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사람이었다

꽃피고 낙옆지는 삶의 길을 한동안 같이 걸었고

우리는 타인이지만 좀 가까운 사람이었다

만만하기에 티격태격 서로의 성의 결점을 논하기도 했다

그런데 병으로 간단다.

그렇게 가는 것이지만 나보다 먼저 가는 건 인정하기 쉽지 않다.

애닯지 않지만

새록해지는 건 조금 받은 것 같은 그로 행복한 짧은 순간들.

무시했던 것들이 그런것이었구나 느껴진다.

또 서로가 알던 사람을 떠나 보내며 우린 좀 더 오래 보자했었는데.

반려자가 연락와 밤새도록 술을 마셔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하소연 하는 사이 나는 술만 마셨다

자기는 어떻게 사냐고.

근데 왜 나였냐고.

우린 친구일 뿐이었고 왜 그 소식을 나에게 전하며 하소연 하냐고

그냥 지나고 들으면 그랬구나 했을건데.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덤덤하게 사는 건 그렇게 영원할 것이라 생각하고

내가 소홀한 것은 다음으로 미루며 사는 탓이리라

너나 없이 그러다 닥치면 무엇을 무엇부터 해야는지 모른다

그게 선고 받는 고통이고 당사자 외 누구도 모르는 혼란이다.

인간관계는 호불호를 격으며 서로를 내시경 하면서도 또 반복한다

인연과 악연의 혼돈속에서 삶이 속이는대로 내가 속이는척 하면서

꿈의 꿈속에서 살다가 문득 아침을 보지만 또 꿈속에서 사는 건 아닌지.

사랑하는 사람을 수없이 보냈지만

어떻게 사랑했는지 모를 한 여인의 건투를 빌며 혹시 모를 마음을 전한다.

이기든 지든 짧은 시간

동안 차마 느끼지 못했던 절실한 시간들에 못 다한 마음 다 풀고 가시라.

난들 내일 아침이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