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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카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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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뭘까요?
어둑어둑한 좁은 복도가 보이고.
왼편에는 흔히 볼 수 있는 - 아, 아니로군요. 요즘엔 거의 보기 힘들어졌네요. 정부의 초강력한 ‘금연 의지’ 탓에 -_-; - 휴털이(휴지통+재털이)가 세워져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운데 뭔가 후줄그레해 보이는 물건이 기일게 드러누워 있군요. 이건 무엇일까요?  (서남용 버전이네요, 이건. 아, 개콘의 서남용 모르세요? 바로 요오기~ 안녕하세요, 서. 남용, 입니다)
이건 플래카드입니다. 아니, 정확한 답변은 플래카드‘였습니다’. 지금은 비 오는 날 사람들의 습기 찬 신발의 하부를 청결 및 건조하게 함으로써 사무실 근로자들의 업무 효율을 극대화 하는 한편, 방문자들의 기분을 Up 시켜 … … 이러저러 해서 ‘걸레’란 얘기죠. -_-;
오늘은 이 플래카드에 대해 짧은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한국기원에는 업무 상 많은 비품들이 드나들게 됩니다. 개중에는 바둑판과 돌처럼 수년, 길게는 십년 가까이 쓰이는 만년묵이들도 있고, 트로피나 상패처럼 단 한 순간을 위한 것들도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단 한 순간 쓰인 뒤, 주인이 뒤바뀌는 비품도 있군요. 뭐냐구요? 바로 시상식 때 쓰이는 꽃다발이죠. 이창호 9단이 시상식에서 수없이 받아들었던 꽃다발들. 시상식이 끝나면 바로 여직원들 차지가 되어버리거든요 ^^
그런 의미에서 플래카드는 다른 비품들과 달리, 마치 잘 키운 한우(韓牛)처럼, 쓰임새가 많은 물건입니다. 보시다시피 걸레로도 쓰이니까요 ^^;
한국기원에서는 며칠, 심한 경우 매일처럼 바둑대국과 행사가 번갈아 열리게 됩니다. 그런 만큼 셀 수없이 많은 플래카드들이 둘둘 말린 채, 인쇄 기름 냄새를 진동시키며 한국기원 사무국으로 배달되게 됩니다.
혹시나 싶어 이 글을 쓰기 위해 2층 대회장에 내려가 보니, 역시! 플래카드는 양실짱을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 오늘은 전국대학바둑패왕전이 열리는 날이로군요. 그런데 대회장이 썰렁 ~! 대학생 여러분들! 분발 좀 해주세욧!! -_-+
플래카드가 사무국에 도착을 하게 되면, 사용될 거사 일을 기다리며 안가에서 편히 쉬게 됩니다. 양실짱은 그곳도 가보았습니다(2층 대국장의 바로 옆에 있습니다 -_-). 과연, 그곳에는 깔끔한 모습의 삼성화재배 플래카드(이런 건 전문용어로 X배너라고 합니다만. 어흠)가 며칠 남지 않은 유성 출전을 꿈꾸며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8월 27일. 유성 삼성화재 연수원에서 제8회 삼성화재배 본선이 시작되면, 우리의 X배너 군은 대회장으로 이송되어 세계 정상의 프로들이 정면충돌하는 역사의 현장을 지키게 될 겁니다.
그러고 보면 이왕지사 플래카드가 될 운명이라면 삼성화재배 쯤은 되고 볼 일이로군요. 고작 수십 명이 대국장을 채운 대학패왕전보다는 얼마나 폼 납니까? ^^ (내년에는 많이들 나오실 거죠? -_-)
하지만 세상사가 그러하듯, 축제가 끝나면 우리의 플래카드들은 곧 바로 토사구팽의 운명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휴지처럼 둘둘 말아 쓰레기통에 버려지기엔 너무 크고, 그렇다고 분리수거도 안 되는 플래카드들은 그야말로 청소해 주시는 아주머니들의 용서할 수 없는 ‘적’이죠. 화장실 청소하시며 신경이 날카로워지신(용변 후 꼭 버튼을 누릅시다 -_-) 아주머니들. 나오셔서 복도 한 구석에 처박힌 플래카드 더미를 보시곤 한 마디 하시죠.
“아따, 워떤 놈이 여기다 또 이걸 몰래 가따 놔띠야아 ~ !!”
간밤부터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다 보니, 예의 용도폐기된 플래카드 한 장을 누군가가 깔아 놓았군요. 고마웠습니다.
계단을 올라오며 문득, 마지막 길을 가는 플레카드 걸레(플래카드 군, 미안)를 위한 또 하나의 쓸모가 떠올랐습니다.
최근 오랜 동료 한 명이 미국으로 이민을 간다며 사직서를 냈습니다. 며칠 전 이 핑계로 주당들 모여, 걱정 반은 소주에, 부러움 반을 백세주에 타(그 유명한 오십세주 -_-) 코가 삐뚤어지도록 마셔댔지요.
그 친구가 며칠 뒤면 비행기를 탄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왕 가는 사람, 마지막 가는 플래카드와 함께 송별해주어야겠습니다.
다름 아닌,
멍석말이!!
플래카드. 확실히 한우 뺨치는, 둘도 없는 놈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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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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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동네 바닥에 깔린 걸레, 주최사가 보면 열받겠지만 재활용되고있다니 그나마 다행이군요. 한국기원 청소아주머니들 그린피스회원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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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용은 개콘이 아니라 폭클(폭소클럽) 아닌감유? 요즘 개콘을 안봤더니..요즘엔 그짝으로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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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랑31 |
｜ 2003-08-22 오후 4:20: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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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서남용? 첨 들어본당. 서수남은 들어 봤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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