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이라 특별한 생각을 했지만 거동이 불편한 엄니를 모시고

내 능력에 갈만한 곳이 여의치 않았다.

좀 특별한 곳은 어마무시하게 비싸고 그나마 맛집은 1층이 없고

2층 3층이니 불편하고.

뭔가를 해야 하는데 무리하나 실속있게 하나의 갈등은 한달의 생활이 걸렸다.

삶이 늘 그렇다.

사람도릴 하자니 몸도 피곤하고 돈도 들고 그러고도 실속마저 없을 수도 있다.

잔머리를 굴리면 실속도 챙기고 공치사도 받겠지만

떡 매질 하는 놈은 그것마저 허용되지 않는다.

무엇이라 옳고 그름을 말하겠냐만은 아직도 어리광 피울 수 있음이야 나의 복이라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살지만 가끔씩 흔들릴땐 술한잔한다.

하지만 사회적 비즈니스에 흔들림엔 백분의 일도 안되는것에 변명은 백번도 더한다.

보상심릴까. 아님 자기 합리화일까.

어느가정이나 우리나이엔 비합리적인 생활을 했다.

어차피 머물다 가는 세상 돌아보니 억울함도 많았지만 나름 보람도 많다.

내 나이에 구순 엄니 공양한다는 게 마음먹는다고 되는 일인가.

대상이 있어야지.

돌고 돌아 1층에 있는 선비 머머 라는 갈비집을 갔는데 셀프였다

닭고기가 싫다해서 갔는데 난감했다.

일단 코너로 가서 고기 좀 가져와 굽는데 내가 어설픈데다 이거뭐 맛이 별로다.

“얘야 우리이거 좀 사가지고 가서 니 안주하면 어떻노.”

“와 맛이 없능교.?”

“아니 그냥 먹을만 한데 .......”

“던은 얼마고.?”

여기서 잔머리가 돌아가야 한다.

내가 동조해 짜증내면 공감대는 형성 되겠지만 엄니는 속상하신다.

“2천원이래 맛 없으니 싸게 파는 모양이야.”

메뉴판을 드는 걸 보고 가로채며 나는 냅다 일어서자 했다

다른데 갈걸 후회스런 마음으로 오다 빵집 앞을 지나니 빵이나 몇 개 사가자 했다

엄니를 업고 들어가 골라라니 집었다 놓고 집었다 놓고........

마음에 드는게 없나 싶어 거들러 갔더니

“비싸다.”

파리바켓트에 가면 어지간 하면 3천원이다.

에라 이것저것 막집어 담으니 빵 몇 개에(7~8개?) 3만원이란다.

“얘야 요즘 장사 안되는데 우야노.”

“우야기는 또 벌면되지.”

그렇게 올만의 외출이 끝나고 집으로 와 티비 앞에서 이것저것 돌리시는 엄니에게

사온 빵과 우유를 내밀며 드시면서 보소 했더니 금새 환한 얼굴로 빵을 고르신다.

잠시라도 내 눈치를 보신거다.

그 단순한 반응에 내 단순한 관심이 부끄러웠다.

된장 맨날 엄니 때문에 나는 울보가 되나부다. 나는 언제 철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