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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추지 마라! 역습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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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추지 마라! 역습이 기다리고 있다!
| 김상우 2008-07-07 오후 01:01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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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이창호 9단과 대결할 수 있어 무척 기쁘다. 이기고 지는 것은 둘째 문제다.”
후지쯔배 준결승전이 벌어지기 전 류싱 7단이 중국기자와 갖은 인터뷰 내용이다. 2008년 세계대회 성적 5승 무패가 말해주듯 그의 똘똘 뭉친 자신감은 이창호 9단을 상대로도 자기 자신의 바둑을 두게 만들었다.
그러나 초일류의 조건이 자신감 하나만으로 충족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는 경험이란 덕목이 쉽게 얻을 수 있는 무기가 아니란 걸 역사의 흐름 속에서 숱하게 봐왔다.
유리할 때 검을 빼들지 못하고 주춤거렸던 류싱 7단은 결국 이창호 9단의 반격에 쉽게 쓰러져버렸다. 경험이 준 노련함으로 류싱 7단의 패기를 두 동강 내버린 이창호 9단의 승부호흡을 감상해보자.
제21회 후지쯔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준결승전
○이창호 9단 (한국)
●류싱 7단 (중국)
장소: 도쿄 일본기원
날짜: 2008년 7월 5일
결과: 248수 백불계승
장면1 (때 이르게 날아든 이창호의 승부수!)
예전의 이창호 9단이라면 A자리를 차지하고 난 다음 흑의 응수를 천천히 관망했을 것이다. 국면의 흐름도 백이 불리하지 않다. 그러나 이창호 9단이 선택한 다음 한 수는 우변 흑진을 깊숙이 파고든 백1이었다.
백1의 침투는 어땠을까? 선악을 판별하기 어려운 백1은 이창호 9단만의 승부호흡이었을까?
실전진행1 (공격은 좋았지만)
우변 침투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류싱 7단은 장고에 장고를 거듭한다. '이건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수야?' 라고 쾌재를 부르는 듯 류싱 7단의 공격은 굉장히 날카로웠다. 성동격서의 표본이라 할 만한 교과서적인 공격법에 우상귀 백 한 점이 떨어져 나간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흑9로 백 한 점을 삼킨 것은 타이밍이 빨랐다.
참고도1 (흑1의 효과)
흑1의 붙임에 백이 곧바로 응수할 순 없다. 백2로 응수해 준다면 흑3으로 중앙을 씌워가는 수가 통렬해진다. 흑의 자랑은 백4의 상투적 맥점이 흑1의 붙임 탓에 별다른 효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라면 애초 우변을 침투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
참고도2 (당하는 곳이 많다)
백1로 달아나고 것은 어떨까?
달아나는 것은 흑2 한 방이 쓰라리다. 백3으로 굴복해 준다면 이하 흑4로 꼬부리는 수가 굉장히 두터운 자리로 변신한다. 중앙은 중앙대로 못 살아있고 상변에서도 많이 당한 모양이라 이 그림은 수읽기의 범주에서 빼버려야겠다.
참고도3 (백의 응수를 물어보면서)
실전과 같이 흑2의 수에 백3으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면 흑6, 8이 백의 숨통을 콱콱 조이는 공격이었을 것이다. 백의 응수를 물어보면서 나중에 A와 B를 맞보기로 선택했다면 백은 실전보다 훨씬 괴로움이 가중된다.
실전진행2 (버팀, 그리고 이어진 역습!)
이창호 9단은 우변 백대마를 돌보지 않고 백1로 버텼다. 백1은 실리도 실리거니와 하변 백말의 안위를 돌보는 근거의 요충지다. 우상귀를 빼앗긴 마당에 백1까지 빼앗긴다면 앉아서 지겠다는 꼴이라 백1의 수는 어쩌면 당연한 한 수리라. 흑4로 두텁게 이었을 때 연이어 터진 백5, 7, 9가 이 바둑을 승리로 이끄는 원동력으로 이창호 9단의 진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평범의 묘수였다.
참고도4 (끊을 수 없다)
흑1로 끼워 절단하는 수는 없다. 끊었다가는 이하 백12까지 되레 흑말이 거꾸로 잡힌다. 흑 모양이 보기보단 튼튼하지 못하다.
장면2 (칼을 뽑았으나)
이어지는 장면도다. 흑1로 뻗은 것은 참고도4의 끼우는 수를 보면서 중앙 모양에 힘을 실어주자는 의미다. 백2로 뻗어 안에서 살자고 했을 때 류싱 7단은 흑3으로 칼을 뽑았다.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였을까? 막대한 손해를 각오한 흑3의 치중수는 과연 정답이었을까, 오답이었을까?
실전진행3 (손해 막심)
백1로 껴붙인 수가 타개의 맥점이었다. 흑2의 굴복은 어쩔 수 없었지만 백3으로 넘었을 때 귀를 지킨 흑4가 큰 방향착오였다. 내친걸음이라 보고 흑6까지 뻗었지만 백7로 약점을 지키니 도저히 잡힐 말이 아니었다. 흑6으로 백대마를 잡자고 한 손해가 엄청나게 커서 흑이 백대마를 잡지 못한다면 우변에서만 10집 넘게 손해를 본 모습이다. 여기서 승패가 갈렸다 봐도 과언이 아니겠다.
참고도5 (백 곤란)
백대마 공격에 사활을 걸자고 했으면 흑은 최강의 수단은 찾아냈어야 했다. 귀를 포기하고 흑4로 끊는 수가 최강의 대응으로 백5로 귀에서 살자는 것은 흑10의 매서운 치중수가 날아든다. 이 진행은 백대마가 위험해진다.
참고도6 (선수 1집은 내지만)
참고도5는 흑의 독수에 걸려드는 꼴이라 백은 5로 뛰는 것이 최선이겠다. 귀를 부수면서 선수로 1집을 냈지만 나머지 1집은 아직까지 불투명한 모습이다. 이 그림이 실전진행보다 유력했던 것은 흑4로 백△를 안으면서 A의 자리의 가치가 적어졌다는 결정적인 이유가 있었다. 이랬으면 백대마 타개가 더 어려웠을 것이다.
참고도7 (역습이 있다)
앞서 백△로 밀어올린 수가 호착인 이유는 백A로 끊어 잡히는 수가 없어지면 백1의 두점머리가 굉장히 강력해진다. 백1에 흑이 손 뺐다간 3부터 7까지 날카로운 반격이 대기하고 있어 흑대마 전체가 사활을 걱정해야 할 판국이다. 백△는 우변 백대마 타개에 간접적인 힘을 실어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묘수였다.
참고도8 (고약한 뒷맛)
귀는 뒷맛이 고약해 온전한 집이 아니다. 이런 뒷맛까지 고려했다면 실전진행은 류싱 7단의 확실한 판단미스라 봐도 무방하겠다.
장면3 (살기만 하면 이긴다)
마지막 부근에 가서 이창호 9단의 과격한 수가 등장해 팬들의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한 장면을 보너스로 소개한다. 백대마 공격이 물 건너가면서 백 승리가 결정적인데 류싱 7단이 끝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흑18로 두었을 때 백은 쉽게 연결만 했으면 그만이었다. 어떻게 연결하는 것이 최선이었을까?
참고도9 (잡는 수는 없다)
백1로 연결하는 것이 가장 쉬운 길로 이랬으면 더 이상 변화의 여지가 없었다. 무식하게 잡으러 오는 것은 보는 바와 같이 파국의 길만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실전진행4 (손해를 자초하다)
실전은 상당히 과격한 수가 등장했다. 팻감이 많다 보고 백7, 9로 패를 걸어 삶을 꾀했지만 어려운 길로 갈 필요가 전혀 없었다. 이 패는 중앙 방면에 백의 팻감이 많아 흑이 버틸 수 없어 백13까지 교환됐는데 이 장면까지만 놓고 본다면 백이 꽤 큰 손해를 자초하면서 삶을 구한 모습이다. 다행스럽게도 이 정도의 손해가지고 승부의 물꼬를 돌리기엔 이미 때가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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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면 |
｜ 2008-07-09 오후 3:37:00 [동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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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9에서 흑4를 생략하고 5로늘면 백대마가 살길이 없을듯한데 이해가안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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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eech |
｜ 2008-07-08 오후 10:22: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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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9단의 명국을 요약 정리 해주었네요. 결승에서 이겼다면 더욱 좋았을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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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둥글레차 |
｜ 2008-07-07 오후 1:35: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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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용비어천가인가 낯뜨겁네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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