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모처럼 가족들과 산행을 했었습니다.
며칠전 오랫동안 갖고 싶었던 디카를 구매한지라 구형 디카를 놔두고
새 디카로 사진을 찍을 겸해서였습니다.
산에서 사진을 100여장 넘게 찍고 동영상도 찍어 보았구요.
저녁엔 식구들 모두 즐기는 *봉리 순대랑 소주 한병을 비우고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집에 와서는 카메라를 TV에 연결하여 아이들과 재미있게 보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휴일 오후의 그저 그런 저희 집 풍경입니다.
그런데 저녁 취침시간이 되자 아들녀석이 산행이 무리였던지
"엄마 열이 날것 같아" 라고 말하더군요.
그러더니 곧장 침대로 가 잠에 곯아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자는 녀석의 이마도 짚어 보고 했습니다만 별다른 징후가 보이질 않고 저도 술이 취해 오는지라 그냥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깨어 보니 아이 머리에는 물수건이 올려져있고 집사람은 애 머리맡에 앉아 있는 게 아닙니까
"어~ 밤에 애 열났었어?"
저의 잠에 취한 말에 와이프는 새벽 2시반부터 애가 열이 올라 거의 한잠도 자질 못했다더군요.
"아니 그 시간에 어떻게 애가 열이 나는 걸 알았지?" 저의 의아스럽다는 물음에 와이프는 답변하더군요.
"애가 몸이 아플라치면 무언가 예감이 와.
그래서 애가 다른 방에서 잠을 자도 느낌이 이상해서 가보면 영락없이 열이 펄펄나곤 하더라구"
아! 이제 우리 와이프도 정말 엄마가 되어가나 봅니다.
제가 객지생활을 하다 연락도 없이 몇 달 만에 집엘 가보면 집 반찬이 진수성찬임에 놀란적이 여러번 있었습니다.
"아니 엄니 오늘 무슨 날이유?" 제 물음에 어머님은 말씀하셨죠.
"네가 올 줄 알고 음식장만을 좀 했단다."
"아니 제가 연락도 안했는데 어떻게 제가 올 줄 아셨어요?"
"네가 오는 날은 그 전날 꿈에 꼭 널 본단다"
한 30년 후 쯤 아들녀석은 새벽이면 열나는 제 머리에 물수건을 올려 주곤 했던 와이프의 모습을 그리워 할겝니다.
아들녀석의 병간호를 하는 와이프를 보고 어머님을 떠올리는 저
저 역시 뵐 수만 있다면 연락도 않고 집에 들른 제게 항상 맛난 음식을 차려 주시던 어머님을 무척이나 뵙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