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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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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찾는 순간
2022-02-07 오후 12:28 조회 572추천 8   프린트스크랩

왜 지갑을 봤는지 모르겠다. 

점심을 먹고는 산책을 할 시점이었다. 일요일이었다. 

설날의 전 전 날이었다. 

그냥 습관적으로 지갑을 봤을 것이다. 

그런데 분명히 지갑 안에 오만 원 권 네 장이 있어야하는데 세장 밖에 없었다. 

순간적으로 내 안색이 변했다. “아니, 또?”


몇 번인가 오만 원 권 한 장이 사라진 적이 있었다. 

범인은 그때마다 아내로 판명이 되었다. 

협박이든 회유이든 결국은 아내가 자백을 했었다. 

아내의 버릇을 없애기 위하여 내 용돈 중에서 오만 원씩을 아내에게 용돈으로 주었는데도 이런 일은 계속 발생했다..


산책이고 뭐고 다 미루고 돈을 찾는데 집중했다. 

화가 난 마당에 산책이 문제가 아니고 내일 모레 차례 지내는 것 까지도 문제가 될 판이었다. (이것은 오버지, 그 까짓 오만 원 가지고 일을 벌이면 되겠는가?)


보물찾기를 하는 아이들처럼, 아니면 범인을 찾는 형사처럼 옷장위에 걸린 옷을 모두 다 조사했다. 

전에는 이 과정에서 거의 다 돈을 찾았었다. 

그런데 돈이 나오지가 않았다. 

주변의 가방과 돈이 나올만한 모든 곳을 뒤져보았지만 역시 허사였다.


딸애까지 나서서 옷과 가방을 다 뒤졌다. 

여기저기의 옷 주머니에서 아내가 감춰둔 귤과 과자와 땅콩 등이 나왔지만 기대했던 돈은 나오지가 않았다. 

이러면 정말로 내가 오만 원을 잃어버린 것이 사실인지도 중요했다. 

내가 착각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내 기억으로는 지갑 안에 이십만 원이 들어있든 것이 확실했다. 

수요일에 용돈 삼십만 원을 받았다. 

그리고 아내에게 오만 원을 주었으니 남은 25만원에다가 지갑에 남아있던 오만 원을 합치면 30만원, 거기에서 10만원을 따로 보관했으니 분명히 20만원이 남아있어야 했다. 

그리고 그 동안 돈을 쓴 일은 수요일에 아내와 함께 콩나물 국밥집에 가서 만 오천 원을 쓴 것 밖에 없다. 

그 때 나는 오만 원을 허물지 않고 분명히 만 원짜리와 오천 원짜리를 낸 것이 기억났다. 

그러나 내가 오만 원 짜리를 썼는지도 모를 일이다. 

기억이 확실하지는 않았다. 

나도 나이를 먹어서 내 기억을 장담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아내는 그 때 일을 기억한다면서 내가 분명히 오만 원짜리를 냈다고 말했다.


어떤 상태이든지 문제는 문제인 것이다. 

내가 최선을 다해서 찾아봤고, 그리고 딸애가(아무래도 딸애는 젊어서 눈이 밝고, 또 추리소설을 즐겨보기 때문에 나보다는 찾는 것에는 한 수 나은 것으로 내가 인정하고 있었다.) 찾았는데도 발견하지 못했으니 이제는 어떤 것이 진실이냐가 더욱 큰 문제가 되었다. 

과연 내가 잃어버린 것이냐? 아니면 착각하는 것이냐?


집안을 모두 다 찾아본 다음에 딸애와 내가 내린 결론은 그냥 포기하자는 거였다. 

심지어는 아내에게 만약 오만 원을 찾게 되면 그걸로 맛있는 것을 사주겠다며 아내에게도 찾게 했지 만 아내도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못 찾겠다고 손을 들은 마당이었다. 

아내가 숨기고도 시치미를 떼는 것인지, 아니면 자기도 어디다 감춘 곳을 기억하지 못하는지, 아니면 진짜 아내는 결백하고 내가 착각을 한 것인지 세 가지 중의 한 가지 상황인 것이었다.


동네를 한 바퀴 산책하고는 집에 돌아왔다. 

나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다시 여기저기를 뒤져 보았다. 

꼭 어려운 수학문제를 푸는 것 같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풀리지 않으면 일단은 포기한다. 

그러다가 여력이 생기면 다시 문제에 도전하는 것이다. 

오후 내내 이 곳 저곳을 찾아봤지만 수확은 없었다. 

그러면서 처음의 답답한 마음은 어느 정도 풀리었다. 

바둑을 지게 되면 당장은 엄청난 괴로움에 마음이 어쩔 줄을 모르게 된다. 

실망과 후회와 자책과 괴로움. 그러나 시간이 지나게 되면 그 심란한 마음에서 어느 정도는 해방이 된다. 

마찬가지였다. 괴로움은 들지 않았다. 

그러나 진실에 대한 여망은 풀리지가 않았다. 과연 어떤 것이 진실일까?

나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에잇 포기했다. 씨.”

딸애가 내가 혼잣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예, 포기 잘 하셨어요. 그런데 왜 씨가 들어가요?”

정말 그랬다. 포기는 했지만 뭔지 모를 아쉬움이 넘쳐났다.


설 전날에 아들네가 찾아왔다. 

즐겁게 하루를 보내었다. 

그리고 설날에 차례도 잘 지냈다. 

내가 쓴 글에서 부모님께 떼를 쓴다고 했지만 사실 제사 지낼 때는 숨쉬기도 어려운 긴장의 연속이다. 

신들 앞에서는 경건한 마음을 계속 품고 있어야하는데 어디 떼를 쓰느니 하는 발칙한 마음을 품게 되겠는가?


제사를 지내고 난 다음에 평소에는 낮잠을 자지 않는 딸애가 오후 늦게까지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제사준비의 긴장이 심했나 보다.


설날이 지나고 그 다음날에도 별다른 일 없이 하루가 지나갔다. 

그리고 오늘 날이 밝았다. 

오늘은 아내와 딸이 정기 모임에 가는 날이다. 나에게는 자유가 주어진 해방의 날이다.


아내와 딸애가 나가고 난 다음에 나는 점심을 먹으러 나가기 위하여 옷을 갈아입었다. 

 옷을 입기 전에 뭔가가 마음을 스쳤다. 

눈앞에 보이는 작은 가방을 뒤져보았다. 

모두 뒤져보았지만 돈은 나오지 않았다. 

사실 이 가방은 전에도 한번 검사 해보았던 것이다. 

그런데 가방 뒤에 있는 원피스가 눈에 들어왔다. 

이 원피스는 주머니가 없기 때문에 전에 조사해보지 않은 것이다. 

혹시 주머니가 있는지 보았지만 역시 주머니는 없었다. 

그런데 원피스에 웬 홈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주머니는 아니지만 옷에 터 진 자욱이 보였다. 

혹시나 하고 손을 넣어보았다. 

아! 월척의 손맛이 바로 이런 것인가? 

손에 잡히는 감각이 분명히 돈이었다. 꺼내보니 오만 원 권이었다. 

진실이 밝혀진 것이었다.


이런 사소한 밝힘에도 이렇게 기분이 좋은데 불완전성 정리를 증명한 괴델이나 연속체 가설을 증명한 코헨은 얼마나 가슴이 뛰었겠는가?


어느 누군가도 이런 희열을 얻기 위하여 골드바흐의 추측이나 리만가설을 해결하려고 밤 잠을 설칠 것이겠지.


점심을 먹고 나오는 주변에 햇빛이 찬란했다. 

바로 내일이 입춘이다. 

유행가 가사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꽃피는 봄이 오면 내 곁으로 온다고 말했지 노래하는 제비처럼.’ 

┃꼬릿글 쓰기
예뜨랑 |  2022-02-07 오후 2:19:0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결국은 찾으셨군요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을...  
킹포석짱 |  2022-02-07 오후 3:45:5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  
⊙신인 |  2022-02-07 오후 7:42:1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콩나물 국밥집에서 계산을 잘못 하셨구나 하고 읽었는데,,,,
다행히 찾으셨군요!
오만원의 행복이 햇빛마저 찬란하게 하리니!^^  
一圓 |  2022-02-08 오후 1:13:4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늘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알지 못하는 내면의 내 마음이
현미경 아래에서 보여진 것 같은 섬세한 글입니다.
일본인들 정원에 있는 오래된 소나무 분재 한 그루를 본 것 같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삼나무길 |  2022-02-09 오전 6:44:3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  
gosgo |  2022-02-12 오후 1:17:0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댓글 - 오늘 이 글 읽었슴다

나름 괜찮은 것도 같은데...
저두 치매가 가까이 있어서

단기 기억력 상실이 있네요

마자막 줄에 보니까
오랜 만에 듣는 이름이 있네요

골드 바하의 추측 리만 가설
한 때 저두 심취했었고 지금도 헤매곤 있지만...

무슨 말 하려 했는가를 잃었네.
아 ~~~

추리소설 보다 훨씬 추리적 인정합니다.
 
gosgo |  2022-02-12 오후 1:19:5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이글은 제 글

알콜이 가슴을 지나 갈 때
록컨~롤이 나를 깨운다

미국적 창조의 최고는 역시 록~컨~롤

아 밤은 아직도 먼 데 제사지낸 음복주에 취해서
하루를 지내는.....

이것도 아니네

그냥 술이나 마시렵니다.

차진 배 중 물

술을 마시면 내 세상이고
술이 깨면 지 세상이니

~~~~ 허
 
gosgo |  2022-02-12 오후 1:21:4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술이 어떻게 오냐면
음복 주 한 잔 마시면

마치 미끄런 록컨롤 처럼

벤츠 바퀴 미끄러지 듯이 다가 오니

한 잔 술에 취해 기원으로 갑니다.  
gosgo |  2022-02-12 오후 1:23:3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제사 왜 근혜의 궁전에 집착하고
푸틴의 러시아에 집착하는 지는...

저두 마이 뜨고 싶었나 보다로 자책하고 있슴다  
gosgo |  2022-02-12 오후 1:24:5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제사 아니고 제가 아니고요

손바닥 하나를 뒤집으니
그대요
손바닥 하나를 뒤지ㅣㅣㅣㅣㅣㅣ  
gosgo |  2022-02-12 오후 1:38:3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리만
안양 지방 경찰청에 소환되다

짜베 형사가 묻는다

이거 잘못 된 거 아이요?

리만이 대답한다

제가 세 번 연속 일등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이게 수학적 모순이 있다고는 생가지 않습니다

난수행렬은 단 한 번도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짜베형사 차진 배 중 물  
gosgo |  2022-02-12 오후 1:41:0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짜베가 말한다
김 경사 여기 보드카 한 잔 만 가져 와라  
gosgo |  2022-02-12 오후 1:41:5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여경 김이 답한다

액슬루트? 올 스니마프?  
gosgo |  2022-02-12 오후 1:42:2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짜베가 답한다

나 말구 이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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