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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달의금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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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야스쿠니 움트는 소명 1
2022-04-16 오전 9:55 조회 390추천 8   프린트스크랩

집에 돌아온 최선미는 고모부터 찾았다.

언니! 고모 집에 안 계셔?”

협회에 가셨는데, 곧 오실 시간이야. 무슨 일인데 오자마자 고모부터 찾아?”

! 고모한테 할 말이 있어서.”

최윤경이 협회의 동지들에게 독립유공자 훈장을 받은 턱으로 저녁 식사를 대접하러 외출하신 것이었다.

그녀는 마음이 조급했다. 다른 사람이 고모가 독립유공자라는 사실에 존경심까지 나타낸 것은 설민국이 처음이었다. 이 사실은 그녀 스스로가 고모에게 가지고 있던 존경심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었다. 물론 이 나라에는 설민국과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드러내지 않는 마음은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그는 그녀에게 그녀와 같은 마음을 드러낸 첫 번째 사람이어서 감동했고, 그 사실을 고모에게 빨리 알리고 싶은 것이다.

 

고모가 집에 오자마자 그녀는 고모를 붙잡고 설민국과 나누었던 이야기를 말해주었다.

그러나 고모와 언니의 표정은 그녀의 이야기 내용과 상관없이 어리둥절해졌고 멀뚱해졌다. 한참을 혼자서 이야기에 몰두해 있던 그녀는 잠시 뒤에야 분위기를 파악했다.

아니 분위기가 왜 이래? 두 분은 내 이야기가 너무 신기하고 반갑지 않아?”

그녀의 이런 반론에도 두 사람은 표정이 묘한 상태였다.

맞아. 신기하고 반가워.”

맞지, 그렇지? 아니 그런데, 왜 그런 표정들이셔?”

보다 못한 언니가 말했다.

너 지금 이상한 거 못 느껴?”

내가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나는 고모가 무척 자랑스러운데 아무로 그렇게 생각 안 하는구나 생각했었어. 언니도 그렇잖아. 고모한테 그깟 독립운동 한다고 집안 망쳤다고까지 했었어. 그런데 생판 남인 사람이 고모를 존경한다는데 어떻게 아무렇지 않을 수 있어?”

우리는 네가 말하는 사실을 이상하다고 하는 게 아니야.”

그럼 뭐가 이상한데.”

네 태도!”

내가 뭘?”

너는 지금 네가 얼마나 흥분해 있는지 모르지?”

어떻게 흥분이 안 돼. 나는 엄청 놀라운 일인데!”

우리 생각에는 네가 흥분된 다른 이유가 있다는 느낌···”

최선애의 이 말에 고모도 빙그레 웃었다. 두 사람은 무엇엔가 공감대를 이룬 것이다. 그녀는 당황스러웠다.

뭐야! 뭔데 그래. 빨리 말해봐!”

그녀의 말에도 두 사람은 웃기만 하고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갈피가 잡히지 않는 그녀는 조금 짜증스러워졌다. 마치 놀림 당하는 기분이었다.

말 안하면 나 화낸다!”

그러자 그제야 최선애는 말했다.

너 우리한테 남자 이야기 한 거 처음이야.”

언니! 이게 왜 남자 이야기야.”

네 눈빛이 그렇게 말하고 있어. 심지어 네 얼굴에서 광채도 나! 너 언니가 남자라는 존재에 대해 너보다 훨씬 잘 아는 거 인정하지. 남자에 대한 여자의 심리도 내가 전문가야. 더구나 너는 내 동생이야, 이십년 넘게 지켜본.”

그녀의 말에 고모도 동의하고 나섰다.

맞아, 선미야. 그 남자가 고모를 존경한다고 말해줘서 나도 무척 고맙고 기뻐. 그런데 더 기쁜 일은 네가 그 남자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거야. 너 한 번도 집에서 남자얘기 꺼낸 적 없고 남자와 사귄 적도 없었어. 그런 네가 그렇게 즐거운 얼굴로 처음 말하는 거야. 너는 네 마음을 모르고 있겠지만, 넌 그 남자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게 분명해!”

도대체 고모까지 왜 그러는 거야!”

그녀는 화를 벌컥 내며 제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거실에 남은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주고받았다.

 

방으로 들어온 최선미는 침대에 벌러덩 누웠다.

대체 두 사람이 하는 말을 알 수가 없었다.

자신은 오늘 있었던 일이 너무 신기하고 기분이 좋아서 그 일을 말해주고 있는데, 그들은 내 말을 남자이야기라고 둘러 붙인다.

내가 뭘 어쨌다는 거람.’

그녀는 벌떡 일어나 화장대 앞의 거울에 앉았다. 언니의 말이 생각난 그녀는 자신의 얼굴을 자세히 뜯어봤다.

뭐 아무렇지도 않구먼···괜히들 난리야!’

그녀는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설민국과의 대화를 다시 떠올렸다.

그렇지만 그녀는 알지 못했다. 그와의 대화를 생각하며 떠오른, 자신의 얼굴에 피어오르는 소녀같이 수줍은 미소를!

 

최선미와 헤어져 집에 돌아온 설민국은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녀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왔다는 사실 때문에 마음이 푸근해져서 쉽게 잠자리에 들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는 집에 오는 내내 의아했던 궁금증 하나에 대한 자료를 찾아볼 생각이었다.

그녀는 권철식이라는 경찰 간부의 훼방으로 고모의 국가유공자 인정이 15년 넘도록 지체되었다고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사람은 권한을 남용한 것이고, 공무원의 불법에 의해 권리를 존중받지 못했으니 국가에 배상을 요구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료를 파악해 가던 그는 자신이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부당한 일들이 이 나라에서 일어났었음에 경악했다.

독립운동가들을 핍박하고 죽인 자가 해방 후에 다시 경찰이 되어 그들을 빨갱이로 몰아 수갑을 채우고, 사적인 감정으로 그들의 행적 자료에 대한 접근을 막아 그렇게 긴 세월을 생활고에 시달리게 만들다니!’

이것은 분명하게 범죄였다.

법은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어야 정당화 된다. 범죄와 불법을 징계할 수 있어서 국민 모두를 보호하고 억울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

해방 당시에 미 군정의 선택을 그들의 입장에서 어쩔 수 없었다고 백번 양보해 이해한다 해도, 정권을 이양 받은 후의 대한민국 역대 정부들은 지탄을 피할 길이 없다. 물론 그 동안에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수많은 시도도 있었다. 그렇지만 적당한 이유들이 나타나자 그런 시도들은 때맞춰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반공이라는 이데올로기를 선점한 조직들에게 좌절되었다.

그가 밤을 새우다시피 파악한 자료들은 자신의 생각이 옳았음을 말하고 있었다. 그는 피곤함조차 느끼지 못하고, 그녀를 만나 파악한 자료들을 건네고 자신의 생각을 말해 줄 기대감에 들떠 서둘러 출근했다.

 

퇴근 후에 다시 만나자는 설민국의 말에 최선미는 표정관리가 잘 되지 않았다.

자신의 생각이 정리되지 않기 때문이다. 서로에 대한 오해는 어제 거의 풀었다고 생각했기에 오늘 또 만나자는 요청에 의아했지만, 한편으로는 싫지 않은 것도 생각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뭐 딱히 퇴근한 뒤에 할 일도 없잖아.’

만나자는 그의 요청에 응하고 싶어 구실을 만드는 자신이 내키지 않아 그녀는 하루 종일 기분이 별로였다.

어제 만났던 커피숍에 가니 그가 먼저 와있었다.

탁자에 서류봉투를 올려놓은 채 반가운 표정을 하고 있는 그가 이상하게 싫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의 표정은 더욱 냉랭해졌다.

우리 너무 자주 보는 거 아닌가요?”

그녀의 귀찮다는 투의 말에도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녀에게 해야 할 말로 그의 마음이 이미 가득 차 있기 때문이었다.

이 서류들에 대해 조금 설명을 한 다음에 저녁을 먹으러 갑시다!”

그는 서류 봉투를 툭 치며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승낙여부 조차도 묻지 않고 저녁까지 같이 먹자고 혼자 독주하는 그가 마뜩치 않았지만, 서류 봉투에 무슨 자료가 들어 있기에 저렇게 자신감에 들떠 저러나 싶은 생각에 잠자코 앉아 있었다.

┃꼬릿글 쓰기
머루 |  2022-04-16 오후 5:31:39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지난회에 불평 곧 후회로 이어졌습니다.
작은새가 큰새의 뜻을 모른다는 말이 생각났을땐 이미 엎질러진 후였습니다.
세상을 보는 도량을 좀더 넓혀보려 노력은 하고 있지만
그게 그리 쉽지 않은것 같습니다.
다행히 신인님께서 넓은 아량을 보여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신인 [머루]님의 조언이 제게는 마치 화두처럼 남아요.
그리고 그와 같은 조언들로 제가 지금껏 글을 써나가고 있습니다.
부디 앞으로도 많은 조언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영포인트 |  2022-04-17 오전 8:00:3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글 쓰는 이는 [작가]인데 글 태어나는 아픔은 [독자]의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산고(産苦)는 집사람이 겪는데
분만실의 밖에서 집사람의 비명소리 들으며
내 살이 부서지는 것 같은 산통(産痛)을 느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신사;야스쿠니] 읽으며 [작가]의 통증이 느껴집니다.
글 쓰시며 아프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생각을 합니다.
아파도 아프지 않은 척, 담담하게 글 쓰셨으면 좋겠다... 생각을 합니다.
아픔의 작은,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신인 저를 염려하시는 깊은 선배님의 마음이 제게 낱낱이 전달됩니다.
이 글처럼 아픈 삶을 사신 분이 제 주위에 계셨습니다. 그분의 아픔을 달래드려보
고자 저는 야스쿠니를 간접적으로나마 없애려 합니다.
선배님! 지금까지 처럼 앞으로도 많이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세요.
고맙습니다!💖💖💚💖💖
주향 |  2022-04-18 오전 8:32:22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발목 까지만 담궈 졌었는데 어느새 종아리 까지 깊어졌네요
작가님의 글에 이렇게 빠져드니 어찌 좋아라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고맙게 애독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신인 [주향]님의 글을 읽고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이 분은 칭찬하는 방법을 아시는구나'
그 칭찬으로 고래를 춤추게 하시듯, 저도 의욕이 샘솟습니다.^^
제가 더디게 글을 써나가는 것을 어찌들 그리 아시고, 이리들 용기를 주시는지,,,
제가 복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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