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부 간증편(干證篇)

‘간증(干證)’이란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현대인들은 흔히 기독교 입장을 생각해 자신이 지은 죄를 자백하고 믿음을 고백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예전엔 ‘간증’은 예전엔 범죄에 관련된 증인을 뜻하는 말이었다. 범죄 수사를 다룬 [무원록]이란 교전(敎典 ; 책)엔 이미 벌어진 상황에 대해 여러 모로 쓰임새를 가졌다.
즉, 범행을 저지른 자가 자백하는 것을 뜻하는 ‘간증’으로 쓰이는가 하면, 어떤 상황에 대해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것을 시시콜콜 까발리듯 말하는 것을 ‘간증자’라 하였고, 비슷하게 통용되는 ‘간증인’은 일종의 증인과 같은 용도로 사용되었다.

왜 이런 얘기를 하는가. 살인 등의 흉악 범죄를 저지른 자를 다루는 [별순검]의 활약상에 왜 ‘간증자’의 얘기가 필요한 것인가. 그것은 앞으로 전개되는 얘기를 읽으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본래의 줄기는 별순검 양상으로 추적해 나가되, 다루는 얘기가 기박(碁博 ; 바둑과 장기)에 관한 것이라는 점이다. 알기 쉽게 말하면 ‘바둑’에 관한 역사적인 실체와 기담(奇譚) · 이설(異說)을 다루고, 그런 정황 속에서 발생된 사건들을 기보(棋譜)를 통해 추적해 가는 얘기로 전환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다소 특이한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점에 <퓨전 별순검> 양상이 되겠지만, 이런 구성은 사이버오로 사이트에서 처음 시도되었다는 점에 자못 기대되는 바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읽는 이들의 반응이 색다른 의미를 느끼지 못할 때엔 자연스럽게 얘기를 접고 공간을 내어줄 생각이다. (투정여화의 연재를 중단할 뜻을 품고 있다는 얘기다.)  

제2부 ‘간증편’은 우선 바둑에 관한 그림(예; 금나라의 도제 베개)이 서브 타이틀로 붙는다. 때론 그 그림이 사건을 예시하거나 해결하는 길 안내를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제2부의 ‘간증편’은 모든 구성이 바둑과 연결되고 ‘묘수풀이’로 막을 내린다는 것을 밝히고 싶다.

다음은 제98회에 등장하는 <바둑 살인사건>에 나타나는 묘수풀이 도형이다.

이런 점으로 볼 때 제2부 ‘간증편’은 이런 특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첫째, 바둑의 역사와 기담 이설을 알 수 있다는 점

둘째, 가까이는 일본과의 바둑 교류지만 나아가면 한중일 삼국과 긴밀하게 얽히어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셋째, [별순검] 틀을 잃지 않고 있어 사건의 추정을 통해 잔잔한 흥미를 엿볼 수 있다는 것으로 새로운 <퓨전 별순검> 양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앞서 말한 것처럼 본 회에 등장하는 ‘금나라의 도제 베개’는 다음 회에 중요한 ‘간증품(干證品; 증거물 또는 얘깃거리)’이 된다는 점 등이다.

그럼 본래의 얘기로 들어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