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사초롱 ’ ‘ 백악관 ’ ‘ 영스탠드바 ’
이것은 현장 주변에 널려있던 발바닥 비비는곳(카바레)과 술집 이름들이다.
현장, 그곳은 가설재와 철근 그리고 진흙바닥과 시멘트 가루가 날리는 ,,
한마디로 노가다이지만 그속엔
일과 정열 땀냄새와 인간미가 풍기는 곳이기도 하다.
간혹 거칠은 말투와 욕설이 오가고 허술한 옷차림과 흙묻은 작업화를 신었지만
그들의 노력으로 우린 산뜻한 사무실에서 커피를 마시고
따스한 온돌방에서 잠들 수 있다.
뭔가 거칠은 느낌을 지울순 없지만
레미콘 차가 붕붕거리고 망치 소리가 들리는 그곳은 이쪽에 종사하는
이들에겐 고향처럼 포근한 곳이기도 하다. ( 넘 감상적으로 쓴건 아닌지 ,, ! )
하루 일과가 끝나면 늘 그렇던대로 걸치러 간다.
생맥주 한잔을 들고 있으면,, 오래전 현장의 김대리가 생각난다.
이것은 설비담당 이었던 김대리의 이야기 이다.
“ 이과장님 제 소원 한가지 들어 주실래요 ”
어느날 김대리가 내게로와 불쑥 던진 말이다.
“ 뭔 데 ,, ”
“ 예 , 저기 저와 고스톱을 한 3일만 쳐 주실래요 ? ”
“ 음, 그래 치자 ! ”
그는 발령 받은지 얼마 않됬지만 노가다에선 그 패기가 맘에 들었다.
우린 지체 없이 함바 식당으로 갔다.
주인 방을 점령하고서 총무를 부르고 식당주인까지 합세하여 우린 고스톱을 쳤다.
그때는 우기철이기에 누가 별로 찾을 일도 없고 소장님이 찾아도
적당히 반은 무시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쳤다.
그렇게 3일간을 꼼짝않고 쳤다.
약속한 3일 지나자 김대리는 “ 이젠 됬습니다 ” 하고
그 다음부터는 한번도 고스톱 치자는 얘기를 안했다.
어느날 저녁 현장직원 전체가 회식으로 술집에 갔다.
스탠드바에 들어서자 김대리가 무대쪽으로 달려갔다.
무대 한켠에 탁자 위에서 비키니 차림으로 춤을추던 종업원 아가씨를
덥썩 안아 버렸다. “ 으~ 악 ”
갑자기 비명소리가 들리고 웨이터와 종업원들이 달려왔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지만 그들에게 김대리가 얻어맞는게 아닌가 !
우린 누가 뭐라 할것도 없이 튀어 나갔다.
웨이터 들과 노가다들의 난투극이 한참 벌어졌다.
탁자와 유리가 깨지고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고 누가 신고했는지 경찰까지
오고나서 수습이 되었다. 헌데 싸움도중
저들의 숫자가 자꾸 늘어나 (아마 조폭들에게 연락이 된듯) 큰일날 뻔 했다.
그 다음날 현장은 평소와 다름없이 잘 돌아 갔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
오히려 그 술집에서 연락이 와 자기들이 미안하다고 다친사람 안부를 물으며
언제 다시 찾아주면 잘 대접하겠다고 꼭 오시라는 부탁까지 했다.
현장은 모든 것이 은폐되고 포용되고 감싸지고 있었다.
김대리의 특이하고 돌출적 행동은 그 일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그가 자란 환경이나 성격은 잘 변하지 않은 것 같았다.
그와 같이 있으면 분명 무슨 일이 터진다. 시한폭탄 같이 ,,
하지만 그 반면에 개성이 있고 재미도 있다.
( 광주 어느초등학교에서 오줌 쌋다고 서너시간 동안 벌을 주었다는 기사 ,,
를 보며 마음 속에서 뭔가가 치솟아 올라왓다 ,, ㅠㅠ )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어 볼 수 있다면 ,, 이세상 사람들은 어느 누구도
존재할 의미가 있는게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