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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대국 현장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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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대국 현장 스케치
이세돌 한중 통합 신인왕 등정 현장 스케치
| 사이버오로 2002-07-04 오후 00:11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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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세돌은 한국바둑계의 폭발적인 뉴스 메이커이다. 제5회 비씨카드배 한중신인왕전에 나선 한국 신인왕 이세돌 3단은 많은 뉴스거리와 에피소드를 제공해 주었다. 6월 30일 부터 7월 3일까지 서울 삼청각에서 열린 한중신인왕전 결승1국, 2국, 3국의 현장을 스케치 형식으로 올려본다.
◈서봉수 명인 (3국 입회인)
서봉수 9단은 직설적이지만 순간적으로 어떤 사실을 간명하게 캐치해 톡 쏘는 화법으로 유명하다. 최근 들어서는 전성기와 같은 성적을 유지하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서명인(名人)으로 불리는데, 제5기 한중 신인왕전 제3국의 입회인을 맡게 되었다.
검토실에서의 서봉수 9단은 실력이나 화법이 별로 녹슬지 않았으며, 기회가 있으면 최소 한 번 이상은 탁월한 성적을 내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서 9단은 바둑에 대한 박진감있는 검토와 평가를 통해 한중 신인왕전에 대해 여러가지 재미있는 말과 평가를 들려주었다.
●... "재주있는 친구들이 저렇게 둘 때에는 일단 의심을 해봐야 되."
3국에선 현현기경에서나 나올 법한 기가막힌 양자충의 사활 장면이 출현했다. 이세돌이 큼직한 자신의 돌이 끊어지는 곳을 방치한 것인데, 이것이 함정이었다. 상대 대국자가 이곳을 끊어 이세돌의 흑돌을 공격하면 바로 양자충의 기막힌 사활에 걸려 바둑이 끝날 것이었다. 서봉수 9단 수읽기를 통해 간단히 양자충의 묘수를 발견하고는.
"보통 이런장면에서는 일단 끊는 것이 당연한 승부의 기세지, 하지만 (이세돌 같은) 재주있는 친구들이 그냥 저렇게 둘 때에는 일단 의심을 해봐야 되."
'크크크' "그게 오래 사는 길이지. "
○... 서봉수의 펑첸 칭찬.
그러나 그장면전에 일사천리로 수순을 진행하며 바로 끊을 듯 하던 중국신인왕 펑첸이 끊지 않고 장고했다. 그리고 분명 양자충의 사활을 본것임에 틀림이 없었다. 끊지 않고 흑의 다른 약점을 건드리며 사활의 함정을 피해갔으니까.
" 펑첸도 생각보다 아주 침착한(노련한) 친구군, 바로 안 끊잖아. 역시 저련면이 있어야 바둑을 잘 두지.손이 빨리 나가는 프로들 같으면 바로 끊어서 걸려들었을 걸. "
●... 이세돌에 대한 평가. -"세파에 찌들다 보니 "
이세돌 3단의 수순을 하나씩 보던 서봉수 9단, 이3단이 감각적으로나 기세상으로 일감인곳을 마다하고 허술한 것 같지만 냉정하게 실리인 곳으로 먼저 착수를 하고 있다면서, 예전의 감각적인 기분파 이세돌은 이제 냉정한 비관을 위주로 하는 기분파 이세돌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세돌은 기분파이지. 하지만 이번 대국들을 보니까. 냉정한 비관을 자주하네, 역시 세파에 시달리다 보니까 변한거야. 우하하하" "기분파인 건 분명해 2국 던진거 봐"
◈한중신인왕전 감상평.
○... 이세돌의 펑첸에 대한 평가 -
" 안정감이 있는 바둑입니다. 초반감각도 좋고 끝내기도 아주 좋아요. 이번 시리즈에서는 저보다 착각을 좀더 많이 했는데. 아무래도 타지라서 컨디션이 평소보다 좋지 않았을 것 같구요."
●... 펑첸의 한중신인왕전 평.
" 제가 일단 수읽기상의 착각이 심했습니다.1국에서의 사활의 착각, 그리고 3국에서의 착각도 그렇구요."
○... "수읽기의 차이라니까."
이세돌 3단은 3국까지 오는 동안 평균적으로 제한시간 3시간중 1시간을 약간 넘는 시간만을 사용했다. 이에 비해 펑첸 4단은 제한시간 3시간을 거의 다 사용하고 초읽기에 몰리곤 했다. 또 결승 3국까지의 결과 결정적인 착각은 중국 신인왕 펑첸에게서 더 많이 나왔다. 그 이유에 대해 두 기사의 수읽기 능력에 지금 큰 차이가 있는 것이라는 게 월간바둑 구기호 기자의 평가.
◈이세돌의 결승2국 불계선언에 대한 평들과 에피소드.
●... 초지일관 이세돌.
결승 2국에서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불계를 선언해 버린 이세돌 3단. 이세돌 3단을 제외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상당히 황당했던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원래 점심전에 이세돌 3단은 형세가 아주 나쁘다고 느끼고 던지려고 했었다고 한다. 중앙 흑마의 수습과정에서 몇번의 착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가 착수하면 바로 던지려고 했는데 점심시간까지 착수를 하지 않고 시간을 맞이하는게 아닌가.
점심을 먹고 나서 펑첸이 돌을 놓자 이세돌 3단은 바로 돌을 던졌다. 물론 그 바둑을 보던 사람들은 처음에는 무슨 장난인줄 알았다. 대부분의 프로들이 평가하기에도 별로 던질만한 장면은 아니었던 것이다.
복기시에도 이세돌 3단은 초지일관 자신의 불리를 강하게 주장했다. 오히려 상대대국자인 펑첸이 자신이 아주 크게 유리해 보이는 것은 없다며 이세돌 3단의 불계선언 이유를 궁금해 하기도 하는 복기현장이었다.
굳이 특이점을 찾는다면 점심을 할 당시 이세돌 3단의 표정은 아주 않좋았다고 하는데 던지고 나서, 이3단의 얼굴이 약간 더 밝아 보였다는 정도이다.
○... "어쨌든 던지는 것은 이세돌 3단의 자유입니다. "
한중신인왕전 2국의 인테넷 해설을 맡은 백성호 9단. 2국과 같은 상황에서 급작스레 돌을 던지는 것은 이해할 수 없지만 어쨌든 던진것은 사실이라고 대국결과를 전하면서.
●... 서봉수 9단의 평가 : 언제든지 던져도 된다.
" 다음 판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실력만 있으면 언제든지 던져도 된다. 본인이 어렵다고 느끼는 판을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지게 되면 대뇌에 큰 손상을 입게된다(=심적인 타격이 크다는 서봉수 9단의 표현).
그러느니 깔끔하게 던지고 다음판을 이겨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같다. 이길 수 있는 판을 이길 수만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아마 대부분의 프로들은 그런 장면에서 던지지는 않을 것이다."
○... " 내가 많이 나빴잖아,음음.. 알았어요. 대강 들어갈께요"
결승 2국에서 이세돌 3단이 돌을 던지자 모두가 왜 그랬는지를 이 3단에게 묻고 싶어했다. 시원스레 본인의 말을 듣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니까. 이세돌 3단의 친형인 프로기사 이상훈 3단도 관계자 쪽으로 해서 전화를 걸어왔다. 아마 승패는 둘째치고 던진 이유를 알고 싶었을 것 같다. 하지만 이세돌 3단의 대답은 복기때와 그다지 틀린 것은 없었다.
휴대폰을 넘겨받은 이세돌 3단의 답변이다.
(왜 던졌냐는 질문이라고 예상됨) - "내가 많이 나빴잖아"
(바둑, 혹은 상황에 관한 이런저런 질문들) - "음음.. 알았어요"
(언제 어떻게 들어올 것인지에 관한 질문일 것임) - " 대강 들어갈께요"
* 참고 : 삼청각은 대중교통이 다니지 않음.
◈그들은 지금 더위에 떨고 있다.
○...이세돌 3단. "태양이 세개야, 하하. 아마 35도는 됐을 꺼야"
- 한중신인왕전의 첫 대국인 6월 30일 케이블 방송 채널인 바둑 TV에서 생중계로 방영을 했다. 바둑TV는 대국장인 삼청각의 유하정의 모든 문을 닫고 대국장내에 조명을 세개 달았다. 날씨가 갑자기 더워질때고 방송 조명의 열기는 정말이지 뜨겁다. 7월 3일 2-1로 한중 통합신인왕이 된 이세돌 3단이 대국을 마치고 유쾌하게 웃으면서 한마디 했다.
"태양이 세개야, 하하. 아마 35도는 됐을 꺼야(결승1국때)"
청년과 소년의 중간에 서있는 이세돌 3단은 아직 목소리가 아주 앳되다. 밝고 명랑한 목소리로 결승 1국때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승자가 이세돌 3단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 "우리의 전(田)대리 더위에 떨고 있네"
대국이 끝나면 뒷 정리를 해야 한다. 대국기물도 옮겨야 하고 검토실의 바둑판및 탁자 현수막 및 플랭카드, 중계용 회선정리등 이른바 땀을 흘려야 하는 노동이 기다린다. 게다가 대국후 시상식이 있으면 높으신 분들이 오시기 때문에 의전에 아주 신경을 써야 함은 물론이다.(대회 후원사 및 언론사 사장님들이 오시는데 잘 보여야 하는 것은 당연하잖아. 이런 분들 평소에 그냥 보기는 무지 힘들다. ^^;;;)
촬영이나, 취재, 중계등으로 와있던 사람들도 한국기원 관계자들과 대국후 정리를 도왔는데, 땀을 뻘뻘 흘리며 대국장 주변을 정리하던 한국기원 사업부의 베테랑, 전재현 대리가 시상식을 위해 더위를 식힐 틈도 없이 넥타이를 꼭 매고 양복상의를 입고 차마 치밀어 오르는 더위와 땀에 못이겨 몸을 부르르 떠는 것이 아닌가. 정말 보는 것 만으로도 더웠다.
이 장면을 보고 어떤 관계자가 한마디 했다.
..어이구. 우리의 전대리, 더위에 떠는 것 좀 봐.
◈삼청각에 오자 마자.
○.. "여기서 놀던 놈들은 좋았겠군" "완전 아방궁이잖아"
대국이 열린 장소인 삼청각은 70년대와 80년대 초반까지 기생파티라고 불리는 유흥의 정점이었다고 한다. 정치인들과 권력자들이 소위 밀실정치라는 것을 하던 주된 장소였다고 하기도 하고, 일본인들의 유명한 기생관광명소였다고도 한다. 아무튼 나이가 약간 있는 사람들은 이것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삼청각에 들어서서 검토실인 청천각에 들어서면 모두가 한마디씩 하곤 한다. 비슷한 말이다.
" 아. 좋군. 여기서 놀았던 놈들은 아주 좋았겠군."
"아방궁이 따로 없네"
- 지금 삼청각에서 예전 기생파티의 흔적을 찾을 수는 없다. 삼청각은 세종문화회관에서 관리하며 각종 문화공연 및 강좌의 장소로 사용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아침 10시부터 무료로 셔틀버스를 제공하며 풍광이 매우 좋기 때문에 찻집이나. 외식코스로도 그만이다. 다만 비용은 좀 비싼편, 고급호텔의 찻값이나 식대를 생각하면 딱 맞는다. 하지만 둘러보는 것은 공짜이니 한번 쯤 구경을 가봐도 좋을 것이다. (물론 도전기등의 특별대국은 물론 문화행사를 하기에도 아주 괜찮은 곳이다.)
우리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써의 삼청각은 삼청각 홈페이지에서 http://www.samcheonggak.or.kr 확인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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