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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격언·속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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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격언·속담사전
'붙이면 젖혀라, 젖히면 늘어라'
'들여다보는데 잇지 않는 바보 없다'
'빵때림은 30집, 거북등은 60집'
바둑을 두는 사람이라면 초짜 시절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익숙한 바둑격언들. 5천년을 이어 내려 온 문화답게 바둑은 그 어떤 분야와도 비교할 수 없는 깊고 오묘한 격언들을 '탑재'하고 있다. 하나같이 어디 한군데 버릴 곳이 없는 주옥같은 경구들이기에 '바둑격언만 알아도 1급'이란 말조차 생겨났다는데.
한국기원이 야심있게 출간한 초·중급자를 위한 실전트레이닝 시리즈 전10권 중 제5권인 「격언속담사전]은 한국기원이 내놓은 다량의 바둑서적 중에서도 손꼽히는 베스트셀러이다. 베스트셀러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 오늘 왜 이 책이 수많은 독자들의 애정어린 '손때 세례'를 받고 있는지에 대해 낱낱이 파헤쳐 보기로
하자.
우선「격언속담사전」은 한국기원이 출간한 책인 만큼 그 동안 출판된 일본 번역판 바둑격언 관련 서적과는 달리 '100% 토종' 격언집이다. 따라서 우선 적절치 못한 번역, 일본식 문투 등으로 인해 독자들을 짜증나게 만드는 일은 없다.
「격언속담사전」은 조금 과장해서 정석만큼이나 많은 바둑격언 중 활용빈도가 높은 80여개의 격언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중 40가지는 상세한 설명과 각종 참고도를 곁들여 초중급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꾸몄고, 20가지는 '격언 외 격언'으로 비교적 간략하게 실었다. 나머지 20가지 격언은 위기10결(圍棋 十訣)과 바둑 한자성어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또한 40개의 격언과 20개의 격언 외 격언을 초반, 행마, 급소, 전투, 사활·수상전 등 5개 부문으로 분류해 놓고 있는 데다 권말에는 가나다 색인까지 만들어 놓아 사전으로서의 기능에 충실하고자 힘쓴 흔적이 보인다.
「격언속담사전」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책을 손에 들고 중간 부분을 한편 펼쳐보자. 일단 본문 83쪽을 보면 바둑격언 중 '맞끊으면 한쪽을 늘어라'라는 격언을 제2장 행마편에서 소개하고 있다. 먼저 저자는 1급들간의 실전에서 나타난 문제도를 제시, 독자로 하여금 해결책을 찾도록 유도한다. 물론 힌트
는 '맞끊으면 한쪽을 늘어라'라고 하는 격언이 되겠다.
뒷장을 보면 '빵점행마'와 '만점행마'를 구분, 실패도와 정해도가 나와있다. 그런데 「격언속담사전」의 세심함은 다음 장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바로 격언의 응용편과 예외편이 그것. 바둑격언은 기리(棋理)를 터득하는 데에 더할 나위 없는 금과옥조들이긴 하지만 맹신은 금물이다. 격언이 좋다고 해서 모든 상황을 바둑 격언으로만 해결하려는 딱딱한 사고방식을 고집하다가는 「시시콜콜 포인트 100수」에 등장하는 격언 윤과 같은 꼴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모든 일에는 예외가 있고 진정한 고수가 되기 위해선 어떤 상황에서도 냉정히 대처해나갈 수 있어야 하는 법. 「격언속담사전」예외편에서는 과연 이러한 특수상황 속에서 어떻게 격언을 적용할 것인가, 얼핏 속수로 보이지만 결국 정수가 되는 경우들을 예시, 독자들의 눈을 책에서 떼지 못하도록 만든다.
격언 뒤 격언에서는 40개의 본격 격언들보다는 인지도면에서 다소 떨어지는 '준격언급'들을 모아 놓았다. '등뒤를 밀지말라', '함부로 단수치지 말라', '축은 미리 따내라' 등 격언 외 격언은 실전에서의 유용성에 있어 본격 격언들에 비해 조금도 처지지 않는 뛰어난 '가격대 성능비'를 자랑한다.
바둑격언에 관한 한 국내 최고의 출판물로 손꼽히는 「격언속담사전」은 시중 서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며 한국기원 판매장(☎2291-1912)에서도 구입해볼 수 있다. 가격은 7,000원.
<양형모 기자/ryuhon@baduk.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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