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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산 그의 시간과 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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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정현산 六단 1주기 추도식이 2월 11일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 소재 ‘추모의 집’에서 거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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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가족과 허장회 八단, 차수권 四단, 유창혁 九단, 김영환 六단, 이상훈 三단 등 동료 선후배 기사들이 참석한 이날 추도식은 고인을 기리는 묵념과 약력소개에 이어 입단 동기이자 생전의 가장 절친한 벗이었던 김영환 六단의 추도사 및 후원금 전달식 순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유족은 2,500만원의 후원금을 고인의 동문인 충암동문회에 전달했다.후원금은 전액 고인이 남긴 재산으로 조성됐으며, 가족들은 고인의 유산을 바둑 일을 위해 쓰는 것이 마땅하다고 의견일치를 봐 이번 후원금 전달식이 이루어진 것.
고인의 친형인 정현천 씨는 “현산이는 평소 바둑공부에 정진하는 후진들을 위해 힘써왔고 특히 꼬마 제자들을 귀여워해 가르치는 기쁨이 가장 큰 삶의 보람이라는 얘기를 자주 했었다”며 “고인의 뜻을 잇기 위해 어린이 바둑대회를 매년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후원금으로 장학생을 선발할 예정이었지만 금액이 얼마 안 돼 고민하다 허장회 八단의 권유로 대회를 치르는 쪽으로 윤곽을 잡았다고 한다.
사실 어린이대회를 치르는 데도 보통 1,000만원 이상의 경비가 소요되지만 (재)한국기원에서 장소제공과 주관료를, 충암동문회에서 심사료와 진행을 무료봉사하기로 하는 등 제반 경비를 최대한 아낀다면 10년 정도는 대회를 꾸려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김영환 六단은 말한다. 어린이 초청 64강 토너먼트로 벌어지게 될 ‘제1회 정현산배 전국어린이바둑 최강자전’은 3월 31일 열릴 예정이다.
< 유고집 발간
이에 앞서 고인의 1주기에 맞춰 1월 고인의 추모집이 발간됐다.
「정현산 그의 시간과 바둑」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유고집은 고인의 동료기사와 바둑계의 내노라하는 필자들이 흔쾌히 나서 무료로 원고와 해설을 맡아 고인의 영령을 위로하고자 했다. 프로기사 사후에 발간된 첫 번째 유고집이기도 한 이 책은 크게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반상을 회고하다’에서는 고인의 입단국에서부터 국내외 각종 본선기전과 화제대국 13국이 상보로, 2장 ‘남겨진 바둑, 하나 하나’에서는 고인의 총보 20국이 그의 길지 않은 바둑역정의 뒤안길을 되새김질하게 해 준다.
3장 ‘시간을 돌아보다’에서는 주위에서 바라본 고인에 대한 상념들이 바둑관전필자와 동료기사, 고인의 가족들에 의한 애잔한 필치로 소개되고 있다. 특히 아들에 관한 어머니의 애틋한 사랑의 에세이가 눈길을 끈다.
고인의 유고집은 2,000부를 찍어 유족들의 뜻에 따라 한국기원 홍보부에서 일반 바둑팬들에게 무료로 배포됐다.바둑 하나만으로 점철됐다고 할 수 있는 고인의 짧은 스냅사진들이 기보와 함께 단아하게 녹아있는 작품집인 「정현산 그의 시간과 바둑」. 지난해 2월 11일 불의의 사고로 32세의 꽃다운 청춘을 마감한 고인이지만 그를 아꼈던 선후배 동료들의 따뜻한 마음이 있기에 저승길이 조금은 덜 외로울 것 같다.
이책은 그의 가족과 바둑에 인연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기억이 될 것으로 믿는다. [丁鉉山, 그의 時間과 바둑]은 우리의 한시절 인연이다 - 이책을 만든 사람들
[차영구 기자/forceit@baduk.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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