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룰을 정하면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귀곡사와 같은 사활과 3패빅과 같은 판빅의 문제다. 하지만 여기에 버금가는 문제가 바로 가일수다. 85년 2월 15일 제3기 대왕전 3차예선 김희중 七단과 전영선 六단의 대국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속기의 명수' 김七단과 '전류'라는 독특한 전투력을 지닌 전六단의 대국이고 보면 관전자들의 구미를 돋구기에 충분했다. 바둑내용도 그렇거니와 바둑이 다 끝나고 계가 일보 직전인데 문제가 생겼다.
2도를 보면 김七단(흑)이 전六단에게 A의 곳에 가일수해 패를 해소하라고 한 것. 미세한 바둑이므로 전六단은 쉽게 가일수를 하지 않았다. 그전부터 흑은 팻감을 썼으나 역부족이라 공배까지 팻감으로 사용했다. 이제는 공배도 없는 상황이므로 백A로 때리자 착수포기를 선언했다. 그것은 만약 백이 가일수를 하지 않고 착수포기를 하면 그때 흑B로 따고 의 곳에 이어 빅을 만들겠다는 것이다.(만일 이렇게 될 경우 흑은 팻감이 없으므로 다음 C의 곳에 패를 들어갈 수 없다.)
하지만 전六단도, 관전기사들도 어떻게 판정을 내려야 될지 몰라 수군거리기만 했다.(당시는 바둑룰이 제정되기 이전으로 문제가 생기면 관례에 따라 처리했으며, 이런 경우 실전에서 해결했다.) 아무도 판정을 내리는 이가 없으니 전六단이 처리를 할밖에. 전六단은 20여분간 면밀히 계가를 한 끝에 백A에 두어 패를 해소했다. 결과는 백의 반집승이었다.
자,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할까? 현행 바둑룰을 알고 있다면 문제가 없는데 모른다면 아마 오랜 시간 장고를 해도 답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전六단처럼 가일수를 해야 할까. 아니면 그냥 놔두어도 상관이 없을까.
현행 바둑룰은 '기리에 입각하여 권리가 강한 쪽을 존중하며 실전(반상)에서 해결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부칙 제1조 부칙의 의의와 원칙)따라서 정답은 팻감이 많은 백은 A의 곳에 가일수하지 않아도 된다.
계속해서 바둑룰 부칙 제2조 가일수 2항을 보면 3도와 같은 경우 '흑이 팻감이 많으면 A의 곳에 가일수 하지 않아도 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 경우 백이 팻감이 많으면 당연히 B로 따 패를 하면 되지만 패가 적을 경우엔 백이 B를 이기고 A로 다시 패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가일수는 필요치 않다.
4도의 경우 '흑의 권리가 강하므로 팻감 유무에 관계없이 백이 A에 가일수해야 한다.' 이 그림에서 백은 흑을 잡으러 갈 수가 없다. 하지만 흑은 백A가 없을 경우 흑B로 잡으러 갈 수 있다. 하지만 팻감이 백 쪽에 많으면 흑도 실질적으로 잡으러 갈 수 없다. 따라서 바둑룰은 귀곡사(귀曲四)를 규정가(規定死)로 한 것처럼 권리가 최우선임을 알 수 있다.
2도의 흑은 B에 따내고 의 곳에 잇고 A에 두어 빅을 만들거나 C로 먹여쳐 재차 패를 해야하므로 권리가 약하고 거기다 팻감까지 부족하니 먼저 B의 곳을 패로써 이기질 못한다. 따라서 백은 가일수가 필요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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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도를 보면 김七단(흑)이 전六단에게 A의 곳에 가일수해 패를 해소하라고 한 것. 미세한 바둑이므로 전六단은 쉽게 가일수를 하지 않았다. 그전부터 흑은 팻감을 썼으나 역부족이라 공배까지 팻감으로 사용했다. 이제는 공배도 없는 상황이므로 백A로 때리자 착수포기를 선언했다. 그것은 만약 백이 가일수를 하지 않고 착수포기를 하면 그때 흑B로 따고 의 곳에 이어 빅을 만들겠다는 것이다.(만일 이렇게 될 경우 흑은 팻감이 없으므로 다음 C의 곳에 패를 들어갈 수 없다.)
현행 바둑룰은 '기리에 입각하여 권리가 강한 쪽을 존중하며 실전(반상)에서 해결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부칙 제1조 부칙의 의의와 원칙)따라서 정답은 팻감이 많은 백은 A의 곳에 가일수하지 않아도 된다.
4도의 경우 '흑의 권리가 강하므로 팻감 유무에 관계없이 백이 A에 가일수해야 한다.' 이 그림에서 백은 흑을 잡으러 갈 수가 없다. 하지만 흑은 백A가 없을 경우 흑B로 잡으러 갈 수 있다. 하지만 팻감이 백 쪽에 많으면 흑도 실질적으로 잡으러 갈 수 없다. 따라서 바둑룰은 귀곡사(귀曲四)를 규정가(規定死)로 한 것처럼 권리가 최우선임을 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