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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님이와 벼락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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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님이와 벼락부자
2003-12-15 조회 10277    프린트스크랩
조선일보 바둑 전문기자이자 LG배 세계기왕전 관전필자 이홍렬 씨가 『19×19인생퍼즐』에 이어 실전 바둑 콩트집 『꽃님이와 벼락부자』를 출간해 화제다. 동네 기원에서 펼쳐지는 일들과 인터넷 대국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에피소드를 기보설명과 함께 재미있게 구성했다.

오만방, 변덕수, 성희룡 외에 오나랑, 허기진, 제갈길, 구경만, 강수만, 김대박, 이쇠돌, 노상술, 서봉숙, 나죽자는 모두 『꽃님이와 벼락부자, 만방기원 사람들』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이다. 이 범상치 않은 캐릭터 설정에서부터 동네기원과 인터넷 대국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 게다가 매편마다 실려있는 기보는 보는이로 하여금 두배의 감동을 준다.


등장인물들과 함께 호흡한 색다른 경험
(이창호 9단 추천의 글)


나는 독서를 즐기는 편이긴 하지만 바빠서 욕심만큼 자주 책을 대하지는 못한다. 한 주일에 한 권, 한 달에 다섯 권 정도나 읽을까? 대국을 전후해 역사물이나 가벼운 교양서적을 대하면 엄청나게 쌓였던 긴장감이 눈 녹듯 풀어지곤 한다. 스트레스를 떨치고 편한 마음으로 되돌아가는 데 책만큼 좋은 것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바둑을 소재로 한 읽을거리는 좀 없을까' 아쉽게 생각하고 있던 차에 한 후배 프로기사로부터 우연히 '만방기원 사람들' 얘기를 들었다. 처음엔 책으로 나와 있는 것인 줄 알았는데 인터넷 바둑사이트 '사이버오로'에 연재되는 바둑콩트란다. 인터넷에 그런 것도 뜨나? 난 컴퓨터와 많이 친한 편은 아니다. 들어가는 법을 묻고 접속해서 읽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부담이 없어서 좋았다. 내용도, 시간적으로도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내리기엔 안성맞춤이었다. 마침 대국일정이 바쁜 시기였지만 하루 2,3편씩 틈틈이 읽어 1주일 만에 끝을 보았다.

하나씩 읽어가면서 느꼈던 첫 번째 소감은 바둑과 관련해서 '이런 글도 있을 수 있구나' 하는 거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만방기원'과 같은 세계를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다. 어린 나이 때부터 오로지 바둑수업에만 매달렸고, 11살에 입단해 프로가 된 뒤엔 빡빡한 공식대국 스케줄에 얽매여왔기 때문이었다. 그런 내게 이 글에 등장하는 모든 장면들은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었다. 팬들이 바둑을 통해 무엇을 느끼고 즐기며 살아가는지 깨달았다고나 할까. 그들의 다양한 감정과 행태를 보면서 바둑 한판이 인생의 축소판이란 말의 의미도 새삼스럽게 되새겨 보았다.

20대부터 50대 후반까지 등장하는 인물들의 강한 개성도 흥미롭다. 성희룡, 변덕수, 제갈길 등 이름을 대할 때마다 내 입가엔 항상 미소가 번지곤 했다. 때론 등장인물들의 틈새에 끼어들어 그들과 호흡을 같이하는 착각마저 느꼈다. 매편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사회풍자 속에서 '저승사자의 시말서', '꽃님이와 벼락부자'를 특히 재미있게 읽었던 걸로 기억한다.

무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모든 이야기마다 기보가 빠짐없이 곁들여졌다는 점이다. 내게 글 이상으로 기보가 더 빨리 눈에 들어오는 것은 내 직업 때문일 텐데, 눈에 익은 것도 간혹 있었으나 대부분이 처음 보는 것들이었다. 특히 어느 편에서였던가? 판 전체가 빅이 되는 기보는 정말 경이로운 느낌으로 한참을 들여다봤다.

1년여쯤 전, 같은 저자가 펴낸 『19*19 인생퍼즐』이란 책을 보내주셔서 읽었던 생각이 난다. 프로기사 20여 명의 고향, 성격, 성장과정 등이 색다른 형식으로 소개돼 동료 기사들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었다. 프로기사로서 나의 목표는 바둑의 수가 더욱 발전하는 가운데 내 자리를 지켜가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 목표 못지않게 바둑과 관련된 주변산업도 함께 성장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바둑 글의 땅을 더욱 넓히는 훌륭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노력에 감사드리며 언젠가 또 다른 형식의 글로 다시 만나보고 싶다.

(펴낸곳: 나남출판사, 지은이: 이홍렬, 값: 9,000원)

이홍렬
서울 출생. 아마 6단
연세대 상경대 졸업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졸업
문학석사(논문제목 : 한국 신문의 바둑문화에 대한 사적 고찰)
<한국일보>, <조선일보> 기자, 동 스포츠레저부 부장 대우(1995년)
현재 <조선일보> 바둑 전문기자 겸 LG배 세계기왕전 관전 필자
저서 : 《19X19 인생퍼즐》, 《LG배 세계기왕전》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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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등선 |  2004-02-01 오전 12:13: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만방기원이 문을 닫아 슬프다해도 인터넷대국중 막걸리마시는 노상술의 버릇은여전한 것처럼 그렇게 계절은 돌아오는 법이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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