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6일 벌어진 제5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에서 루이9단이 조대현 9단을 278수끝에 극적인 백반집승으로 따돌리며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진출이 달린 운명의 준결승전은 두터운 세력바둑을 지향하는 조대현 9단과 전투를 즐기는 루이 9단의 기풍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먼저 우세를 잡은 것은 조9단. 대국 초반 실리와 세력의 명암이 엇갈리면서 혼전이 벌어졌고 중앙 대마를 조대현 9단이 잘 수습해서는 미세하나마 승부가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초읽기에 몰린 끝내기 소모전은 루이의 편이었다. 서로 실착을 주고 받다가 하변의 패싸움에서 루이 9단이 승기를 포착했고. 그것이 반집으로 그대로 이어진 것. 올해 대회에서 역대 준우승자인 양재호 9단과 김일환 9단을 넘어서며 '준우승자 킬러'의 신화를 이어가려던 조9단으로선 아쉬운 석패(루이 9단과 결승에 진출한 유창혁 9단도 역대 준우승자).
반면, 지난해와 올해초 조혜연 4단에게 '여류국수'와 '여류명인'을 잇달아 빼앗기는 부진을 보인 루이 9단의 올해 성적은 8승2패. 천원전 본선진출에 이어 25일 두어진 KBS배 바둑왕전과 이날 맥심배에서 연이어 승점을 기록하며 등 화려한 재기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루이 9단은 지난 4기 대회 준결승에선 유창혁 9단을 꺾고 부군인 장주주 9단과 함께 생애최초의 부부 정상대결을 벌인 인연이 있다. 유창혁 9단으로선 작년 대회의 빚을 갚아야 할 처지인 반면, 루이 9단으로선 장주주 9단에 이어 부부가 번갈아 가며 정상에 등극하는 이색기록을 달성할 호기가 찾아온 셈.
결승 대국은 3월 13일, 신혼여행지로 일반인들에게 유명한 미국령 괌에서 펼쳐질 예정이며 부대행사로 진행되는 다면기와 괌이 가지고 있는 자연의 매력 등 다채로운 모습들을 볼 수 있는 결승전 행사는 3월 26일 바둑TV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승부가 끝난 후 돌을 쓸어 담는 두 대국자, 반집으로 극적인 결승진출을 이룬 루이 9단이 야무지게 입술을 닫고 돌을 쓸어담는데 반해 조대현 9단은 몹시 아쉬운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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