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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달의금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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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야스쿠니 움트는 소명 4
2022-05-01 오전 9:18 조회 537추천 11   프린트스크랩

변호사 사무실에 들어선 최선미의 느낌도 설민국이 느꼈던 기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남루함을 가까스로 면한 최소한의 꾸밈만 유지된 사무실은, 한편으로는 자신같이 넉넉하지 않은 형편의 의뢰인들에게는 오히려 편안함을 줄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게 만들었다.

이번에도 이재길변호사는 손수 커피를 내왔다. 그제야 설민국은 사무실에 다른 직원이 없음을 알아챘다.

그런데 변호사의 태도가 지난번에 자신을 대하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복장도 세미 정장 차림이었고, 고모의 앞에 커피 잔을 내려놓는 손길도 몹시 정중한 모습임이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커피 잔도 고모에게만 특별한 잔을 사용했다.

커피 잔을 내려놓은 그는 선 채로 명함을 꺼내 두 손으로 최윤경에게 건넸다. 그녀도 당황해서 일어나 두 손으로 명함을 받으려 하였다. 그러자 그는 명함을 내밀었던 손을 다시 거두었다.

어르신! 자리에 앉아주십시오. 그래야 제가 명함을 드릴 수 있습니다.”

그녀가 마지못해 다시 자리에 앉자 그제야 그는 명함을 드렸다. 그의 그런 모습을 본 두 사람은 무엇인지 모를 뿌듯함에 마음이 푸근해졌다. 최윤경의 마음도 그랬나보다. 그녀의 얼굴에 화사한 기운이 감돌았다.

제가 어르신을 뵙고 싶어서 일부러 모시고 나오도록 저분께 요청을 드렸습니다. 불편하신 몸에도 이렇게 오시도록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변호사님께 이렇게 대접을 받아도 되는 건지 조금은 당황스럽네요!”

그녀는 고마우면서도 민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어르신은 저 뿐만이 아니고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두에게 존경과 공경을 받으셔야합니다. 우리들이 누리고 있는 이 땅위에서의 삶은 모두 어르신 같은 분들이 만들어 주신 터전에서 이루어진 것이니까요.”

이재길의 얼굴에는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는 마음이 우러나 있었다.

최윤경은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던 날의 벅찬 마음을 오늘 다시 한 번 더 느꼈다.

 

네 사람은 화기애애한 가운데 커피를 마셨다.

커피 잔을 탕비실에 두고 오는 이재길변호사의 손에 서류가 들려져 있었다. 세 사람은 약간의 긴장감을 가지고 서류를 바라보았다.

어르신 이제 소송을 진행할 계약서를 협의해야 할 시간입니다. 세 분이 서류를 찬찬히 보시고 의견을 주세요!”

그는 서류를 세 사람에게 건네고 자리로 돌아갔다.

서류를 보던 세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서로 엉켰다. 모두가 멍한 표정이 되었다. 설민국은 서류를 잘못 작성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그래서 변호사를 불렀다.

변호사님! 서류에 대해 여쭐게 있습니다.”

이재길이 세 사람에게 돌아와 자리에 앉았다.

예 말씀하세요!”

서류에 소송 계약금이 표기되지 않았어요. 빠트리신 것 같습니다.”

그는 설민국을 지그시 바라보고는 시선을 최선미에게 옮겼다. 그리고 그의 시선이 최윤경에게 향했다.

어르신! 저는 이 소송을 진행하면서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그건 변호사법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하는 수 없어서 저는 착수금 없이 성공사례금만을 총 금액의 10%로 서류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성공사례금 10%도 저는 받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의 말을 듣고, 최윤경은 지그시 눈을 감았다. 그녀의 가슴에는 뿌듯한 자부심이 피어올랐다. 그리고 고마웠다.

이윽고 눈을 뜬 그녀가 말했다.

사무실에 직원도 없이 직접 커피를 준비하시고, 가구들은 지극히 단촐 하더군요. 변호사님의 성품이 능히 짐작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변호사님의 마음을 감사히 받고, 노력하시는 만큼의 수고비는 드리고 싶습니다.”

제게 만약 수고비를 주신다면 저는 그 돈을 자선단체에 기부를 할 것입니다. 저는 차라리 그 돈을 어르신께서 마음 가시는 대로 사용해주시기를 원합니다. 물론 승소했을 경우에나 가능한 이야기들이네요! 하하하.”

이재길의 말에 세 사람은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랬다. 우선은 재판에 이기는 것이었다.

세 사람은 서로의 간곡한 마음을 확인한 뒤의 유쾌한 마음으로 사무실을 나섰다.

 

사무실을 나서며 최윤경은 생각했다.

저 변호사님도 무척 고마운 분이지만, 설민국이라는 이 사람도 나를 위해 백방으로 애를 써준 참으로 고마운 사람이다. 이 젊은이 덕에 저런 분을 만날 수 있었다.’

그녀는 걷던 걸음을 멈추었다. 그 바람에 두 사람도 걸음을 멈췄다.

, 고모. 걷기 힘들어?”

아직은 이 정도는 문제없어. 선미야, 나는 네 친구가 무척 고맙구나. 괜찮다면 내가 너희들에게 밥을 사든 선물을 사든 하고 싶은데!”

그 말을 들은 설민국이 반색했다.

! 고모님. 저도 사실은 그냥 헤어지기 섭섭했어요. 조금 이르지만 우리 저녁 먹어요. 하지만 밥은 제가 사는 걸로 해주세요.”

고모, 그러자! 밥은 누가 사면 어때. 이렇게 기분이 좋은 날에 집으로 바로 갈 수는 없지.”

최선미가 바로 맞장구를 쳤다.

그녀는 설민국이 고모를 특별하게 여겨줘서 가뜩이나 기분이 좋았는데, 변호사마저 저렇게 정중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나타내는 것을 보고, 새삼스럽게도 고모가 더욱 자랑스럽고 가슴에 자부심이 가득 생겼던 것이다.

 

세 사람은 이른 저녁을 마치고, 설민국이 고모를 집 앞까지 모셔다드려야 한다고 극구 우겨서 그녀의 집 근처까지 왔다.

그녀는 이제 두 사람이 시간을 가지도록 배려해주고 싶었다.

설군, 오늘 무척 고마웠어요. 그동안 우리를 위해 여러모로 애썼다는 말을 선미를 통해 들었고, 한번 만나고 싶었어요. 오늘 보니 무척 든든하고 마음이 선해보여서 무척 기뻐요. 우리 선미 잘 부탁해요!”

고모! 무슨 그런 말까지해.”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그녀의 표정은 웃고 있었다.

! 고모님. 저도 무척 감사합니다. 저도 꼭 뵙고 싶었습니다. 부족한 저를 좋게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런데 고모님께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다음에 뵐 때는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마치 조카사위 대하듯 해주시면 더 고맙고요!”

설민국씨, 너무 오버하고 있어요!”

최선미가 그의 등짝을 후려쳤다. 그는 아파 죽겠다고 엄살을 부리며 최윤경의 뒤로 숨었다. 그녀는 아직 더 때려줘야 한다는 듯이 설민국의 뒤를 쫒았다. 다투는 듯 놀이하는 듯 쫒고 쫒기는 두 사람을 보며 최윤경은 마음이 흐뭇하고 좋았다.

너희들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라. 나 집에 들어간다.”

, 고모 같이 가!”

너는 설군이랑 데이트 더 하고 와!”

최윤경은 말을 마치고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그는 이때다 싶어 그녀의 팔을 잡았다.

시간 괜찮으면 커피 한잔 하고 들어가요.”

그녀는 고모와 설민국을 번갈아 바라보다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카페에 앉아 오늘 있었던 일을 회상하고 있었다.

나는 오늘 만난 변호사님이 참 인상적이야.”

그랬지? 나도 어제서야 알았는데 그 변호사님이 민권변호사로 꽤 유명하시더라고. 반크에서 자문변호사로 활동하시는데 자문료를 드려도 한사코 거절하신대. 그런 분이시니 기업체에서는 사건 의뢰를 피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거의 무료로 일을 하셔서 사무실에 직원도 두지 못하고 일하시는 거 같아.”

자기의 이익만 찾아 일을 하는 세상에 그런 분이 계시다니! 오늘은 그런 분을 만나서 그런지 기분이 무척 좋고, 마음도 편안해. 민국씨 고마워!”

나도 여러모로 다행스러워. 그런데 내게 고마운 마음을 행동으로 보여줬으면 고맙겠어. 우리 서로의 호칭 이제 고민해볼 때 아닐까?”

그가 이때다 싶어 그녀에게 욕심을 부렸다.

뭘 원하는데?”

그녀가 고개를 숙인 채 말했지만, 그녀가 부끄러워하고 있음과, 그녀의 대답이 거절이 아님을 그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에 봄기운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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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궁고수 |  2022-05-01 오후 1:19:28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오래전(35년정도) 함께 근무하던 직원의 부친이 전투중 총상을 입은곳에 고관절이 괴사되
보훈병원에서 총탄제거 수술후 머물고 계실때 문병을 가서 가슴에서 우러 나오는 말로
고맙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오늘 이글이 그때의 감정을 되새기는듯 하여 기쁨니다
 
⊙신인 그 오랜 기억을 소환하실만큼 제 부족한 글에서 기쁨을 느껴주시다니,,,
영광스럽고 감사합니다.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HaceK |  2022-05-01 오후 7:29:1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살다보면 참 좋은사람과의 인연이 맺어지기도 합니다.
기왕이면 좋은 결과까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신인 제 바람도 같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예의와 범절을 갖춘 사람을 만난다는것,,,,
참으로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제 자신이 그런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해보기도 합니다.
고맙습니다!!^^
주향 |  2022-05-02 오전 8:05:3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이미 후속 글을 써 놓으셨겠지만...... 작가님의 글을 막아버리는 느낌 이라서 조심
스럽기는 한데,
소송의 끝이 잘 되진 않을 것 같다는 데에 100중 99를 걸고 싶군요
우리의 삶이 항상 그래 왔으니깐요~~~
순사놈이 해방후에는 우선하였고 독립 유공자나 그분들의 후손들이 항상 약자가 되었으
니깐요
이번 만큼은 작가님께서 반대급부를 보이시려나?
그렇담 천만 다행이고요 글쓴이 맘대로 이니깐요
좋은글 감사히 보고 있습니다
 
⊙신인 [주향]님의 바람대로 좋은 결과가 있어야만 합니다. 이미 충분하게 힘겨운 삶을
살아내신분이니까요.
여전히 부족한 아마추어를 작가라 말씀해주시는 고마우신분!!
고맙습니다💚💛💚
영포인트 |  2022-05-02 오후 9:01:3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고맙습니다. 💚💛💚
가까이 계신다면...
커피 한 잔 나누며... 세상 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
살아온 이야기 나누고 싶다는 생각, 문득 듭니다.  
⊙신인 그래주신다면 제게는 무한한 영광입니다.
선배님께 글 이야기도 여쭙고, 세상의 경륜도 듣고!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 되겠지요.
세상이 조금 잠잠해지면 꼭 기회를 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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