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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공부한 당신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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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공부한 당신 떠나라
2003-10-26 조회 12855    프린트스크랩
열심히 공부한(정말? 정말? 정말?) 당신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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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러브레터’를 본적 있는가. 그 심금을 울리는 사랑이야기.... 그런데 그 속엔 사실 몇가지 비화가 있었다.
위 세장의 사진을 보라. 실제로 어떤 포스터가 쓰였는지 구분할 수 있는가? 구분하기가 참 어려워 보이는데..... 한눈에 알아 냈다면 당신은 지독한 일본영화광!!! 감독은 이 세장의 사진을 놓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 이 세장중 어느 사진이 가장 좋으므니까?’
실제로 감독은 많은 고심끝에 가운데 있는 사진을 포스터로 사용했지만 나머지 두장의 사진을 버리기 참 아쉬웠다고 한다. ㅡ.ㅡ;;

또 하나는 세 번째 사진을보면 영화 제목이 ‘머니’로 되어 있는데 감독이 사진을 버리는게 너무 아까워서 새로운 영화를 찍으려고 위의 포스터를 만들었으나 스폰서를 못 구해서 영화를 못찍었다는 비화가 있다. ㅡ.ㅡ++(100명이 보고 1명만 믿어도 성공이얌.)

위 사진은 나와 지은이가 일본에 여행갔을때 찍은 사진이다. 우리는 작년 12월18일 정관장배를 ‘똑’ 떨어지고 서로를 위안삼아 일본여행을 갔었다. 저 사진속의 배경은 실제로 영화 러브레터의 촬영장인 ‘오타루’라는 훗카이도의 작은 마을인데 추운동네인만큼 수북히 쌓인눈이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었다.





위 사진은 영화 ‘러브레터’의 첫장면을 찍은 바로 그곳이다. 뒤로 오타루항이 보이고 겨울이면 이렇게 온통 하얗게 되버리는 이곳은 사실은 스키장이다. 이 사진의 뒤쪽에 스키장이 있는데 홍콩이나 대만사람들이 종종와서 스키를 탄다. 지은이와 난 스키는 타지 않았다. 모 얼마나 잼있다구.... 또 잽싸게 눈치를 챘는가? 그렇다. 사실은 돈이 없었다. ㅡ.ㅡ++

길치인 나와 지은이는 걸어서 약 10분되는 거리를 30분 이상 걸리면서(그 근처를 빙빙 돈다. ㅡ.ㅡ;;)하루에 12시간이상 여행을 했다. (속으로 길치라고 비웃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난 길 잘 찾는 사람보면 그리고 한번 간곳을 바로 찾아가는 사람보면 정말 신기하다.)

우리는 약10흘간 여행을 했다. 처음 동경에서 -->훗카이도로(훗카이도 내에서는 삿뽀로와 오타루 그리고 도야마(?? 맞나? )를 관광하고 다시 -->센다이를 잠시 본후 --> 동경 --> 그리고 서울. 이런 코스였다. 돈 아낀다고 야간열차로 옮겨 다니고 밥도 가장 사치스러운게 삿뽀로에서의 회전초밥. (한사람당 약 1600엔 정도 들었다.) 보통은 500~1000엔 정도. 잘때도 호텔?? 꿈도 꾸지 않았다. 유스호스텔이나 야간열차에서. 정말이지 재미도 만점에 추억도 만점 생각하면 할수록 유쾌한 여행이었다.

여행. 여행이란 과연 무엇인가.
푸른하늘 벗 삼아 맛나는 음식을 기쁨삼아 젊은이에게는 불타는 청춘의 심볼이며 그 이상되는 분들에겐 청춘을 느끼게 해주는 즐거움의 궁극적 위치에 있는 것이 바로 ‘여행’ 이 아니던가.

실제로 돈과 시간적 여유만 있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행을 즐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이 ‘여행’ 이란게 누구나가 쉽지 않은만큼 프로기사한테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규칙적이지 않은 대국일정과 토요일엔 소소회, 화요일엔 프리리그, 목요일엔 목요회, 일주일에 한번은 연구회 등등등........(정말 쉽지 않아 보이지 않은가??) 정말 쉽지 않다.

프로기사들은 솔직히 스트레스를 참 많이 받는 직업이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직업이 어디 있간디? ’ 하고 물어오면 할말 없지만 그래도 참 많이 받는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위 사진은 실제 상황의 사진이 아닌 미리 각본에 의한 연출된 사진임을 미리 밝힙니다.

그 이유는 모니모니해도 시합을 졌을때 인데 위 세장의 사진을 봐라. 성진이의 고통에 못이겨 이마를 싸매는 모습과 한승이의 뚱한 표정(잘 봐라 뚱한 표정이다. 우기면 알지?? ㅡ.ㅡ++) 그리고 마지막 져서 허탈한 미소를 짓는 내 모습. 특히 나는 절대 져서 허탈해 하는 모습이다. ㅡ.ㅡ;; 시합을 지는 날엔 그날의 기분은 물론이거니와 당분간의 컨디션도 좋지 않다.





위 사진역시 실제 상황이 아닌 각본에 의해 연출된 사진이란거 이젠 다들 아시죠??

반대로 이겼을때는?

표정관리엔 여러부류가 있겠지만 첫 번째 사진의 나처럼 환하게 웃는경우도 있고 그 옆의 영길이처럼 ‘아니 몰 당연한걸 가지고’ 라는 듯한 표정을 지을수도 있다. 또 세 번째 성진이처럼 ‘아.. 겨우 주웠어’ 라는 쑥쓰런 표정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어쨌든 시합을 이기면 모두 기분이 좋은건 사실이고 컨디션은 쭉쭉빵빵올라간다.

젊은 프로기사들은 약7살 쯤 바둑을 배운다. 평균 16~17세쯤 프로가 되고 18세부터 두각을 나타내 20세쯤 되면 그 기사의 앞날을(성적을 낼것인지 잘 못낼것인지) 대충 알 수 있다. 예전에는 나이가 들어도 성적을 잘 낼 수 있었으나 요즘은 그게 너무어렵다. 그것은 갈수록 강해지는 연구생들의 실력과 입단을 해도 뒤쫒아 오는 후배들의 추격을 감당하기가 갈수록 힘이 들어지기 때문인데 그래서 입단을 해도 늘 공부에 매여 살아야 한다.

얼마전 소소회 회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적이 있었다.

‘바둑인으로서 가장 힘든점은?’
1위 질때 22%
2위 승부의 부담감 17%
3위 돈을 많이 못 번다. 15%
등등의 의견이 나왔다.

또한 ‘어떨때 바둑두는 보람을 느끼나’ 라는 질문에서는
1위 이길때 57%
2위 잘둔다고 느낄때 17%
등등의 의견이 나왔는데 이 두 질문의 결과에서 보듯이 지고 이기는 것이 프로기사로서의 가장 큰 문제이자 고민거리이다.

한국의 약18세쯤 되는 소위 청소년이라 불리우는 이 소년소녀들은 매일 같이 지고 이기는 충격을 감당하기 위해 수련을 쌓아야 하며 이런 수련은 1,2년안에 쌓아지는 것이 아니다. 또한 실력을 갈고 닦는데 있어서는 남들보다 뒤쳐져선 안되고 원래부터의 재능도 있어야 하며 그렇지 못한 경우엔 그냥 평범한 기사로 남는 수 밖에 없다.

한판한판 승부한다는 것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 것인지 조금 이해가 되는가?
때문에 프로기사에게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는지도 굉장히 중요하다. 그리고 나는 강력추천한다. ‘여행을 떠나라’ 고...

나는 그 당시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세상엔 얼마나 많은 종류의 사람이 있는지 굉장히 아름다운 곳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아무리 험악한 세상이라 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은지 떨어져 있는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 밤하늘에 떠있는 별들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리고 이런 모든 것들을 같이 보고 느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게 얼마나 고마운지.

숨가쁜 바둑의 세계에서 한걸음 떨어져보니 세상은 넓었고 나는 너무나 작았다. 비록 여행자체가 바둑실력을 늘게 해주지는 못하겠지만 프로기사로서 한박자 정도 여유를 갖는것도 승부에 도움이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불규칙적인 일정? 일단 가고 보는거야. 소소회? 한판쯤 기권해버려!. 화요프리리그? 한번쯤 빠지지모. 목요회? 거야모.... 에이. 제껴버려!! 연구회? 벌금 내 기냥 내버려! 생각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지만 일단 가 보는거다. 귀찮은 일상을 날려버리고 한번쯤 일탈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래서 나는 말한다.


‘열심히 공부한 당신. 기냥 캭 가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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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님엄마 |  2003-10-31 오후 2:45: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사진 잘찍었네요. 나도 쫌만 젊었어두 홋카이도 가보는건데.. 근데 제가 1등인가요?  
ivam0119 |  2003-10-31 오후 2:56: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나도 여행이나 갈까???...열심히 했으니깐!  
환우대공 |  2003-10-31 오후 8:46: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지현님은 소소회에서뿐만 아니라 한국 바둑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 중 하나입니다. 이창호, 이세돌처럼 성적을 내는 기사가 물론 프로 바둑에서는 가장 중요하겠지만  
환우대공 |  2003-10-31 오후 8:47: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지현님처럼 프로기사의 삶, 애환 등을 소개하고, 아마츄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역할도 누군간 해야 하는데, 제가 보기엔 가장 적격이신 것 같습니다.  
환우대공 |  2003-10-31 오후 8:48: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예전에 유건재 사범님에 대한 글을 읽다가 어느 노선배가 유사범님에게 바둑에는 꼭 승부만 있는 건 아니라는 말에 고민을 했다고 하셨는데, 오늘 지현님의 글을 읽어보니  
환우대공 |  2003-10-31 오후 8:49: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프로기사의 냉혹함을 새삼 느끼게 되네요. 계속해서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저는 지현님의 열렬 팬입니다.  
조명인님 |  2003-11-01 오전 9:14: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정말 영화 포스터인 줄 알았다. 속긴 했어도 유쾌,상쾌~ 더욱 정진바랍니다.  
가화1 |  2003-11-02 오후 1:18: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흠..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서 감독 각본 카메라 모델까지 겸하시다뉘.. 연출 모델들도 모델료는 좀 쌌을듯...여튼 수고가 많으십니다  
ds21park |  2003-11-02 오후 1:36: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이지현3단의 소소회리포트를 다 읽어봤는데 바둑 그만두고 소설을 써 보는게 어떨는지.. 요즘 뜨고 있는 인터넷 소설을 써서 책으로도 내면 좋겠네요 정말 글 재밋게 잘쓰시네요  
핸디수담 |  2003-11-10 오후 5:49: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재미있네요- 사진 작업은 포샵으로 하셨는지? 참고로 image-curves로 들어가서 그래프를 좀 수정했으면 훨씬 더 멋졌을텐데요~  
이지현P |  2003-11-11 오전 12:32: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저 사진 만들때 처음으로 포토샵을 써본거라 잘 몰랐어요. 지금도 잘 모르는데.. 좀 알려주세요^^  
이지현P |  2003-11-11 오전 12:33: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가화님 원래 모델료가 워낙 비싸지만 감독이랑 친해서 공짜로 해준거에요..^^ 원래는 무지 비싸답니다.  
우리초원 |  2003-11-12 오후 10:36: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지현님...팔방미인??? 바둑도 잘두고 말솜씨도 좋고 글도 잘쓰고 얼굴도??? 넘 재밌게 읽고 있어요...감사..홧팅^^*  
우리풍경 |  2003-11-14 오후 10:10: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우리 아마에게 있어 프로기사는 구름속의 신선같다고나 할까요? 신선님들은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으시겠지만...의학전문기자처럼 지현님도 프로로서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선구자가 되시길  
김교리 |  2003-11-21 오전 6:45: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밑에 소설 쓰시라고 한 분들 프로기사님에게 큰 실례입니다. 에또 저는 열심히 정진해서 큰 타이톨 한톨 올까닥 드시라고 축원 드리옵니다. 나 잘 했져? 내가 나를 봐도 귀엽다.  
쎄바스챤 |  2003-11-22 오후 10:45: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세장의 포스터를두고 고민한 당신! 떠나라  
라포 |  2003-11-23 오후 1:46: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다음호는 언제나오나요? 기둘리고있어요.  
한패불청 |  2003-12-09 오후 1:10: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다른 이야기 많이 써주세요. 궁금해 죽겠사와욧!!!!!  
지금둬요 |  2004-01-13 오전 11:36: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열씨미 논 이지현 사봄, 이제 그만 놀고 소소회리포트로 돌아오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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