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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시대, 그 다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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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시대, 그 다음은?
서봉수 9단의 끝없는 향학열 돋보여
| 이인철 2007-05-23 오후 08:19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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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담: 구기호 월간바둑 편집장, 이주배 월간바둑 기자, 김경동 사이버오로 컨텐츠팀장, 김상우 사이버오로 기자, 이인철 사이버오로 기자
정리: 이인철
○… 즐거운 방담시간이 돌아왔네요. ^^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월간바둑 6월호 막바지 교정 때문에 차영구 기자가 이번 방담에 참석하지 못했어요. 아무튼 두 명 몫은 해야 할 텐데, 약간 걱정은 됩니다. ㅎㅎ
○… 아.. 요즘 사무실에 통 안보이시더니 교정 보러 가셨었군요. 많이 바쁘시겠어요. 음.. 그 동안 특별히 큰 기전은 없었는데요.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아무래도 최근 이슈는 이창호 9단의 연이은 패배겠죠?
○… 네. 사실은 연이은 패배도 아니에요. 이겼다 졌다를 반복하는 정도인데……. 후지쯔배에서 창하오 9단을 이기고 와서 딱 5승5패를 기록했네요. 역시 이창호 9단이 지는 건 아우라가 큰 모양이네요. 팬들이나 관계자들이나 다들 진 것만 기억하고 이긴 건 기억을 잘 못하는 거 같아요. ㅋㅋ
○… 홍성지, 박정상, 이영구 사범이 이창호 9단에 첫 승을 거뒀어요. 재미있는 것은 이창호 9단이 최근 2승을 거뒀는데 두 판의 상대가 박정상 9단과 이영구 6단이에요. 설욕치곤 참 빠르죠. ^^
○… 뭐 정상급 기사들이니 그만큼 만나는 횟수가 많다고 봐야죠. 문제는 승패가 아니고 전체적인 흐름이 좋지 않은 것이 아닐까 싶어요. 예전엔 사천왕(조훈현, 서봉수, 유창혁)을 빼면 이창호 9단이 거의 지지 않았는데……. 최근 명인전만 봐도 그래요. 유리한 바둑을 실수로 역전패하는 경우가 많아 졌죠.
○… 진 바둑만이 아니에요. 후지쯔배에서 창하오 9단을 이겼을 때도 이창호 9단의 바둑은 아니었죠. 스타일 변화 이야기는 수년 전부터 나왔지만 요즘 바둑을 보니 확실히 느껴지네요. 긴 시간 동안 고수해온 스타일을 바꾸다 보니 후반이 분명히 약해졌어요. 이것이 이유인지, 아님 나이를 먹어서 그런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아무튼 최근의 분위기로 봐선 예전의 기량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네요.
○… 스타일 문제만도 아니라고 봐요. 요즘 언론에 크게 보도되었던 건강문제도 있고, 나이가 들면서 집중력이 약해지는 것도 있죠. 10대 초반부터 치열한 승부세계에서 온 힘을 기울였는데 여기까지 온 것만해도 대단해요. 야구선수들 보면 고교 때까지 무섭게 활약하다가 프로에 와서 별다른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계속 부상만 당하고…….
○… 네. 어린시절 한창 성장할 나이에 무리하게 운동을 해서 그렇죠. 팀 성적을 위해 혹사당하는 경우도 있고요. 이창호 9단도 상황은 틀리지만 그동안 무리해 온 건 사실이죠. 안타깝지만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기전을 가려서 참가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듯싶습니다. 물론 이창호 9단이 빠지면 기전을 후원하는 스폰서나 주관하는 한국기원에서는 다소 곤란할 수도 있겠지만…….
○… 꼭 그렇지도 않아요. 천원전을 생각해보세요. 이창호 9단이 참가를 안 하면서 새로운 스타가 쏟아져 나왔죠. 이세돌, 박영훈, 송태곤, 최철한 등이 모두 천원전 우승을 계기로 정상급 기사로 올라섰죠. 천원전은 이창호 9단의 불참으로 오히려 더 흥행한 것 같은데요.
○… 맞아요. 천원전 때문에 바둑계의 층이 많이 두터워졌죠. 의미 없는 가정이지만 만약 천원전에 이창호 9단이 계속 참가했다면 이세돌 9단은 몰라도 다른 기사들은 도약이 늦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어요. 왜 우승하면 반 점은 는다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자신감도 붙고 의욕도 생기고 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죠.
○… 네. 재미있네요. 그럴 수도 있겠지요. 혹시 그때 타이밍을 놓쳐서 정상급에 들지 못하는 기사가 있었을 수도 있죠. 물론 가정이지만…….
○… 조훈현 시대가 끝났듯 이창호 시대도 언젠가는 끝나겠죠. 다음 세대에는 누가 주인공이 될까요? 저는 다음 1인자로 이세돌 9단을 꼽고 싶은데 이전처럼 타이틀을 독식하다시피 할 지는 의문입니다.
○… 저도 그렇게 될 거로 봅니다. 바둑계의 선수층도 많이 두터워졌죠. 세계적으로 말이에요. 춘추전국시대까지는 아니더라도 몇 명의 고수들이 공존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다음 1인자가 이세돌 9단일지 다른 기사일지는 아무도 모르지요. 물론 한국기사가 아닐 수도 있고……. 아직 이세돌 시대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이창호 시대에서 그 다음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라고 봐야겠죠. 이창호 시대가 정확히 언제 종료될 지는 모르지만요. 분명 다음 1인자도 동시대의 고수들을 제압하고 한 시대를 이끌어 가리라고 생각합니다. 역사가 그것을 보여주고 있어요. 조남철-김인-조훈현-이창호로.
○… ㅎㅎ 예상일 뿐이지만 재미있네요. 예전 도사쿠, 슈사쿠 시대부터 항상 그랬죠. 고수들은 많았지만 특출난 한 명이 존재했어요. 현재까지 말이죠. 앞으로 그런 1인자가 나온다면 과연 어떤 방면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여줄까요? 다케미야가 완성하지 못했던 중앙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글쎄요. 아무도 모르죠. ㅎㅎ 우리가 예상한 범주 안에서라면 그건 특별한 무엇이 아니라는 반증도 나올 수 있어요. 우리가 도저히 상상하지 못한 무언가가 나올 거 같아요.
○… 1인자 얘기만 너무 많이 했네요. 2인자 얘기도 좀 해보죠? ㅎㅎ 누가 뭐래도 역대 최고의 2인자는 서봉수 9단이라고 생각해요. 무너지고 밟히면서도 20여 년을 버텼으니까요. 놀라운 일이죠. 얼마 전 한국기원에 취재 갔다가 우연히 서봉수 9단을 만났는데 왜 그가 승부사 서봉수인지 알 수 있었어요.
○… 아 그래요? 저도 한국기원가면 서명인님 가끔 뵙는데……. 예리하시네요. 전 아무것도 못 느꼈는데 ㅠ.ㅠ
 ○… ㅎㅎㅎ 그런 건 아니고. ^^; 기원에서 기전일정 체크하면서 얼쩡거리고 있는데 서사범님이 오셔서 기보 좀 복사해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봤더니 예선결승 기보였어요. “아, 서사범님 예선 기보도 보시나 봐요?” 하고 물어봤는데, 대답이 걸작이에요. “나야 뭐 기보 보는 거 말고 달리 할 일이 있나? 이게 내 일이지.” 라고 하시는데, 그 포스가 정말……. 옆에서 들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겠지만 저는 큰 감동을 느꼈어요.
○… 와. 옆에서 들어도 감동적인데요? ^^; 역시 서명인님이시군요. 아 참! 중국에서도 반가운 소식이 들렸죠? 조선족 기사 박문요 사범 말이에요.
○… 천야오예 5단을 이기고 초상은행배에서 우승했죠. 첫 타이틀인데요. 중국인이지만 같은 핏줄의 기사가 타이틀을 따니 너무 기분 좋아요. 초상은행배는 한국으로 치면 KBS바둑왕전 같은 TV속기전이에요. 우승했으니 6월에 있는 TV아시아선수권에도 나오게 되겠죠.
○… 이거 잘못하다간 TV아시아선수권이 한국 잔치가 되겠네요. 조치훈 9단도 NHK배에서 우승해서 나오니까요. 조치훈 9단은 물론이고 박문요 5단도 너무 자랑스럽네요. 벌써부터 기다려지는데요. ㅋㅋ
○… 아, 김기자는 곧 왕위전 취재하러 중국으로 가겠네요. 가서 고생 좀 하고 와요. ㅎㅎ 석가탄식일이라서 쉬는 날인데……. 김기자는 기독교니까 상관없죠? 혹시 성탄절에 취재 있으면 제가 대신 가죠. ^^
○… ㅎㅎ 감사합니다. ^^ 그런데 어떻게 보세요? 왕위전 방어에 실패하면 이창호 9단 상당히 위험해 보이는데요. 선수권전인 전자랜드배 왕중왕전만 남잖아요. 이창호 9단이 타이틀을 획득한 뒤로 무관이었던 적이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 그러게요. 두 기사에게는 물론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일전이에요. 이창호 9단이 이번엔 호락호락 지지는 않을 거예요. 모든 분야가 다 그렇지만 올라가는 건 어렵고 내려오는 건 쉬운 법이죠. 이창호 9단이 그걸 모를 리도 없고요. 11연패 기록도 걸려있으니 죽기살기로 승부에 임할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이창호 9단에 점수를 좀 더 주고 싶네요.
○… 네. 요즘은 정말 매 판이 다 중요한 일국이에요. 특히 이창호 9단의 바둑은 말이죠. 그 한 판에 앞으로 10년의 운명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하면 너무 심한 오버인가요? ^^;;
(이때 헐레벌떡 뛰어 들어오는 모 기자)
○… ㅎㅎ 아직 안 끝났죠? 재미있는 소식하나 들고 왔는데…….
○… 아 바쁘시다고 들었는데 무슨 일이세요? 얼마나 재미있는 소식이길래? +.+
○… 제가 얼마 전에 건화배 아마최강전 결승 취재를 갔는데요.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진행했죠. 근데 공교롭게도 결승에 올라간 하성봉 아마7단이 입단대회 본선에 올라간 거에요. 결승대국 날이 입단대회 대국과 겹쳤어요.
○… 아, 하성봉 7단이 고생 좀 했겠는데요. 입단대회 대국에 결승전까지……. 근데 설마 그게 다는 아니겠죠? --+
○… 그럴 리가 있나요? 좀 들어보세요! 대국 시간이 늦춰졌는데 여자부 대국에서 치열한 접전이 일어나는 바람에 아주 늦게 끝났어요. 하성봉 7단과 황진형 5단의 결승 대국까지 끝나면 12시가 넘을지도 모를 상황이 됐죠.
○… 그날 여럿 고생했겠는데요? ㅎㅎ 대국자는 물론 바둑TV스텝이랑 기자들에 --; 안 봐도 상상이 가네요.
○… 문제는 시상식을 위해서 대회 관계자도 와 있고, 여자 선수들도 12시 넘어서까지 기다릴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묘수를 발견했죠. 뭔지 아세요?
○… 글쎄요? 정말 진퇴양난이네. 그날 다같이 모여서 밤새도록 뒷풀이나 하면 될 거 같은데요. ㅋㅋ 우승자보고 쏘라고 하고……. ^^;
○… 농담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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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rea |
｜ 2007-06-02 오후 11:04: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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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방담 무지 재밌어요. 아주 신선하구요. 다양한 얘기 많이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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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등지고 |
｜ 2007-05-26 오전 12:21: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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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앙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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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익는향기 |
｜ 2007-05-25 오후 2:34: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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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밋습니다... 좀더 다양한 소재로 좀더 선수들의 숨은 뒷이야기까지... ^^
서명인님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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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집 |
｜ 2007-05-24 오전 11:47: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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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맞고요. 뒷담화가 나와야 하는데요. 특히 여자, 사랑 강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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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지대그빡 |
｜ 2007-05-24 오전 6:36: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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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방담의 매력은 A프로 B프로 C프로...등등 출연시키면서
A프로=B프로-사랑...C프로=D프로사랑+E프로사랑 등등의 아니면 말구식의
뒷담화가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요청합니닷ㅅㅅㅅ 아히히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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