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지엽적이거나, 부수적인 것들이 본질보다 더 우위에 놓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를테면,

작정한 주인공보다 방계 역을 맡은 조연이 더 조명을 받는 다거나, 혹은 메인 요리보다 찌개다시가 더 맛있거나 하는.......

돌이켜보면,

그때, 내가 기원을 찾았던 이유도 아마 그런 경우 때문이었을 것 같다,

기력을 늘이려고 갔던 게 아니라 기원에서 시켜먹던 그 짜장면 맛이 그리워 갔다고 해야 더 맞는 말일 것 같다.

급수를 속이고,

내기에서 이겨서 시켜먹던 그 기원의 짜장면 맛.

그게

얼마나 맛있는 건지, 시켜 먹어 보신 분들은 아실 거다. 두말없이 내 말에 공감을 할 거다. 그 맛은 당구장에서 시켜먹던 그런 맛하고는 차원이 달랐다.

이쯤 되면,

눈치 빠른 혹자들은 알아챘을 거다.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이리 길게 사설을 늘여 놓는지를.

그렇다.

본인은 바둑 본질에 대한 글은 안 쓰겠다는 거다. 짜장면 밖에는 아는 바가 없어서 못 쓴다는 거다. 이미 그런 글들은 비중 있는 분들께서 중후한 문장으로 그럴 듯하게 썰을 다 푸셔 놓았고, 설령 아는 게 있더라도 낑겨 들어 갈 자리도 없다는 거다..

해서

나는 세상의 대한 찌개다시를 이야기를 하고 싶다. 아주 소소한 병리적인 것들을, 그렇다고 정색을 하지마시라. 나 또한 병리적인 인간이므로 고개 처 들고 빳빳하게 말을 할 입장도 아니다. 그냥 지나가듯이 조롱이나, 비웃음 정도로 비아냥거려 볼 거다.

그것도 농담으로.

농담이지만, 조금은 시건방지게, 시건방지지만 재밌게...

그리고

한 가지 더 본인의 글을 보고 오해 하지 마시라.

글을 보다보면 어디선가 본 듯한, 들은 듯한, 느낌이 드는 것들이 많을 것이다

왜냐면

앞으로 내가 쓰는 이야기는, 내가 직접 지어 낸 것이 아닌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풍문으로 들은 것을 다시 각색한 것들이다.

먼저

그 점을 아시고 봐 주시면 고맙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