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가하면 일본의 정치인 중 아소라는 인물은 제2차 대전 중 조선인 근로자 학대로 이름을 떨친 규슈(九州) 이즈카(飯塚) 아소탄광 출신이죠. 어려서부터 조선인을 경시하고 학대하는 걸 보고 자랐으니 어떤 생각이 그 자의 뇌리에 꿈틀거리는지 알 수 있지.

일본 후생성 자료에 따르면 아소 탄광에서 혹사당한 노무자가 1600명이 넘고 굶주림으로 죽거나 도주한 자가 부지기수였다고 쓰여 있네. 지금은 아소라는 정치인의 동생이 사장으로 있다고 하네.

어쨌든 고이즈미 · 아베 · 아소로 연결되는 이들이 일본의 대륙침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후예들이라는 점이지. 그들의 선조가 자신들의 후손이 정치인이 되어 다시한번 조선을 움켜쥘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삼각형을 그리지 않았나 생각해 보네.”

듣고 보니 일리 있었다. 대륙침략을 앞세운 국가주의 · 민족주의의 유전자를 지니고 태어난 이들 세 사람이 서서히 도약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탁원제는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우민정책을 쓰는 건 우리나라의 경우 식민정책이랄 수 있겠지요. 힘으로 안 되면 문화정책을 쓰는 게 일반적이니까요. 힘으로 통치하는 것은 강한 반발을 일으키지만 문화정책은 겉보기엔 평화정책이라 할 수 있죠. 데라우찌란 자는 우리의 역사서 20만 권을 불사를 정도니까 민족정기를 말살시켰다고 봐야겠지요.

그런 쪽에서 본다면 삼각형을 문화적인 측면으로 돌려 생각해 볼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도박 · 섹스 · 야쿠자 등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놀이문화에 빨리 적응하잖아요. 얼마 전 뉴스를 보니까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날을 새며 게임(전자 도박)하는 사람들은 한국인뿐이라는 보도에 한숨이 나오더군요.

예로부터 우리나라에 도박하는 도구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한국인의 습성을 이용한 일본인들은 화찰(花札 ; 화투)이라는 일명 하나후다(はなぷだ)의 보급에 열을 올렸잖아요. 당시 한국엔 숫자의 우열을 겨루는 수투(數鬪)라는 게 있었는데 화투에 밀려 점차 사라졌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탁원제는 그런 말을 하면서도 마음속으로 무언가를 뇌리에 끄집어 올렸다. 연예인 도박사건이 있을 때 기획특집으로 스크린 잡지에 ‘화투에 숨겨진 비밀과 교훈’이란 글을 실었었다. 타짜라는 닉네임을 사용한 글이 장안건달들 우스개 농담으로 떠돌았던 기억이 새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