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을 벤치마킹한 게임 하나가 나왔다. 11줄 바둑판(11줄)인 데다 여기에 히든이니 스캔(Scan)이니 하는 우연의 요소를 가미하여 또 다른 바둑을 구현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나름의 재미와 흥미도 있어 보인다. 바투를 개발한 게임업체는 공격적인 판촉활동과 의욕적인 투자로 바투를 제2의 바둑으로 만들겠다는 듯 온힘을 쏟는 듯하다. 바투가 미니 바둑판을 원용한 게임인만큼 바둑의 입지회복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듯해 보이고 바투의 공격적인 영업활동이 이곳저곳 매체에 노출될수록 바둑이 선전(?)되는 측면도 있기에 필자도 관심 있게 지켜보며 바투 한판 즐기게 된다.

바둑이 강한 중독성이 있다는 것은 모두 아는 사실이다. 배우기가 어렵지만 한번 배우면 좀처럼 헤어나오기 힘든 매력이 있다. 그러나 바둑의 단점은 배우기 힘들다는 것이다. 바둑을 배우려면 시간과 때로는 얼마간의 경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바둑의 저변을 확대하는 걸림돌이었다. 바투는 바둑의 이 단점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점수를 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한가지 이해되지 않는 점이 있다. 그것은 바둑과 바투의 정체성의 가늠이다. 적어도 바둑과 바투의 최소한의 공감을 조율하는 절차와 과정이 없이 무조건 전개되는 바투의 바둑사랑(?)은 얼떨떨하다. 바투가 제2의 바둑인 양 선전되고 동시에 프로기사들이 대규모로 참가하는 '챔피언십'이라는 바투게임의 신설은 너무 성급하다. 바투인만의 경기가 아닌 프로기사들의 대규모 참가를 말하는 것이다.

프로기사들의 바투게임 참가는 차치하고 해설이나 기타 광고성 이벤트의 동원도 아닌듯 하다. 프로 개인의 사적인  일일수도 있으나 적어도 바둑을 신앙처럼 생각하는 수많은 바둑팬들을 생각한다면 조금은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 생각해 보자. 바둑이 대한체육회의 정식 종목이라면서 바둑선수들이 전혀 다른 어떤 종목에 단체로 출전하여 선수로 뛰는 모습이 이해가 안된다. 어떻게 보면 테니스 선수들이 탁구대회에 출전하는 경우와도 비슷하다고 본다. 그뿐이 아니다. 바둑이 목적인 바둑TV가 바둑이 본업인지 바투가 본업인지 헤깔릴 정도로 바투에 올인(?)하는 모습은 한마디로 주객전도다.

바투가 한국기원이 인정한 새로운 바둑종목의 하나가 된 것인지 아니면 바투와 바둑이 한 종목의 변형으로 한국기원과 전 바둑인이 공감을 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과문한 질문인지는 모르나 바둑TV의 지나친 바투 노출은 그것을 묻게 하고도 남는다. 이 불경기에 바투면 어떻고 바쓰리면 어떠냐 묻는다면 할말이 없겠으나 바투가 바둑일 수 없고 바둑이 바투가 될 수 없다면, 바투의 영업전략에 동원되는 프로기사들의 모습은 결코 유쾌하지 않다.

몇 날을 스트레스 받아가며 바투를 두어본 필자는 상대방이 사용한 '히든사용불가' 아이템을 당하고 바투의 상업성에 쓴웃음이 나왔다. 바투는 결국 바둑을 이용한 게임상품일 뿐이지 승부와 승부외적 가치를 추구하는 바둑은 될 수 없다. 결코 영원한 생명성을 인정받은 바둑은 될 수 없다고 본다. 조금 더 지켜봐야야겠지만 바투는 바둑의 대안일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