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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까기와 바둑! 개그맨 최양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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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까기와 바둑! 개그맨 최양락
2002-10-11 조회 11837    프린트스크랩
"에고~ 에고~ 아빠는 그렇게 쉬운 것도 못 까면 어떡해~ "

주말 오후 온 식구가 한 자리에 둘러 앉아 '가족 대항 알까기 대회'를 열만큼 전국은 한 때 알까기 열풍에 휩싸였었다.

알까기. 바둑판에 돌을 올려놓고 손가락으로 퉁겨 바둑판 아래로 떨어뜨리는 알까기는 누가, 언제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알 튕겨먹기', '알 튕기기'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며 오래 전부터 아이들이 장난 삼아 즐기던 놀이이다. 이 놀이가 그동안 빛을 보지 못한 것은 게임의 단순성과 유아성 때문이었다. 바둑에 비해 오목이 그렇듯이, 오목보다 더 재미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 유아틱한 놀이가 어떻게 하루아침에 국민적인 놀이로 격상, 사랑을 듬뿍 받게 된 것일까. 그것도 버젓이 '알까기' 라는 공식명까지 얻으면서 말이다. 알까기 열풍을 일으킨 진원지는 MBC코미디 프로 '오늘 밤 좋은 밤'이고 그 주동자는 개그맨 최양락이다.

현대인의 이중성을 풍자한 '도시의 사냥꾼'으로 무지한 독재자를 신랄하게 풍자한 '네로25' 등으로 한 때 코미디 프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그가 오랜 침묵을 깨고 MBC방송 첫 입성 프로에 바둑을 패러디한 알까기를 선보인 것이다.

'뉴 닷컴배 알까기 명인전' 지금은 제2기 격인 '2001년 알까기 제왕전'이 알까기 열풍에 불을 활활 지피고 있다.

"처음엔 아예 바둑을 택할 까도 생각했지만 바둑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또 코미디 프로에 바둑을 끌어들일 만한 묘안도 없어서 머리통을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던 차에 문득 어렸을 때 바둑알을 수없이 깨뜨리며 즐겼던 '알까기'를 해보면 어떨가?" 하고 떠올렸다고 한다.

만년 7급 하수의 九단 해설 실력

기자가 녹화장을 방문했을 때도 알까기 출연자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손을 놀려가며 알을 까대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을 지켜보던 최양락은 동시통역하듯 입을 놀려가며 맛깔스럽게 해설을 해댄다. "사석작전, 떨렁 한알~" 물론 이것은 오래전부터 TV에서 보아왔던 한 바둑프로그램을 본 뜬 것이다.

"이왕에 패러디를 하기로 작심한 마당에 아예 해설도 패러디해 보면 어떨까 싶어 곰곰 머리를 쥐어짠 끝에 바둑해설가인 윤기현 九단 흉내를 내기로 가닥을 잡았다"는 최양락은 '나. 네~ '라는 윤 九단 특유의 말투를 맛깔스럽게 흉내내 단박에 유행어 차트에 올려놓기까지 했다. 또 해설 중간중간 기지를 발휘해 '사석작전', '사소취대'등의 기훈이나 바둑용어을 슬쩍 슬쩍 인용, 단순하기 짝이 없는 알까기를 어느 틈에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시청자들 중엔 제가 바둑용어를 자주 들먹이니까 상당한 고수로 착각하고 있는 분들도 많은데, 실은 만년 7급하수."라고 밝히는 최양락은 언젠가 딱 한 번 바둑을 배우려고 책을 샀던 기억이 있다고 한다.

보기에 별로 잘 두는 것 같지도 않은데 상수라고 우쭐대는 인사가 꼴사납기도 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식으로 덤벼들었다가 호되게 당했고, 그 때 난생 처름으로 정색책을 움켜쥐었던 것이다. 흰 천을 이마에 질끈 동여매고, '타도 상수'를 외치기를 여러 날, 드디어 결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붙이면 젖히고, 늘면 밀어들어가고, 다음 막으면 당연히 지켜야 할 텐데... 여기서 이 놈의 상수가 '삐딱'. 지키지 않고 다시 반대쪽에서 압박해 오는 것이 아닌가. "세상에 이런 수가 어디 있다구~" 정석책에 나오지 않은 예기치 않은 수를 당한 최양락은 대처법을 몰라 또 한번 보기 좋게 박살났다. "책이 다 무슨 소용이람". 헛물만 켰다는 생각에 최양락은 그 길로 바둑책을 접었다.

그런 비화를 간직한 그가 얼마 전 바둑책을 다시 잡았다. 물론 이번에는 난해하고 복잡한 정석을 외워 그동안 상수한테 당했던 분풀이를 하려는 게 아니다. 알까기를 1년 넘게 진행하다 보니 밑천이 달린 때문이다.

"TV프로라는게 시청률에 워낙 민감하다보니 지금의 인기가 어제까지 계속된다는 보장이 있어야지요. 계속 연구하는 방법밖에는 없어요. 지금 사용하고 있는 바둑 격언에 다 알까기에 닥 들어맞는 격언 한두 개 정도를 추가해 볼 생각입니다."

이런 노력이 있는 한 조만간 '사석작전','사소취대'등의 일부 바둑용어에서 벗어나 '중앙으로 한칸뜀에 악수 없다'라는 바둑격언을 패러디해 '중앙으로 퐁당해 악수없다'라는 신종 알가기 격언도 등장할 거라 믿는다.

'알가기 붐'의 홍보효과

알까기 열풍은 비단 TV속에서만 부는게 아니다. 최근엔 초등학교 앞 문방구점에서 아예 알까기 전용판이 등장하는가 하면, 바둑교실에서도, 심지어는 컴퓨터 게임에까지 등장하고 있을 만큼 그야말로 전국이 알까기 열병을 앓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바둑계는 이런 알까기 열풍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먼저 바둑의 고매한 이미지가 희화된다는 점에서 품격 저하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있다 또 일부는 신성한 바둑판 위에서 알을 까는 '작태'를 도저히 보아 넘기지 못할지도 모른다. 사실 애기가인 최양락도 그런점을 염려하고 걱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태어나 '바둑복음'의 수혜를 단 한번도 받아보지 못한 사람, 특히 어린이들에게 있어 '알까기뭄'은 바둑에 대한 이미지를 높이고 심는데에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홍보효과를 가져다 준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알까기붐'.'알까기 열병'. 그것은 TV에서 바둑프로그램만 나왔다 하면 채널을 돌리던 사람들로 하여금 여하튼 바둑프로진행에 절로 친숙함을 느끼게 한것만은 사실이 아닌가.

(2001년 7월, 구기호 기자 / 구성 Cyberoro )

○... 위의 글은 월간바둑의 구지호기자가 2001년 6월에 당시 알까기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개그맨 최양락시를 취재한 것이다.

●... 바둑은 기초개념과 룰을 깨우치는 데에 시간이 일정부분 걸리는 게임이어서 일단 친숙해지는게 중요하다. 어른들이 바둑을 두는 모습을 구경하다가, 오목을 두다가, 혹은 알까기를 하다가 결국 바둑으로 전향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개그맨 최양락씨는 알까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바둑 보급을 해낸 훌룡한 바둑 전도사 였던 셈이고. 실력은 만년 7급이지만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보급의 공로로는 아마5단 이상인 셈이다.^^

○... 위의 사진은 SBS 라디오 프로를 맏는 최양락씨의 모습. 현재 최양락씨는 SBS Love FM, (103.5MHz)를 통해 오전 8시 40분부터 '최양락의 개그세상'이라는 프로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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