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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제도를 랭킹 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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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제도를 랭킹 매기자!
통계적 랭킹과 보너스 랭킹 제도의 비교
| 배태일 2015-03-03 오후 06:06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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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렇게 웃을 수 있게 될 때까지... |
통계적 랭킹제도가 2009년 1월부터 한국기원의 공식 랭킹제도로 채택되어 운용되고 있다. 그러나 과거의 랭킹제도-타이틀 보유자에게 보너스를 주는 시스템에 익숙한 사람들이 불만을 표시할 때가 종종 있다. 이러한 불만이 고조될 때마다, 중요한 대국이 벌어졌고, 결과는 통계적 랭킹제도의 상위랭커가 보너스 랭킹제도의 상위자를 번번이 꺾어주었다. (통계적 의미에서 이처럼 적은 데이터를 가지고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나름 재미있는 결과이고 맞비교할만한 데이터로서 의미가 있기에 몇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강동윤과 박정환의 경우
통계적 랭킹제도가 처음 실시되던 2009년 5월에 강동윤이 이창호를 제치고 랭킹2위에 오르자 많은 사람이 어떻게 강동윤이 이창호보다 랭킹이 높을 수 있느냐고 불평하였다. 이창호의 혁혁한 업적에 비하면 강동윤의 업적은 비교할 수 없이 초라하다는 사실을 내세웠다. 그러나 그 해 8월 후지쓰배 결승에서 강동윤이 이창호를 물리치고 우승했고, 통계적 랭킹에서 강동윤이 2위에 오른 것이 근거 없는 것이 아님을 증명했다.
2010년에 박정환의 랭킹이 갑자기 오르기 시작하자 이때도 말이 나왔다. 국제대회의 성적이 그닥 좋지 않은 박정환의 랭킹이 너무 높다는 불평이었다. 그 해 7월에 한중 통합천원전에서 천야오예에게 첫판을 지자 “그것 봐라. 박정환은 천야오예에게 4연패를 당했는데 또 졌으니 결과는 보나마나다”라는 식의 표현을 하면서, 이를 거품이 낀 박정환의 랭킹을 증거하는 사례인 양 말했다. 그러나 결과는 박정환이 2, 3국을 내리 이겨서 통합천원전에서 우승했다. 게다가 그 해 12월에는 아시안게임의 남자단체전과 페어전에서 무패의 성적으로 2개의 금메달을 획득하였다. 이 공로로 박정환은 9단으로 승단했고 병역면제의 특혜를 받게 되었다.
작년에 박정환은 삼성화재배 4강전에서 탕웨이싱에게 졌는데 결승에서 김지석이 탕웨이싱을 이기고 우승하자 이번에도 영락없이 “김지석이 박정환대신 세계랭킹 1위가 되어야 마땅하다”는 주장이 대두되었다. 그러면서 박정환의 실력을 폄하하는 댓글들이 난무하였다. 그러나 그 후에 진행된 국수전 도전자결정전에서 박정환은 김지석을 2승1패로 물리치고 도전자가 되었고, 조한승 국수를 물리치고 국수 타이틀을 획득했다. 또한 ‘건곤일척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LG배 결승전에서 또 한번 2승1패로 김지석을 눌렀다.
이처럼 중요한 고비에서 펼쳐진 중요한 대국마다 나온 결과는, 통계적 랭킹제도의 랭킹순위가 옳았다는 것을 증명해 주었다. 그러나 이런 것은 일화적 예에 불과하다. 더욱 체계적인 조사를 통해서 통계적 랭킹제도가 보너스 랭킹제도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함으로써 통계적 랭킹제도에 대한 비생산적인 논쟁을 불식시키기 위해서 이 글을 쓴다.
통계적 랭킹제도의 대안으로 가끔 제시되는 보너스 랭킹제도와 비교함으로써 통계적 랭킹제도가 훨씬 우월하고 보너스 랭킹제도는 이에 비해 비합리적인 것임을 보이고자 한다.
▲ 세계타이틀을 보유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4강이나 결승전 같이 중요한 일전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실망감을 앞세워 일부 팬들은 박정환 9단을 '국내용 기사'로 몰아붙였으며, 세계랭킹 1위로 인정하려 들지도 않았다. 모든 대국의 성적을 토대로 랭킹을 매기는 통계적 랭킹제와 달리 타이틀 보유에 따라 가산점을 얹어 순위를 정하는 보너스 랭킹제를 더 합리적이라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의 체감으로는 LG배를 획득하기 전까지 박정환은 진정한 일인자가 아니었다. 과연 그런가?
보너스 랭킹제도와의 비교
통계적 세계바둑 랭킹의 대안으로 자주 언급되는 것이 보너스 랭킹제도이다. 각종 기전에서 어느 단계까지 진입했는가에 따라서 보너스 점수를 주어서 그런 점수를 합산하여 랭킹을 매기는 것이다. 통계적 랭킹제도가 도입되기 전에 오래 사용해 왔으므로 많이 익숙해 있고, 이것이 더 정확한 랭킹이라는 견해를 아직도 가지고 있다.
한국인 중에는 이런 보너스 랭킹제도로 랭킹을 수시로 발표하는 사람이 더는 없다. 그러나 중국의 바둑평론가인 쉬지린(西子林)이 보너스 랭킹제도를 사용해서 랭킹을 발표하고 있는데, 지난 1월8일에 발표한 것을 춘란배 준결승까지의 기록과 LG배 결승전 결과를 포함하여 수정해 <표1>에 실었다. 춘란배의 결승이 끝나면 저우루이양과 구리 중의 승자가 6점을 더 얻게 된다.
○● 쉬지린 랭킹 관련페이지 ☜ 클릭
▲ <표1> 2014/15년 국제기전 누적점수 랭킹 [쉬지린(西子林) 작성; 2015/01/08]
(LG배 결승전과 춘란배 준결승까지의 결과를 포함해서 2015년 2월 수정)
이 표에 따르면 60명의 기사들이 0.2점 이상을 받았는데, 이들 외 나머지 모든 기사들이 0점이다. 이창호, 원성진, 백홍석, 한상훈, 홍성지, 윤준상, 조훈현, 서봉수, 유창혁, 이들이 다 0점짜리들이다! 그뿐 아니라 중국의 강자인 쿵제, 저우허시, 창하오, 저우허양, 퉁멍청도 0점짜리들이다. 이처럼 보너스 랭킹제도는 세계기전 본선에 올라가지 못한 기사들을 몽땅 0점으로 취급하기에 변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랭킹제도이다.
▲ [그림1] 통계적 랭킹 순위와 쉬지린의 보너스 제도 랭킹 순위의 상관관계
[그림1]은 <표1>에 보인 쉬지린의 순위와 필자가 계산해서 발표하는 통계적 세계랭킹의 1월 랭킹의 상관관계를 그린 것이다. 이 둘 간에 상관관계가 매우 낮은 것을 볼 수 있다. 통계적 세계랭킹이 180위 이하인 기사들이 ‘쉬지린 랭킹’에서 22위이거나 더 높은 경우가 다섯이나 된다. 이처럼 랭킹 순위가 서로 크게 상충되므로 이 두 랭킹제도가 다 좋을 수 없다. 그러므로 어느 제도가 기사들의 실력을 더 잘 측정하는가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 2012/13년 시즌의 ‘쉬지린 랭킹’과 ‘통계적 세계랭킹제도’에서 랭킹 상위자들이 그 후 실제로 어떤 전적을 거두었는가를 조사해 보고자 한다.
<표2>에 쉬지린 랭킹과 통계적 랭킹의 점수와 순위가 기록되었다. 쉬지린의 랭킹이 2014년 2월28일에 작성되었으므로 같은 시점에 계산된 2014년 3월의 세계랭킹 점수와 순위를 <표2>에 적었다. 통계적 랭킹은 100위까지 전부 적었고, 쉬지린의 랭킹에서 점수를 얻은 기사는 통계적 랭킹 101위 이하인 경우라 할지라도 관련정보를 기록했다.
▲ <표2> 통계적 랭킹과 국제기전 최종 랭킹 [쉬지린(西子林) 작성; 2014/02/28]
쉬지린의 랭킹과 통계적 랭킹을 비교하면, 먼저 1, 2, 3, 4위의 기사들이 중복되지 않고 전혀 다른 네 명인 것을 볼 수 있다. 통계적 랭킹제도에서는 스웨, 박정환, 김지석, 천야오예가 1-4위를 차지했는데, 보너스 제도에서는 세계기전 타이틀을 하나씩 획득한 탕웨이싱이 1위에 올라 있고, 저우루이양, 미위팅, 퉈자시 세명이 공동 2위다.
이제, 이 랭킹이 제작된 이후 2014년 3월초에서 12월말까지의 대국기록을 가지고 이들 간의 직접 대결에서 누가 더 많이 이겼는가를 조사했다. 결과는 통계적 제도의 1-4위가 보너스 제도의 최상위 4명을 상대로 16승8패라는, 두 배의 스코어로 이겼다. 천야오예가 부진해서 0승 4패를 올렸는데도 그렇다.
▲ <표3> 최상위 기사들끼리의 직접대결 결과
그럼 이제는 그 다음 순위자들을 비교해 보자. <표4>에 보너스 제도의 5-22위의 명단과 랭킹 순위가 기록되었고, <표5>에 통계적 랭킹제도의 5-22위 명단과 랭킹 순위가 기록되었다. 이 두 표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기사들과 두 랭킹 제도에서 1-4위에 포함된 기사들은 파란글씨로 표시했다.
<표4>의 명단 중에서 까만글씨로 적힌 기사들은 통계적 랭킹제도를 적용하면 22위 안에 들 실력이 없는 기사들이다. 마찬가지로 <표5>에 까만글씨로 적힌 사람들은 보너스 제도를 따른다면 22위권에 들 실력이 없는 기사들이다.
그렇다면 어느 제도가 더 실력 있는 기사들을 골랐는가 보기 위해서 이들 두 그룹 간의 직접대결 결과를 조사해 보자.
▲ <표4> 보너스 제도 세계랭킹 5-22위 명단
▲ <표5> 통계적 제도 세계랭킹 5-22위 명단
이 두 그룹의 기사들 사이에 겹치지 않은 기사들만 추려 2014년 3월부터 12월말까지에 대국한 승패 기록을 <표6>에 적었다. 총계를 내면 통계적 랭킹에 올라 있는 기사들이 보너스 랭킹에 오른 기사들에게 10승4패로 앞섰다.
▲ <표6> 22위 이내의 기사들 중에서 공통되지 않는 기사들 간의 대결결과
다음은 23-60위에 속한 기사들의 실력을 비교해 보자.
앞의 <표2>에 파란색으로 표시된 기사들은 통계적 랭킹에서 23-60위에 속하지만 세계기전 본선에 한번도 오르지 못한 이유로 보너스 랭킹제도에서는 0점을 받았고, 해서 60위 안에 들지 못한 기사들이다. 이와 반대로 빨간색으로 기록된 기사들은 보너스 랭킹제도에서 23-60위에 들었는데, 통계적 랭킹에서는 그만한 실력이 없다고 60위 밖의 순위를 받은 기사들이다.
이 두 그룹 간에 누가 더 실력이 좋은가를 2014년 3-12월의 전적을 통해서 비교해 보았다. 결과는 통계적 랭킹제도에 의해 23-60위에 뽑힌 기사들이 24승12패, 두 배의 스코어로 이겼다.
위에서 조사한 결과를 <표7>에 종합해서 적었다. 세계타이틀을 땄다고 보너스 점수를 받아 보너스 랭킹제도에서 1-4위에 오른 기사들이 통계적 랭킹제도로 1-4위에 오른 기사들과 벌인 맞대결에서 일방적으로 밀린 것을 앞서 보았다. 이하의 순위들끼리 벌인 대결 또한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통계적 랭킹제도가 보너스 제도보다 실력 있는 기사들을 훨씬 잘 골라낸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예다. “강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자가 강자이다.”라는 말에 기준하면, 통계적 랭킹제도가 보너스 제도보다 강자들의 실력순위를 훨씬 정확하게 매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 <표7> 통계적 랭킹제도와 보너스 제도의 상위그룹 간의 대결결과 (2013/14년 시즌)
2012/13년 시즌 랭킹 결과 비교
이제 쉬지린이 2012/13년 시즌의 세계기전 결과를 종합해서 랭킹을 매긴 결과와 필자가 계산한 통계적 세계랭킹 결과를 비교해 보자. <표8>에 쉬지린이 2012/13년 시즌의 세계기전 결과를 바탕으로 매긴 랭킹과 필자가 통계적 랭킹제도에 따라 매긴 2013년 7월 랭킹을 실었다.
▲ <표8> 2012/13년 시즌 (쉬지린; 2013/6/20)
이 두 랭킹을 비교하기 위해서, 앞서와 같은 방식으로 이들 랭킹제도 시스템으로 뽑힌 그룹들 간 전적을 비교했다. 2013년 7월부터 2014년 2월말 사이에 대국한 승패 기록을 조사했다. (이 기간은 이 랭킹이 발표된 다음부터 다음 시즌의 랭킹이 발표되기까지의 기간이다.)
먼저 상위 9명 중에서 중복되는 기사들은 제외하고 나머지 5명끼리의 전적을 <표9>에 적었다. 결과는 통계적 랭킹으로 선발한 기사들이 9승8패로 이겼지만, 그 차이는 오차 한계 이내로서 통계적으로 별 의미가 없다.
▲ <표9> 상위 9명 중에서 중복되지 않은 기사들끼리의 대결결과
<표8>에 적힌 기사들 중에서, 통계적 랭킹제도에서 72위 이내인데 보너스제도에서 72위 밖인 기사들이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이들을 A그룹이라고 부르자. 그리고 보너스 랭킹제도에서 (세계기전 본선에 한번 이상 들어갔다고) 72위 이내에 들었지만 통계적 랭킹제도에서는 72위에 들지 못하는 기사들은 파란색으로 표시했고, 이들을 B그룹이라고 부르자.
이들 간에 2013년 7월부터 2014년 2월말 사이에 대국한 결과를 종합하면, A그룹(통계적 랭킹이 72위 이내라고 고른 그룹)이 14승7패로 이기고 있다. 이의 두 결과를 <표10>에 종합해서 적었다.
▲ <표10> 2012/13년 시즌 세계랭킹 비교 종합
<표7>과 <표10>에 종합한 결과를 보면 모든 비교에서 통계적 랭킹제도가 실력자들 더 잘 골라내고 있다. 오직 한 경우만 제외하고는 승패의 차이가 압도적으로 크게 나왔다. 이것으로 통계적 랭킹이 보너스 제도보다 훨씬 우수한 것을 알 수 있다.
예전 ‘태초’라는 대화명을 가진 분이 타이젬에서 보너스 랭킹제도에 의한 한국기사들의 랭킹을 발표해 온 적이 있는데, 위와 같은 비교를 필자가 한 바 있고 그 결과를 ‘맹물국수’라는 대화명을 가진 분에게 보냈었다. (그도 보너스 제도에 따른 세계랭킹을 한동안 계산한 적이 있는데, 통계적 랭킹제도의 우수성을 일찍이 인정했다.) 맹물국수 님이 그의 블로그에 필자가 보낸 글을 실었다. (○● 맹물국수 님 블로그 관련기사 ☜ 클릭) 이 글에 발표한 결과에서도 모든 부문에 걸친 비교에서 통계적 랭킹이 승리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오는가? 통계적 랭킹제도는 모든 대국을 분석해서 누가 바둑을 더 잘 두는가를 판단하여 랭킹을 매기는 제도인데 반해 보너스 랭킹제도는 세계기전 결과에 의존해서 기계적으로 숫자를 합해서 랭킹을 매기기 때문에 그렇다. 이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보너스 제도는 누가 사용해서 계산하든지 그 한계점을 벗어날 수 없다. 보너스 랭킹제도와 한국기원을 의인화해서 이 둘 사이의 가상적 대화를 생각해 보자.
(한국기원) “보너스 랭킹 제도님, 한국기원 원생들의 랭킹을 매기고자 하니 랭킹제도를 만들어 주십시오.”
(보너스제도) “토너먼트가 있어서 우승, 준우승, 4강, 8강 등에 진출한 사람들이 있어야 거기에 보너스 점수를 주어서 랭킹을 매기지요. 원생 토너먼트를 도입하십시오.”
(한국기원) “어느 기업이 원생 토너먼트를 스폰서 하겠소? 토너먼트는 없고, 원생들끼리 풀리그전을 한 승패 결과는 있는데 그걸로 랭킹을 매길 수는 없겠소?”
(보너스제도) “나는 그런 것은 할 줄 몰라요.”
(한국기원) “참 무능하구만. 쯧쯧! 원생들 중에서 누가 바둑을 잘 두는지 판단할 능력도 없는 제도가 무슨 랭킹제도야!”
▲ 2012-2013 시즌의 세계랭킹 상위자 4명. 위 사진은 당시 통계적 랭킹 1위 스웨, 2위 박정환, 3위 김지석, 4위 김지석이다. 아래 사진은 이 시기 쉬지린이 집계한 보너스 랭킹 1위 탕웨이싱, 공동2위에 오른 미위팅, 퉈자시, 저우루이양 3인이다. 여러분은 어느 쪽 랭킹에 더 실감하시는가.
이들 4명이 벌인 2014년 3월초에서 12월말까지의 대국기록을 조사했더니 결과는 통계적 제도의 1-4위가 보너스 제도의 최상위 4명을 상대로 16승8패라는, 두 배의 스코어로 이겼다. 천야오예가 0승 4패를 기록했는데도 그렇다.
유용한 랭킹제도와 무용지물인 랭킹제도
보너스 랭킹제도는 기사들의 실력을 잘 측정하지도 못할 뿐 아니라 어디다 써먹을 데가 없다. 본선에 오르지 못한 기사들을 죄다 0점 매겨 정한 그런 외국기사들의 랭킹점수를 가지고서 한국기원 공식랭킹 계산에 사용할 수 없다. 한국기원 랭킹을 매길 때 당연히 외국기사들과의 대국결과가 적용되며 따라서 외국기사의 랭킹점수가 반영된다. 생각해 보시라. 중국에는 유망한 신예들이 많다. 그런데 이들은 세계기전 본선에 든 적이 없다고 다 0점을 받는다. 이러한 시스템 결과를 가지고서 어찌 떠오르는 중국 신예기사들을 제때 파악할 수 있겠는가.
필자는 2011년 8월11일 한국기원의 보도자료로 발표한 글에서 (○● 관련 칼럼 ☜ 클릭) “판팅위와 미위팅과 양딩신”이라는 소제목을 뽑고 거기에 “<표2>의 상단을 보면 박정환과 탄샤오가 1993년 생으로 가장 젊은데, 중간에 보면 더 어린 1996년 이후 출생자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이 판팅위와 미위팅이고, 그 밑으로 양딩신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들의 이름이 아직 생소하고 중국랭킹이 매우 낮을지라도 중국의 떠오르는 신예기사들을 찾아내어서 중국의 세력을 경계해야 한다고 환기했다.
이 글에서 “이들 이외에도 1996년 이후 출생의 신예로 커제(柯洁, 1997)와 퉁멍청(童梦成, 1996)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의 중국랭킹에 따르면 판팅위가 36위, 양딩신이 76위, 미위팅이 85위, 퉁멍청이 123위, 커제가 252위였다. 판팅위를 제외하고는 다 랭킹이 낮았고, 더욱이 퉁멍청과 커제는 거론하기 민망할 정도로 낮았다. 또한 중국에서는 매우 어린 나이에 입단하는 사람들이 많은데(1995년 이후 출생 기사들이 부지기수인데) 2011년 그때 필자가 어떻게 이들을 주목할 대상으로 알아낼 수 있었을까? 이것이 바로 통계적 랭킹제도의 위력이라 말씀드리고 싶다. 통계적 랭킹제도를 필자가 개발했기 때문에 이런 주장(예견)을 할 수 있었다.
결론
이 글에서 보너스 랭킹제도는 바둑실력이 강한 기사들을 제대로 가려내지도 못할 뿐 아니라 효용가치가 없는 것을 증명했다. 보너스 랭킹제도가 더 체감에 맞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보너스 제도에 오래 익숙해진 나머지 ‘타이틀을 많이 가진 기사가 실력 있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 잘못된 체감에 젖은 사람들이 그런 체감을 버려야 마땅한 것이지, 통계적 랭킹제도를 잘못된 체감에 맞게 수정하라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배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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