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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선달 나의19로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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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니와 길냥이
2023-05-05 오후 11:43 조회 4170추천 11   프린트|스크랩

봄비가 추적추적 창을 때린다.

 

애써 추스르지 않아도 고독과 만나는 시간 상념으로 빠져든다.

죽고 싶지는 않지만 죽으면 모든 걸 잊을까도 싶고

이제 꼭 하고 싶은 일도 없고 해야 될 일에 대한 자부심도 없다.

지친 것일까.

내가 누군가에 무엇이었던 시간들이 지금 무엇인가로 평가받고

앞으로 무엇이라는 것이 서럽다.

 

처마를 타고 내리는 빗물들은 그걸 인정하고 흐를까.

양철지붕을 때리는 열정의 소리와 길냥이를 방금 세운 차를 찾아

이리저리 다니며 몸을 녹이게 만드는 위세도 뒤로 하고 하수구로 하수구로 흐른다.

세상의 모든 오물을 들이마시며.

 

길냥이는 집사를 자기가 선택한다고 했는데 나는 실감한다.

엄니 텃밭에서 만난 놈인데 아니 년이다.

엄니가 불의의 사고로 거동을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그 과정에서

형제들 간의 불화로 멘붕에 빠졌을 때 이년은 여전히 조석으로 현관 문을 두드렸다.

때로는 발로 차버리고 싶을 정도로 얄미웠다가 한 것 없는 나에 대한 신뢰가 대견하고

내가 일 나갈 때와 들어오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 영물은 영물이다.

 

표정 또한 가관이다.

밥 얻어먹을 때의 표정은 애처로움이 처절하게 배어 있다가 다 먹고 나면

쿨하게 야옹하고 가버린다

그래도 그냥 안 가는 게 가관이지.

엄니에게 이야기 했더만 원래 그런 놈이라고 웃으신다.

우리 문소리 내차 소리를 귀신같이 알고 어디서 나타나는지 1분도 안 걸린다.

 

엄니가 하시는 말.

“자네도 참 팔자 더럽다. 인사 못 받는 일을 평생 하는데 그년까지 앵겨 붙으니”

 

다음 주부터 엄니를 간병하기로 했다.

여동생 남동생이 의논해서 모시기로 했는데 이런저런 이유 대며 옹아리 하니

엄니가 억지웃음으로 말씀하신다.

“자네가 그년(길냥이) 반만 해주고 같이 있으면 안되겠니.”

“실쿠만요”

그리고 마주 보고 웃었다.

 

행복해하시는 모습 안도의 얼굴에서 89세 인고의 파도 같은 주름이 포말이 되어 사라졌다.

그러나 나는 간병 종신형을 받은 것이다

부모의 은혜는 어찌 가늠하랴만 나또한 부모고 동생들도 그러하다

그래서 엄니는 미안한 것이다. 당신이 한 것에 검불 같은 일이 죄의식을 부른 것이다.

평생 해주는 것만 알고 있기에 받는 것과 부탁하는 것에 적응하기 힘든 것이리라.

 

엄니가 늘 말씀 하셨다

미물이라도 품에 안기는 것은 내치면 안 된다고 그래서 챙기는 것이라지만

고양이에 대한 거부감으로 챙기지 말라 했고 조금만 서운하면 복수의 화신이 된다고

그랬던 것이 이제 내가 챙기고 엄니가 고마워하면서 그 반만 해달라 하신다.

 

동생들은 개를 키우고 가끔 응급실 갔다는 이야기를 한다.

엄니 수술실 들어갈 땐 나 혼자였고.

 

이제 다시 엄니를 내 자식으로 입양하고 잘 키워야 한다

말 안 들으면 혼내고. 혼내고 나면 늘 그렇듯 미안한 마음에 달래곤 할 것이다.

부모를 잘 모시려면 최선을 다하려면 그것이 답이다.

주둥이로 도덕경을 외울 일이 아닌 것이다.

 

미물보다 반만 해달라는 엄니

엄니에게 물려받은 미물의 반만 해달라는 마음에 답할 수 있을까.

 

낯설은 이 비가 내 몸을 적시면 살며시 찾아오는 외로움............

 

세상은 비에 젖고 있지만.

그 근원을 떠나 궂은 이와 반기는 이의 아우성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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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령제 |  2023-05-06 오후 2:32:56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추적추적 내리는 비 세상도 비에 젖고 마음도 비에 젖는다.
미물의 반만 해달라는 마음.....  
팔공선달 그냥 살던 집에서 살고 싶다는 말이었고 우리는 친구처럼 지냅니다.
저도 간병 경험 없는 동생들이 못 미덥고
엄니가 말년에 천덕꾸로기 되는 걸 뻔히 알면서 그러지 못해 모시기로 한 겁니
다.
거기에 또 다른 고통이 따르겠지만 마음 편히 모신다는 것엔 ........
엄니가 그 길냥이를 무척 아끼십니다. ^^
아마 그년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을거라 봅니다.
엄니에겐 엄청 애교를 부리니.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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