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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홍련]공포영화와 바둑, 아드레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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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홍련]공포영화와 바둑, 아드레날린
2003-07-01 조회 14736    프린트스크랩
어른들이 잠자리의 아이들에게 돌려주는 고전 동화나 옛날 이야기가 항상 아름답고 선의에 가득찬 것만은 아니다. 다만 우리가 어린 시절에 주로 들었던 그런 이야기에 대해 아련한 추억을 가지기 때문에 옛날 이야기를 그저 아이들이나 즐길만한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는데, 전설의 고향에 주로 나왔던 옛 이야기를 곰곰 생각해보면 '엽기 호러 잔혹극'들과 비슷한 면이 굉장히 많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다들 한번씩은 들어 보셨으리라.

▶구미호 - 사람의 생간을 100개 먹으면 인간으로 환생한다는 꼬리 9개 달린 여우. 사람의 생간을 100개나 먹어야 한다?.. 게다가 이 구미호는 자신을 죽인 자에게 앙심을 품고 그의 친 딸로 환생해 그의 가족을 모두 죽이고 파멸로 이끈다. 구미호는 엄청난 복수의 화신이다.

▶내다리 내놔? - 병든 노모(老母)를 살리기 위한 명약(名藥)이 '어떤 묘지에 안장된 시체의 한쪽 다리뿐'이라고 전해 들은 효자. 한밤중에 묘지를 파서, 시체의 다리를 잘라 집까지 겁나게 뛴다. 갑자기 시체가 일어나 "내다리 내놔?" 하면서 뒤를 쫓기 때문이다. 시체의 다리를 자르라는 것도 무서운데 시체가 살아서 다리를 내놓으라고 쫓아 다닌다. 한밤중에 조용히 이 상황을 상상해 보면 심장이 저절로 벌컥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심청 - 많은 나라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인신공양의 풍속에 관한 고대설화다. 바다를 건너야 하는 상인들이 분노한 바다신에게 제사지낼 어여쁜 처녀 '심청'을 쌀 3백석에 산다. 그런다음 가난하고 죄없는, 이 갸날프고 어린 처녀를 넘실거리는 검푸른 바다에 제물로 진짜 처 넣는다. 인신매매와 인신공양이 아주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떡하나 주면 안잡아 먹지.- 오누이가 해와 달이 된다는 구전 동화, 할머니와 같이 사는 오누이가 주인공이다, 늦은 밤 아이들에게 줄 떡을 머리에 이고, 걸음을 재촉하는 할머니에게 다가오는 비열한 호랑이의 등장이 압권이다. "떡하나 주면 안잡아 먹지?" 하며 공갈하던 호랑이가 떡을 다먹자 할머니의 팔과 다리를 하나씩 먹고 결국 할머니까지 몽땅 먹어치운 다음, 할머니 복장을 하고 오누이까지 잡아 먹으려 쳐들어 온다. 이후 순진한 어린 오누이와, 공갈협박을 하며 오누이를 잡아 먹으려는 호랑이의 쫓고 쫓기는 장면들이 스릴을 더한다. 진한 스토킹에 더불어 공갈, 사기등이 천연덕스럽게 나온다.

▶장화,홍련 - 새엄마가 전처의 딸들을 살인하고 은폐하는 잔혹극. 장화 홍련의 새엄마는 자신의 아들을 시켜, 전처의 딸들인 장화홍련을 살해한다. 장화 홍련 자매는 애원하지만 잔인한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죽은 모습 그대로 귀신이 되는데, 귀신을 보는 사람마다 귀신의 말도 듣기 전에 까무라쳐 죽는 다고 이야기에 나온다. 아주 끔찍한 모습을 하고 있는 듯하다. - 존비속 살해, 아동학대, 친아버지의 살인방조.

아드레날린 Review - 엔돌핀의 추억

요즘 극장가에서는 우리나라의 옛 이야기를 재해석한 '장화홍련' 이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공포영화가 여름에 나오는 까닭은 우리 몸의 호르몬 분비에 따른 심리 현상과 방어 기제와 관련이 깊다고 한다.

간단히 설명해 보자. 우리 몸은 어떤 위험이나 위험상태에 처했다고 느낄 때, 이에 대처하기 위해 아드레날린을 분비한다고 한다. (보지는 못했다. 그냥 그렇다고 들었다.) 아드레날린은 어떤 위험에 따른 극도의 긴장을 견디게 하기 위한 우리몸의 자동적인 방어기제라고 한다.

교감신경의 자극에 의해 분비되는 아드레날린 류는 사람의 몸을 초 긴장 상태로 만드는 것인데, 이런 상태가 되면 사람은 그 위험에 집중하게 되고, 자기도 모르게 온몸에 식은땀이 나오며, 왠만한 아픔이나 감정은 잊어버리게 된다. 전쟁터의 군인들이 팔다리가 떨어져 나간 상태에서도 훌륭히 전투를 수행하는 것이 바로 극단적인 예가 될 수 있다. 전쟁에 참가한 군인들이 민간인에 대한 대량학살을 아무런 가책없이 저지르게 되는 것도 이러한 것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공포영화의 잔혹한 장면이나 괴기감을 잔뜩주는 공포분위기는 우리에게 무한한 자극을 준다. 평상시의 온전한 상태로는 이 자극을 우리 몸이 받아들일수가 없으므로, 이 자극을 훌륭히 막아내기 위해 우리몸은 열심히 아드레날린류의 호르몬을 분비하게 된다. 아드레날린이 분비된 몸은 긴장하며관객은 영화가 주는 자극에 집중한다.

영화가 잘 만들어진 것일 수록 자극과 집중은 높아지고 몸은 극도의 긴장상태가 유지된다. 그리고 마지막 클라이막스에 이르렀을 때, 자극을 주던 요소들이 일시에 해소되면서 긴장이 쫘악 풀어지는데 이것을 유식하게 '카타르시스(정화작용)' 라고 부르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긴장이 왕창 풀려 버린 관람객들은 이제 온전한 감각이 돌아와 지금껏 흘린 땀이 몸을 식히는 즐거운 청량감도 맛보게 된다. .

이때 몸에서 나오는 것이 '엔돌핀', 긴장이 이완되면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의 진정한 정체라고 한다( 우리가 아주 즐거운 일을 당하거나 아주 웃긴일을 보고 배꼽이 빠질 정도로 마구 웃거나, 심지어 마약을 맞아도 엔돌핀이 증가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납량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심할 정도의 자극(공포)을 받으면서 몸을 긴장시킨다음 그 긴장이 해소될 즈음의 클라이막스에서 막대한 량의 쾌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며 이것이 공포영화에 사람들이 몰리는 한가지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위에 예로 든 옛날 이야기들은 상당부분 공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불속에서 이런 이야기를 듣는 아이들은 공포로 긴장해 있다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부분에서 쾌감을 느끼며 안락한 잠자리로 빠져든다. 결국 우리가 옛이야기에 느끼는 아련한 향수는 사실 어린 시절 느꼈을 엔돌핀의 추억일 수도 있다.

그런데 공포영화를 아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자극이 주는 긴장감. 즉 몸이 받는 스트레스를 견딜 수가 없는 경우이다. 자극에 대한 스트레스와 긴장이, 그것이 해소될때의 카타르시스보다 더 큰 경우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장화 홍련' 영화가 대히트를 치고 있는데 확실히 무섭긴 무서운가보다, 영화를 보고나서 갑자기 무서운 꿈을 꿔서 '환장할 뻔' 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물론 이정도는 가벼운 휴우증으로 봐도 될 듯하지만.

바둑 - 패배의 공포와 아드레날린
그들은 왜 돌을 던지지 않는가?!

바둑 한판에도 공포가 존재한다.

좀 이상한 말로 들릴지 모르지만 확실히 그렇다. 바둑은 승패가 확실히 구분되는 게임이므로 당연히 패배에 대한 스트레스와 공포가 존재하는 것이다.

대국자들은 지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한판의 바둑에 집중하고 몸을 긴장시킨다. 이것은 공포영화의 메커니즘과 비슷하다. 대국에 집중하기 위한 몸의 긴장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아드레날린 류의 호르몬이 분비되고 승리하는 순간, 엔돌핀으로 추정되는 쾌감이 몸의 긴장을 상쾌하게 이완시킨다.

이렇게 바둑에 몰두하는 것은 몸의 당연한 현상인데 문제는 패자의 경우이다. 사이버오로 인터넷 바둑 서비스에는 24시간 운영자가 상주하면서 회원들의 소리를 듣는데 이중 70%이상이 패자의 계가 지연및 시간 지연에 관한 것이다.

대국이 종료될 상황이 되면 누군가는 지고 있는 것이 드러난다. 승자는 이겼다는 포만감과 함께 일시에 긴장이 해소됨은 물론 땀이 식으므로 청량감과 나른함을 함께 느낀다. 강한 카타르시스가 온몸을 휩쓰는 것이다.(아 상쾌해~) .

이에 반해 패자는 온몸이 긴장과 땀으로 끈끈해져 있는데, 이를 해소할 만한 여건이 되지 않는다. 체열이 식지 않는 것이다. 거기에다 패배를 추스리려 아쉬운 맘을 다 잡고 있는데 상대에게서 그 어떤 자극을 받게 될시 아직 완화되지 못한 긴장이 불쾌한 기분과 함께 다시 급속도로 올라간다. 전쟁터의 군인과 같은 경우 말이다. 말했지 않은가.. 어느정도는 이성이 상실되어 주변환경을 따지지 않는 이 극단적인 흥분상태.

그리고는 상대의 계가에 응하지 않거나 아예 대국실을 나와버리거나, 상대에게 어쩌구 하면서 따지거나 하는 가장 좋지 않은 상태로 발전하게 된다. 아드레날린류의 한가지 특징인 흥분 상태에서는 도덕성과 절제는 간단히 무시되기도 한다. 점잖으신 대국자 분들이 마구 욕을 날리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승자와 패자간의 예의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패자가 자신의 패배를 온전히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도 말이다.

다른 보드 게임들과는 달리 바둑은 유독 중독성이 강하다고들 말하는데 이는 그만큼 바둑에서 승자의 희열이 높고 패자의 고통이 크다는 사실과도 관계가 있을 법 하다. 또한 이런 속성들로 말미암아 유독 바둑에서 예의와 격식을 중시하는 문화가 싹텄을 지도 모르고 말이다.

서로에 대한 예의가 없는 상태에서 흥분한 패자가 달려들면 곤란하지 않은가?

인터넷 바둑에서도 마찬가지, 승자는 승자대로 패자에 대한 여유와 느긋함이 필요하다. 아드레날린만 잔뜩 분비되었는데 이에 대한 카타르시스는 부족하니 패자는 얼마나 고통이겠는가. 패자도 절제력이 필요하긴 마찬가지. 승자가 열심히 노력해 쟁취한 엔돌핀의 쾌감을 방해해서야 되겠는가. 바둑에서의 승자는 쾌감을 향유할 권리가 있다. 예의를 지키면서 말이다.

공포와 긴장, 그리고 바둑 아드레날린. 무더운 여름! 공포영화 한편을 보지못한 사람이라면 그 대체물로 인터넷 바둑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런 모든 속성으로 말미암아 사이버오로 인터넷 바둑의 현장은 언제나 활기에 차있으며, 서로 예의를 지키지 못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언제나 운영자들이 노력하고 있으니 말이다.

(badukdol / drago@baduk.or.kr)

▶사진은 한국 공포영화의 수준을 한단계 높였다는 영화 '장화홍련'의 포스터이다. '공포영화는 무서워야 한다'는 대전제에 아주 충실한 작품이라는 것이 사이버오로 운영진들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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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  2003-12-06 오전 10:02: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바둑을 지면 속에 불덩어리가 들어있는 것 같이 갑갑하면서 그 열기에 얼굴까지도 상기되게 되지요. 참 힘이듭니다. 그러나 이걸 이겨내는것이 수양이겠지요.  
박경화 |  2004-08-03 오후 11:12: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운영자의 노고에 진심으로 치하합니다.  
Wofuqhek |  2004-08-26 오후 7:24: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게임종료 순간에 느끼는 것은 바로 승패의 명암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 들이는 내면의 성숙도인데 악의적으로 지연 내지 불복하는 대국자의 성적을 보면 대개가 조작적인데가 많다.  
bo2244 |  2004-10-03 오후 2:24: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바둑 지고 이기고는 어쩔수 없는 상황인데 졌다고 계가 사석지정 불응 하는경우없는 사람들은 운영자님들이 영구 제명 까지는 아니더라도 확실히 인식 시켜야 하겠네요 바둑은 이기고 계가에  
bo2244 |  2004-10-03 오후 2:25: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지는 개떡 같은 경우를 무료 회원이 당하고 있으니까요 무료 회원은 도움도 청하지 못하니까요^*^  
hwang214 |  2004-10-25 오후 1:34: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졌다면 인정해야합니다 졌으면 인정을해야죠  
ysh303 |  2005-01-11 오후 2:04: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지고이기고하는것이인생사인것을  
12안 |  2005-04-29 오전 10:18: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오로가 성숙 하기위해서 노력한다면 우리 기우들도 성숙하기위해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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