 의미에서 백4에도 의문이 남는다. 4로 밀 때는 버릴 마음이 강했던 다카오, 10까지 살며 양쪽에서 크게 벌어들였다.
장면2 (형세판단 착오)
오늘 다카오는 상대의 펀치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애를 쓰며 잘도 피해 다닌다. 줄곧 형세가 나쁘지 않기에 마음의 여유도 있는 듯하다.
우변 공방에서 거의 끝장날 것 같았던 국면은 다카오의 방심으로 큰 바꿔치기. 뜻밖으로 사지에서 벗어난 순간 흑2가 낙관파 유창혁의 판단 미스. 4에 선행하고픈 심정은 짐작이 가고도 남지만 백5까지 석점을 제공해서는 균형을 맞추기 버겁다.
참고도4 (수단 모색)
백이 몇집 낼 곳을 잡은 우상귀 흑의 소득은 25집 가량. 그 대신에 우변을 살려주었고 중앙도 깨졌다. 그런 마당에 상변마저 잃으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흑1 이하는 한가지 방책. 어쨌든 석점을 움직이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안 될 형편이었다.
국가대항 연승전에서는 우선 1승이 중요하다. 1승을 올린 것으로 부담감이 줄며, 또 기세를 타는 발판으로 작용한다. 위기에 처한 팀을 구하려는 결의가 너무 깊었는지 유창혁은 본연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채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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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의땅 |
｜ 2004-11-27 오전 11:19: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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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최초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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