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 서울 서머셋 팔레스 호텔에서 제20회 후지쯔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8강전이 벌어진다. 1998년 이창호 9단의 우승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정상을 빼앗기지 않았던 한국은 대회 10연패의 금자탑을 쌓기 위해 이창호-최철한-박영훈 9단이 출사표를 던지게 된다.
한국은 지난대회 선수권자인 박정상 9단과 후지쯔배 3회 우승에 빛나는 이세돌 9단이 아쉽게 중도하차 했으나 한국랭킹 1위 이창호 9단과 3위 최철한, 4위 박영훈 9단이 가뿐히 8강에 올라 우승 전망을 밝히고 있다.
중국은 기존의 강자들인 구리, 창하오 9단, 콩지에 7단이 16강전에서 일찌감치 탈락한 대신 지난대회 준우승자 저우허양 9단을 비롯해 왕시 9단, 후야오위 8단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세 명의 주자 모두 세계대회 결승까지 오른 적이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치고 나갈 수 있는 폭발력을 지녔다. 한국 선수들에겐 가장 껄끄러운 상대들이다.
주최국 일본은 장쉬 9단과 요다노리모토 9단이 살아남았다. 장쉬 9단은 16강전에서 이세돌 9단을 물리치며 도요타덴소배 결승전 패배를 설욕했고 열도의 자존심 요다 9단은 중국랭킹 1위 구리 9단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여 완승을 얻어내 녹슬지 않은 실력을 자랑했다. 아직까지 후지쯔배 정상에 한 번도 올라보지 못한 두 기사가 끝간 데 없이 무너지고 있는 일본의 자존심을 다시 한 번 추켜세울 수 있을지도 흥미로운 볼거리다. 일본은 1997년 고바야시 고이치 9단의 우승 이후 후지쯔배와 인연이 닿고 있질 않다.
이창호-최철한은 유리, 박영훈은 불리?
이창호 9단은 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준우승을 차지하며 중국랭킹 3위까지 주가가 폭등한 후야오위 8단과 맞붙는다. 지난 LG배 8강전에서 후야오위 8단에게 발목을 잡혔던 이창호 9단이 7개월 만에 다시 만난 후야오위 8단을 상대로 설욕전을 펼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창호 9단은 앞선 16강전에서 엄청난 파괴력을 앞세워 창하오 9단을 105수만에 셧아웃 시킨 바 있다. 삼성화재배 결승전 패배를 그대로 되갚아준 통쾌한 승리였다.
최철한 9단은 장쉬 9단과 만난다. 재미있게도 두 기사는 2005년도 후지쯔배에서 첫 대결을 펼친 이후 같은 대회에서만 3년 연속 만나게 됐다. 상대전적은 최철한 9단이 2승 1패로 한 발 앞서있으며 두 번의 승리가 모두 후지쯔배에서 얻어낸 전과다. 최철한 9단과 장쉬 9단의 기풍이 실전적이며 전투를 선호하는 기풍이라 이번 후지쯔배 8강전에서 가장 재미있는 바둑으로 손꼽히고 있다.
박영훈 9단은 저우허양 9단과 대결한다. 박영훈 9단은 지금까지 저우허양 9단과 세 차례 만나 아직까지 판 맛을 못보고 있다. 후지쯔배에서도 지난 대회 8강전에서 만나 아쉽게 석패한 바 있다. 그동안의 성적만을 놓고 봤을 땐 저우허양의 우세가 조심스레 점쳐지지만 저우허양 9단이 국내에서 그다지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승부는 50대 50으로 예견된다. 사이버오로 베팅동에서는 두 기사의 배당률이 모두 1.9배를 보여 바둑팬들 역시 어려운 승부가 될 것을 점치고 있다.
사이버오로는 6월 2일 오전10시부터 후지쯔배 8강전 전 대국을 생중계 할 예정이며 최철한 9단과 장쉬 9단의 대결을 '승률랭킹 1위' 목진석 9단의 명쾌한 해설로 바둑팬들의 안방을 찾아간다.
제20회 후지쯔배는 요미우리신문, (재)일본기원에서 주최하고 후지쯔㈜와 일본항공에서 후원한다. 우승상금은 1500만엔(한화 약1억2천만원), 준우승 상금 500만엔이며 제한시간은 각 3시간 1분 초읽기 10회이다.
▒ 제20회 후지쯔배 본선3회전(8강전) 대진
(2007년 6월 2일, 서울 서머셋 팔레스 호텔)
- 이창호 9단(한국) VS 후야오위 8단(중국)
- 최철한 9단(한국) VS 장쉬 9단(일본)
- 박영훈 9단(한국) VS 저우허양 9단(중국)
- 요다노리모토 9단(일본) VS 왕시9단(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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