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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의 라이프사이클(Life Cy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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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의 라이프사이클(Life Cycle)
2003-09-17 조회 10919    프린트스크랩

사람과 기업이 그렇듯 바둑에도 유행이 있고 수명주기(life cycle)가 있다는 것. 그리고 바둑에 나타나는 수명주기도 사람이나 기업과 비슷한 S형의 성장곡선을 그린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지? 어쩌면 그런 사실이야말로 바둑이, 수 천년동안 몰락하지 않고 현대에 이르러 오히려 더욱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가장 큰 이유인지도 모른다.

혹시 '수 천년동안 이어져왔다면서 무슨 수명주기가 있어?'라고 반문하고 싶으신가? 그렇다. 오늘날 우리가 즐기는 바둑이라는 보드게임의 본질은 분명 수 천년 전의 고대바둑과 같다. 그러나 현대바둑은 분명 또 고대바둑과는 다르다. 그것은 마치, 수 백년의 수령을 가진 은행나무가 뿌리는 변함 없으되, 그 줄기와 잎사귀는 해마다 새롭게 바뀌는 것과 같은 이치다.


바둑에서의 수명주기는 초반의 포석 또는 정석으로 나타난다. 즉, 바둑의 포석, 정석은 수 백년 묵은 은행나무의 줄기요 잎사귀인 셈이다.

잠시 바둑판을 보자. 제3회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베이징대회 3국. 최철한 4단(흑)과 일본의 고바야시 고이치(小林光一) 9단의 대국 초반 장면이다. 백8에 흑9로 받았을 때 A의 곳을 막지 않고 백10으로 전개한 것이 최신유행정석. 과거에는 백A로 막고 흑11, 백B, 흑C에 백D로 전개하는 것이 정석이었는데 요즘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이 정석이 수명을 다한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앞의 정석 수순중 백B 때 흑C로 받지 않고 먼저 흑D로 협공하는 새로운 연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흑D 협공의 가치가, 백C로 꼬부렸을 때 흑E로 굴복하는 손해를 상쇄하고 남는다고 본 것이다.

어느 한쪽의 손해가 뚜렷하다면 그것은 이미 정석이 아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백도 먼저 우변으로 전개하는 수법을 연구하지 않겠는가? 그렇다. 장면도와 같은 새로운 연구의 결과와, 그 결과에 대응하는 또 다른 연구가 유행을 만들고 유행된 포석이나 정석의 수명주기를 결정하는 것이다. '새로운 연구→유행→정착→또 다른 연구'로 이어지는 이 과정은 '도입기→성장기→성숙기→쇠퇴기'로 이어지는 기업의 제품과 유사한 S형의 성장곡선을 그리는데, 중요한 것은 그 수명이 모두 같지 않다는 것이다.

바둑의 포석이나 정석은 기업의 제품과 같다. 수 백년동안 변함 없이 사용되는 정석이 있는가 하면 불과 수개월만에 용도 폐기되는 정석도 있다. 기업에서 생산되는 제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바둑에서는 승부와 직결되는 효율의 지속성이 그 차이를 만들지만 기업의 제품이 갖는 수명의 차이에는 어떤 요인이 있을까? 그것은 성공을 꿈꾸는 모든 기업이 풀어가야 할 숙제인데 그것 역시 바둑의 포석이나 정석의 수명주기를 결정하는 요인과 같지 않을까?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의 이익은 도입기에 적자를 나타내다가(예외도 있지만) 성장 후기에 극대점에 이르며 성숙기를 지남에 따라 점차로 감소하는데 결국 쇠퇴기를 맞게 되므로 신제품의 개발 계획은 초기에 이루어진다. 제품의 성숙기는 대체로 수명 주기 상에서 가장 긴 기간을 차지하는데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우리에게 친숙해진 제품들은 대체로 이 단계에 있으며 대부분의 마케팅이론도 성숙기의 제품을 위한 것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제품을 제공하는 영역, 시장의 범주까지도 바둑과 기업이 유사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시장의 구성원은 '어떤 제품에 대한 실제적 및 잠재적 구매자의 집합'인데 바둑으로 바꿔 말하면 '승리 또는 새로운 흥미를 원하는 모든 사람(물론, 바둑을 좋아하는)'이 된다.

자, 오늘은 여기까지. 바둑의 수명주기를 설명하기 위해서 골 아픈 시장분석이나 마케팅 계획까지 장황하게 늘어놓을 이유는 없겠지?

( 손종수 2002-04-10 wbstone@baduk.or.kr )

○... 관련기보는 2001년 열린 제3회 농심 신라면배, 한국의 최철한 4단과 일본의 고바야시 고이치 9단과의 대결이다. 선봉으로 출전한 최철한 4단은 파죽의 3연승을 거뒀다. 이 판은 3연승의 3판 대국중 하이라이트라 할만하다. 당시 천원전 타이틀을 겨루고 있던 윤성현 7단의 해설이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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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智仁 |  2003-11-02 오후 8:17: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흑 모양이 좋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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