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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바둑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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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지 마시라.
이번 「바둑도서리뷰」의 추천작은 다름 아닌 만화이다. 코흘리개 애들이나 보는 웬 만화?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요즘 만화 우습게 알다간 큰 코 다치는 것은 물론, ‘노땅 대접’이라는 두점머리를 스스로 자청해 얻어맞는 꼴이 될지도 모른다.
오늘 소개할 만화는 「고스트 바둑왕(원제 히카루의 바둑)」. ‘만화왕국’ 일본에서 드래곤볼 시리즈에 비견될 만큼 대히트를 치고 있는 수작이다. 일본바둑계에서는 「고스트 바둑왕」의 폭발적인 인기를 두고 사그러져 가는 일본바둑 인기를 회생시킬 수 있는 천우신조의 ‘부양책’ 쯤으로 보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좋은 책의 독자는 국경과 세월을 초월하는 법. 2000년 1월 번역, 출간된 「고스트 바둑왕」은 몇 개월 되지 않아 한국 어린이, 청소년들의 입맛을 단숨에 사로잡아 버렸다.
바둑교실 책꽂이마다 이미 「고스트 바둑왕」은 필수 진열서가 된 지 오래. 바둑 두는 아이치고「고스트 바둑왕」을 보지 않은 아이는 대화에 아예 낄 수조차 없단다.
놀라운 것은 「고스트 바둑왕」이 주는 재미에 수혜는 비단 바둑을 두는 독자에 한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고스트 바둑왕」이 도서대여점 대여순위 1위를 차지한 일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5위권 수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음은 이 만화가 모든 독자층을 아우르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고스트 바둑왕」이 몰고 온 바둑열풍
바둑계로선 두손들어 환영할 일이다. 「고스트 바둑왕」은 바둑을 두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바둑의 ‘바’자도 모르는 아이들에게도 바둑에 대한 흥미를 일깨워, 어린이 및 청소년 바둑붐의 불씨를 한껏 당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고스트 바둑왕」의 주인공은 히카루라는 초등학교 6학년생. 용돈을 벌기 위해 할아버지 집에서 오래됀 물건을 찾던 중 피로 얼룩진 바둑판을 발견하게 되고 바둑판에 깃들어 있던 헤이안시대의 천재기사 후지와라노 사이의 영혼이 히카루의 의식 안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스토리는 진행된다.
사이의 영혼은 과거 한 어린아이의 음성을 듣고 아이의 몸에 빙의한 일이 있는데 사이의 도움으로 일본바둑계의 1인자가 되었던 그는 34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전염병에 걸려 바둑판 위에 피를 쏟고 죽게 된다. 이 사람은 다름 아닌 본인방 슈시쿠(秀策). 저자는 탄탄한 스토리라인 설정과 상상력으로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들며 독자로 하여금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고스트 바둑왕」을 출간한 서울문화사의 김창헌 차장은 “만화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에서조차 바둑을 소재로 한 장기 연재물은 처음으로 알고 있다. 소재가 워낙 특이한 데다, 전설적인 바둑고수의 영혼을 만나 난적들을 한 명씩 누르고 최강에 오른다는 설정이 어린이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롤플레잉 게임’의 문법을 고스란히 밟고 있어 어린이들의 입맛에 딱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고스트 바둑왕」 인기돌풍의 원인을 짚었다.
자녀들에게 바둑을 가르쳐보고 싶은 마음은 바둑 좋아하는 아빠들의 가장 큰 소망이다. 조급한 마음에 아이를 바둑판 앞에 데려다놓고 어르기 반 위압 반으로 가르쳐 보거나, 돈 들여 바둑교실에 보내도 보지만 스타크래프트에 푹 빠진 아이들에게 바둑의 묘미를 깨닫게 해주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럴 때 「고스트 바둑왕」은 어떨까? 「고스트 바둑왕」시리즈를 뚝딱 해치운 아이가 스스로 바둑판을 들고 와 ‘한 수’를 요구해올 때, 당신은 ‘좋은 아빠’로 거듭나게 된다. 무얼 망설이는가?
<양형모 기자/ryuhon@baduk.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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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가 사라질 땐 정말 눈앞이 캄캄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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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