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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달의금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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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야스쿠니 움트는 소명 3
2022-04-26 오후 2:20 조회 370추천 8   프린트스크랩

다음날, 다시 반크의 홈페이지에 접속한 그는 운영자가 답변을 남긴 것을 보았다.

귀하가 남기신 글 잘 읽었습니다. 저희가 지향하는 바와 궤는 다르지만, 조국을 아끼는 마음은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반크는 개개인의 일에 어떠한 역할을 수행할 수 없음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만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는 저희 구성원들과 협의하였고, 저희에게 도움을 주시는 변호사님께 귀하의 취지를 설명 드렸습니다. 그 변호사님이 직접 귀하의 의중을 듣고 판단하시겠다는 의견을 주셔서 여기에 그분의 연락처를 남겨드립니다. 직접 접촉하셔서 원하시는 결과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우리 반크를 응원해주시는 마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설민은 용기백배하였다.

막연한 기대감으로 두드려본 문이 실제로 열린 셈이었다.

 

퇴근 후에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

이제 두 사람의 만남은 전혀 어색함이 없이 자연스러워졌다. 단순히 여러 번의 만남을 가졌기 때문은 아니었다. 사람들 사이에 서로의 공감대와 공동의 주제가 있다는 것은 짧은 시간 동안에도 깊은 연대감을 만들어 준다.

그는 최선미에게 그동안에 진행했던 일을 말해주고, 반크에서 보내준 변호사의 연락처를 내보였다. 그녀는 마음이 뭉클했다. 이 일을 대하는 그의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사람이 이렇게 달라 보일 수 있나 하는 마음마저 들었다. 불과 몇 주 사이에 그는 허세 가득한 회사 동료에서 믿음직한 친구로 그녀의 마음에 들어섰다.

연락을 내가 해볼까?”

어느덧 두 사람은 더 이상 서로에게 존칭을 쓰지 않고 대화를 하였다.

아니야. 내일 내가 연락을 해볼 생각이야. 오늘 이렇게 말해주는 이유는 고모님께 진행 상황을 말해드렸으면 해서야. 더불어 가족들이 이 일을 어디까지 생각하는지를 내가 알아야 변호사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 할 수 있어서.”

맞는 말이야. 내가 집에 가서 물어보고 내일 말해줄게.”

두 사람은 서로에게 존칭은 생략했지만 애써서 호칭을 생략하는 대화를 주고받았다. 서로의 사이가 모호하게 가까운 시기가 있는데 그럴 경우 누구나 겪는 애매함이 존재한다. 서로는 무의식중에 그런 과정을 겪고 있는 중이었다.

 

고모는 일찌감치 그랬지만, 최선애도 설민국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무모하리만치 도전적이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유가 동생의 환심을 사기 위함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했다. 그가 정말로 고모에 대한 존경심과 민족이라는 공동체에 대한 남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녀에게는 이런 사고방식이 무척 생경했지만, 나름대로 멋진 일이라고 인정되었다. 조카에게 설민국의 말을 전해들은 최윤경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최 선미도 말없이 고모의 생각이 정리되기를 기다렸다. 이 일은 고모의 의중이 가장 중요했다.

예상보다 긴 침묵으로 생각에 잠겼던 그녀가 말했다.

내가 죽기 전에 설군에게 좋은 일을 할 기회가 생긴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비록 결과를 장담할 수 없지만,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모두 얻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내 조카 손자와 손녀에게 정신적인 유산을 얻게 만들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고모다운 생각이네. 맞아, 우리가 비록 금전적인 손해를 입을 수도 있지만, 올바른 가치관을 교육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잖아. 나도 고모 뜻에 찬성!”

최선미는 언니의 말이 놀라웠다.

그녀에게는 오로지 현실적인 가치만 존재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 그녀가 정신적인 가치에 비중을 두었다. 자식들이 올바른 세계관을 가지도록 하고 싶은 엄마의 마음으로 그녀는 이해할 수 있었다.

좋아, 결론. 만장일치의 의견으로 비용을 감수하고라도 일을 진행한다! 땅땅땅.”

세 사람은 만족스러운 미소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 재길 변호사사무소

설민국은 사무실에 들어서기 전에 다시 한 번 생각을 정리했다.

최선미의 가족회의 결과를 듣고, 그는 반크에서 받은 연락처로 전화를 했다. 그가 소송에 대해 설명을 하자, 변호사는 반크 사이트에 올려있는 문의한 내용을 이미 보았다며, 사무실로 방문해주기를 요청했었다.

그는 손에 들려 있는 자료들을 보며 심호흡을 한 뒤에 노크를 했다.

변호사 사무실은 작고 단출했다. 그곳에는 강단 있어 보이는 남자가 앉아있었다.

손수 커피를 가지고 자리에 앉은 그는 인사를 생략하고 설민국이 가져온 서류부터 뒤적였다.

보통 비용을 협의하고 계약서를 작성하는데···’

그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서류를 넘기는 손을 멈추지 않고 변호사가 말했다.

소송은 하고 싶은데 돈은 들이고 싶지 않으신 거죠? 아니면 사정이 넉넉하지 않으시든가!”

어떻게 그걸 아셨어요?”

얼마나 고민이 많았으면 반크 홈페이지까지 찾았을까 생각해보면 답이 쉽게 나오죠.”

그는 얼굴에 미소를 띠우며 말을 이어갔다.

독립유공자이신 최윤경님과는 어떤 사이시죠?”

변호사는 그에게 대리인의 자격을 가졌는지 묻는 것이었다.

설민국은 자신이 이 일에 관여하게 된 경위를 그에게 간략하게 말했다. 그러자 그는 서류를 가지고 돌아갔다가, 최윤경 본인과 같이 사무실에 다시 들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설민국은 비용문제를 알고 싶어서 머뭇거렸다.

제가 요청 할 수수료가 궁금하시죠? 그것도 다음에 당사자가 같이 오시면 결정합시다.”

하는 수 없이 그는 사무실을 나설 수밖에 없었다.

 

최선미가 설민국의 이야기를 전달하자 가족들은 다시 고민에 빠졌다.

변호사 수수료를 예상 안한 것은 아니지만, 턱없이 금액을 크게 요구할까봐 걱정이 앞섰다.

얼마간이라도 비용을 생각 안한 것이 아니었잖아. 그리고 만약 비용을 크게 요구하면 그만두면 되고! 지레 걱정하지 말고 나와 같이 다녀오자.”

조카들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다시 말했다.

나는 네 친구도 같이 갔으면 하는데, 선미 네 생각은 어때?”

그럼 당연히 같이 가야지. 설민국씨가 이 내용은 가장 잘 아니까!”

결정이 내려지자 최선애가 또 농담을 꺼냈다.

이렇게 슬쩍 고모에게 친구를 소개하는 거야?”

언니는, 소개는 무슨!”

싫지 않은 얼굴로 대꾸하는 그녀를 보며 두 사람은 또 한 번 크게 웃었다.

 

방배동의 찻집에서 그녀 일행을 기다리는 설민국은 가슴이 진정되지 않았다.

최선미의 가족과 인사를 하게 되었다는 의미도 있었지만, 마침내 독립운동가를 직접 만난다는 설렘 때문이었다. 그에게는 마치 그분들은 영웅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어려운 시기에, 더구나 지조 있다는 지식인들마저 변절하는 암울한 시절에 무슨 용기와 사명감을 가졌기에 그렇게 자신을 위험 속에 던질 수 있었을까!

물론 독립운동을 시작한데에는 여러 가지의 사연이 있었을 것이다. 처음부터 우국충정으로 충만해서 일본 제국주의에 분기탱천한 나머지 시작된 사례는 드물었겠지만, 그 과정에서 부딪쳤을 수많은 위험과 유혹과 회유 속에서도 견뎌내며, 변절하지 않고 초심을 지켜냈음이 존경스러운 것이다.

찻집에 들어서는 그녀와 고모를 본 순간, 그는 벌떡 일어났다. 한 순간 그의 얼굴에 실망스러운 기색이 나타났다. 그녀의 고모 모습이 기대와 영 달랐다. 그는 짧은 실소를 흘렸다. 자신이 수퍼 히어로우를 기대하고 있었음이 내심 부끄러웠다. 그는 평범한 사람이 독립운동가로 살아냈기에 그것이 훨씬 더 어렵고 고귀한 것임을 이내 깨달았다.

 

자리에 다가선 그녀에게 짧은 웃음을 건네고 그는 최윤경에게 깊이 허리를 숙였다.

그의 인사가 너무나도 정중해서 최윤경은 오히려 당황스러웠다. 그녀는 손을 저의며 자리에 앉아, 그에게 자리에 앉도록 권했다.

안녕하십니까, 고모님! 저는 설민국입니다. 인사 올립니다!”

선미에게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우리를 위해 애써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더 영광스럽습니다. 최선을 다해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마치 왕이라도 알현하는 것처럼 잔뜩 긴장하고 설레 하는 설민국을 보면서 최선미는 웃으면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왜 약속장소를 여기로 했어요. 변호사사무실이 이 근처예요?”

! 변호사님이 서초동은 비용이 많이 들어서 이곳에 사무실을 냈답니다.”

그는 그녀에게가 아닌 고모님께 이곳으로 모신 이유를 설명 드렸다.

조금 시간이 있으니 차를 마시고 사무실로 이동하시면 될 듯합니다.”

세 사람은 훈훈한 마음으로 차를 음미했다.

┃꼬릿글 쓰기
머루 |  2022-04-26 오후 7:51:43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늦게나마 독립유공자 인정에 다행으로 생각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인정 받지못한 세월에 대한 셈법이 있었군요.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신인 [머루]님의 예리한 촉에 글의 전개에 무리가 있음이 포착되었군요.ㅜ
그 점 시인합니다. 정식으로 책을 낼 때 고민을 더 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영포인트 |  2022-04-27 오후 3:51:1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글 써가시며
많이 아프고 많이 외로우실 것 같은데
어떻게 아픔을 나누어 가질 수 있을까요?
힘... 내세요. 응원합니다!!
💖💖💚💖💖  
⊙신인 마치 제 곁에 있으신양, 제 마음의 동요까지 읽어내시는 선배님의 깊으신 마음에
또 한번 감동합니다!
이렇게 기운을 북돋우시니 제가 힘들다 할 수가 없지요.
부족한 저를 늘 응원하셔서 다독이시니 그 마음을 믿고 열심히 나아갑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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