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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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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속 같은 세상 3
2022-01-14 오전 9:44 조회 452추천 7   프린트스크랩

성철이는 가슴이 마구 두 방망이질하는 것을 느꼈다. 

오늘은 고대하던 CNC선반(컴퓨터 수치 제어 선반)이 오는 날이었다. 

그 동안 범용 선반만 사용하다가 큰마음을 먹고 많은 고민 끝에 CNC선반을 들여오기로 작정을 한 것이다. 

그 선반을 사용하기 위하여 성철이는 아들의 도움으로 수학과 물리학, 화학까지도 공부를 했다. 

물론 자기가 그 선반을 직접 운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 선반을 다룰 직원은 이미 뽑아놓았다. 공대를 졸업한 친구였다.


트럭에 실려서 선반이 들어왔다. 

미리 지정된 장소에 선반을 설치하였다. 

성철이네는 그 선반 앞에 떡과 돼지머리를 차려놓고 고사를 지냈다. 

매우 값이 비싼 기계이니만치 아주 소중히 다루어야하며 그 기계로 인하여 공장이 더욱 더 번창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맨 먼저 성철이가 돼지머리의 입에 만 원짜리 지폐를 여러 장 찔러 넣고는 절을 했다. 

그리고 차례대로 가족과 직원들이 절을 했다. 

막걸리를 따서 공장 이곳저곳에 조금씩 뿌렸다.

 “신이시여 부디 이 공장에 많은 복을 내려주소서.”


성철이는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조그만 공장에 취직하였다. 

집안 형편상 도저히 중학교에 진학할 처지가 아니었다. 

공장에서 성철이는 열심히 배우고 익혔다. 

몇 년 동안은 월급도 없었다. 

먹여주고 기술을 배워주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사장의 생각이었다. 

물론 성철이도 불만은 없었다. 

기술이 쌓여감에 따라 월급도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성철이는 그걸 모아서 책을 사고 공부를 하였다. 

중학교 졸업 검정고시에 합격한 다음에는 공고에 진학하였다. 

야간이었다.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학교에서 공부에 매진했다. 

어느 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성철아, 너는 선반다루는 기술이 뛰어나니 지방기능경기대회에 한번 나가 보거라.”

 “제가요?” 성철이는 자신이 없었다. 

동료들 사이에서는 자기 기술이 훌륭하다고 하지만 기술에 대해서는 날고뛰는 자들이 출전한다는 그 기능경기대회에 감히 자신이 출전하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었다. 

성철이는 선생님의 격려에 큰 힘을 얻었다. 

무언가 새로운 희망이 샘솟았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대비했다. 

그러나 역시 기능대회의 벽은 높았다. 

성철이는 보기 좋게 낙방하고 말았다. 

성철이는 자기가 낙방한 원인에 대하여 며칠을 두고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원인이 보였다. 

그리고 다시 성찰을 거듭한 끝에 해결방법도 생각이 났다. 

다음해에 성철이는 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일등을 차지하였다. 

그리고 도 경기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전국 기능 경기대회에도 출전하였다.


성철이의 최종적인 꿈은 국제기능올림픽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었지만 그 꿈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최고의 성취가 전국대회 2등이었다. 

성철이는 꿈을 접었다. 그리고는 새로운 꿈을 꾸었다. 

자기의 공장을 가져보는 꿈이었다.


마침내 성철이는 꿈을 이루었다. 

자기의 공장을 갖게 된 것이었다. 

비록 범용선반 한 대에 불과한 조그만 공장이지만 공장을 키워나갈 자신이 있었다. 

성철이는 선반을 최대한 조심스럽게 다루었다.

 돈 보다도 안전이 최우선이었다. 

종업원 두 명에게 누누이 선반의 안전 운용에 대하여 가르침을 주었다. 

크게 돈을 벌지는 못하였지만 그런대로 공장은 쏠쏠히 운영되었다.

 공업입국에 기초한 나라의 정책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세계적인 호황 탓인지 경기가 잘 풀려나갔다.


솔깃한 제안이 들어왔다. 

00시에 큰 자동차 공장이 들어설 거라고 했다. 

B사가 그 시의 변두리에 땅을 가지고 있는데 그 땅을 공장 부지로 불하한다고 하였다. 

상당히 좋은 조건이었다.

 땅값 대신에 현재 성철이가 가지고 있는 공장을 B사가 후한 값에 사 준다는 것이었다.

 사세를 넓히기 위하여 B사는 여기저기에서 공장을 사들인다는 소문이었다. 

큰 자동차공장 주변에 자기 공장을 갖는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수 있을 것이다. 

성철이는 고민에 빠졌다. 

좋은 기회인데 한번 저질러볼까? 

그러나 현재의 공장에 대한 미련이 컸다. 

선반하나로 애지중지 키워온 공장이었다. 

그래도 소사취대라고 했는데 미래를 위해서 사소한 정은 떨쳐 버려야하지 않나? 

큰 공장을 운영하는 미래의 청사진이 성철의 눈앞에 어른거렸다.


성철은 결국 조그만 정을 그냥 간직하기로 결정했다. 

“내 팔자에 무슨, 자기 주제를 알아야지.” 

성철의 이 결정이 큰 위기를 넘겼다. 

B사는 사기단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00시에 세워진다던 큰 자동차공장은 성철이의 공장에서 가까운 곳에 세워졌다.


자동차공장이 완공 된 후부터 성철이의 공장 매출은 급격히 높아졌다. 

돈을 많이 벌었다. 

성철이는 공장 규모를 늘리고 종업원도 더욱 많이 뽑았다.


잘 나가던 성철의 운세에 불안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자동차공장 근로자들의 파업이 점점 잦아진 것이었다. 

파업이 있을 때마다 성철이가 운영하는 공장의 매출이 줄어들었다. 

종업원을 늘리고 시설을 확대한 것도 공장 운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었다. 

공장운영비와 종업원들의 월급을 마련하는 것이 빠듯해졌다.


사단이 나고야 말았다. 

자동차공장을 폐업한다는 소문이 나더니 그 소문이 정말로 현실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일감은 완전히 줄어들었다. 

공장을 살리기 위하여 성철이는 동분서주 했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쌓여가는 빚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결국 공장은 쌓인 빚으로 인하여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다.


재현이에게 아버지의 파산 소식이 전해졌다. 

융통성 없는 아버지는 오직 공장을 살리기 위해서만 애를 썼을 뿐 가족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해 놓은 것이 없었다. 

잘 나갈 때 자금을 조금이라도 옆으로 빼어놨으면 가족들은 그런대로 생활을 해 나갈 텐데 아버지에게는 그런 생각이 아예 없었던 모양이었다. 

오직 공장의 증설에만 신경을 써 오셨다. 

가족들은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내 쫒기는 극빈 상태가 되어버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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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길 |  2022-01-14 오후 2:11:4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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