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을 옮겨 성문을 나와

멀리 탕음리를 바라보노라

마을 가운데 무덤 셋이 있으니

서로 겹칠 듯 비슷해 보이누나

이 무덤이 뉘집 것이냐 물으니

전강과 고야씨의 것이라 하더라

힘은 능히 남산을 젖힐 만하고

문장은 능히 지기를 끊을 만한데

하루아침에 참언을 입어

복숭아 두 개로 세 용사를 죽였도다

누가 이런 음모를 꾸몄는가

제나라 국상 안자(晏子)여라

복숭아 두 개로 세 용사가 죽었다(二桃殺三士)는 것은 제(齊)나라 전설로 [안자춘추(晏子春秋)]라는 책에 실려 있다.

이 노래엔 전강(田疆)과 고야자(古冶子)라는 두 사람밖에 등장하지 않지만 사실은 공손접(公孫接)과 함께 세 사람이다. 제나라 경공(景公) 시대에 무용을 떨친 세 사람이 힘을 합치면 나라에 큰 화가 미칠 것을 우려해 국상 안자는 그들을 이간시키려 획책한 것이다.

어느 날 경공의 이름으로 복숭아를 보내면서 ‘세 분 공을 따져서 드시오’라는 명을 내렸다. 공적이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복숭아를 먹으라는 말이었지만 세 용사는 우열을 따지기가 힘들었다. 더구나 복숭아는 두 개밖에 없었다.

공손접은 커다란 산돼지와 호랑이를 손으로 때려잡은 일이 있었고, 전개강은 복병을 배치하여 적의 대군을 격퇴시켰다. 그들은 하나씩 복숭아를 가졌다. 단순히 복숭아 하나였다면 문제될 게 없었으니 이것은 공적을 따지는 문제였다. 고야자가 잠자코 있을 리 없었다.

“예전에 주군께서 강을 건너실 때 큰 거북이가 나타나 마차의 말을 물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나는 젊은 시절 헤엄을 칠 줄 몰랐으나 역류하여 잠행하기를 백 보쯤 내려가다 거북이를 잡아 죽였다. 그래도 내가 복숭아를 받을만한 공적이 못된단 말인가.”

전개강과 공손접은 서둘러 복숭아를 내놓고 자신들이 복숭아를 가져갔던 일을 부끄러워하여 자결했다. 복숭아를 돌려받은 고야자도 혼자서 살아있는 것은 불인(不仁)이며 남에게 부끄러움을 느끼게 한 것은 불의(不義)라 하여 자살했다.

겨우 복숭아 두 개였지만 이것은 두뇌작전의 승리였다. 제나라 경공은 화근을 방지했지만 세 용사를 애석히 생각하여 장사를 지냈다. 그곳이 양보의 언덕이었다.

어릴 적 제갈공명은 이 얘기를 들을 때마다 모순으로 가득 찬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있었다.

‘경공도 안자도 세 사람을 죽일 생각은 없었을 텐데···. 죽이지 않을 수는 없었을까?’

이러한 공명의 생각처럼 하나꼬 여사는 그녀 나름의 의혹에 빠져들었다. 세 무사가 장래 나라에 위험한 인물이 될 것을 우려한 것은 힘에 있었다. 그 힘은 완력이나 무력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복숭아 두 개로 세 용사를 죽게 한 계략이 왜 묘수풀이의 제목으로 등장했는지 생각해 보았지만 무성한 느낌만 있을 뿐 실제는 잡히지 않았다.

탁원제가 바둑판을 가져와 도형을 설치하자 민사장이 착점했다.

그러나 생각했던 만큼 간단한 것은 아니었다. 단순하게 흑1, 3으로 단수치고 잇는 것은 속수다. 백4의 젖힘으로 흑은 수를 늘릴 수가 없다. 자, 정답은? 수순을 초기화 시켜놓고(기보 아래  버튼' 이용) 놓아보기 하면서 한번 풀어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