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침이 더 없이 고마운 나이가 되어

하루하루가 감사한 시점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조금씩 소멸해감은

저녁노을이 예전 같지 않음일 것이다.

무엇으로 살았든 나는 나고 젊을 때처럼 나를 만들어 보여 줄 수는 없다.

소신이 아집이고 인내가 무지였든 널 부러진 세상사 하나씩 분리수거 하며

애착이 가는 것을 다시 보듬으니 후회는 빈 술병처럼 쌓여만 간다.

내가 오래 산다고 많은 것을 공유하지는 않더라

내가 잃는 것 나를 떠나는 것들이 내 몸이 사그라드는 것보다 주름지고

가끔 움켜쥔 것들이 손가락 사이로 흘러 내릴 때

늘 아침을 보고 저녁에 나를 위로할 일들로 보람을 느낌이 꿈속의 꿈 같다

먼저 간 사람들은 어떻게 지낼까.

가고 싶지 않은 길을 떠나는 마음은 어땠을까.

부귀영화 없었지만 삼조상 모셨다는 걸 위로 삼으니

그나마 변명거린 만들었지만 나만 희생한 게 아니었다

내가 해야 할 도리는 부모 섬기는 것에 사회적 도리도 있었다

그것을 조화롭게 하지 못한 잘못은 업을 닦고 또 업을 만든것이니

이승에서 내 능력의 한계에 용서를 바랄 수밖에.

살아갈 수 밖에 없어 살아가지만 마지 못해 하는 일들이 많은 세상

교과서처럼 살지는 못하지만 하루 일과를 마치고 술 한잔에 바둑 한판 두고

쪽잠 같은 일탈을 즐기며 나로 편안한 이를 보듬다 가자.

내가 가면 슬퍼할 사람 없는 게 좋고 보내면서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게 살아야겠다

삶은.

내 하고픈 일로 남에게 피해주지 않으면 되고 본의 아니게 생긴 일엔 책임지면 된다.

그게 상식이고 도리고 인간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