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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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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판이 있습니다
2010-01-05 오후 9:46 조회 6815추천 7   프린트|스크랩

 

저에게 바둑판이 있습니다.

때는 91년 봄... 90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다음해였습니다.

바둑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하면서 집에 낡은 바둑판밖에 없어하던 나에게

아버지는 할아버지 방 다락을 찾아보라고 했습니다.

그곳에서 다리가 넷달린 바둑판을 하나 찾았습니다.

그것을 지금까지 할아버지가 물려주신거라 생각하고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사촌형이 있습니다.

제가 저는 할아버지와 고등학교때부터 함께 살았지만,

사촌형은 어릴때부터해서 국민학교 6학년때까지 같이 살았습니다.

어린시절을 할아버지와 같이 보낸 것이지요.

그래고 세월이 흘러서 이제 사촌형도 나이가 50입니다.

사촌형은 큰아버지를 따라 어릴때부터 외지에 나가서 살아서

할아버지께 물려 받은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사촌형의 어머니이자 나의 큰어머니는 사촌형이 학교다니던 시절

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제가 아주 어릴때라서 병원에서 잠시 만난 기억이

있을뿐입니다. 제가 바둑판을 가지고 나서 10년이상 지나서

그 바둑판이 큰어머니가 결혼해서 올때 농과 함께 가지고 온 것 같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사촌형의 어머니 물건인데...

어린시절 돌아가신 어머니의 물건이 아무것도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비록 내가 강산이 바뀌도록 내바둑판처럼 사용해 왔지만

돌려주어야하지 않을까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상황이 애매합니다.

사촌형은 바둑을 싫어합니다. 인터넷에 바둑 두는 사람을

할일없어서 고스돕치는 사람과 똑같다며 말할정도로

바둑을 인생에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바둑판을 가지게 된 이유중에 하나는 할아버지의 아들인

아버지를 통해서 받았다는 것입니다. 이미 바둑판의 소유권이

할아버지->아버지->나 이렇게 정상적으로 내려왔다는 것입니다.

저도 할아버지께 받은건 이것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바둑을 아주 좋아하는 탓에 바둑판에 줄을 새로 그을려고

바둑상사를 찾아찾아 색도 새로 칠하고 아주 애지중지

흠 하나 나지 않게 하려고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 이하 삼촌, 사촌형제 모두중에서 제일 고수입니다.

 

그런데도, 이 바둑판은 나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소한 사촌형에게 말은 하고 보관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분위기가 어수선합니다.

작년에 큰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재산문제로 시끌시끌합니다.

할아버지 재산이 큰아버지를 거쳐서 사촌형에서 제대로 안이어지고

흐지부지된 것입니다.

그래서 사촌형이 장손인데 시골에 땅하나 없는 것이 말이되냐며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당시 상속이 어떻게 된 것이냐며

못마땅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불쑥 이것은 큰어머니가 해오신 바둑판입니다하고

내어 놓으면 제가 도둑놈처럼 보이지 않겠습니까?

제가 벌써 몇번을 이사다니면서 꼭 사매어다니며 제가 가진 물건중에

가장 중요시하며 보관을 잘 해온 것인데 말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제 것이 아닌 것 같아서 돌려드릴려고 하는데....

지난세월동안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다가 주는 것도 이상하지 않습니까?

 

전, 사촌형이 할아버지한테 받은 것이 없다는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정확하지는 않지만 큰어머니하고도 관계된 것

같아서 이제 내가 가지는 것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돌려드릴려는 것인데 말입니다.

그동안은 한번도 내가 가지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왜냐면 아버지도 아들이고 큰아버지도 아들인데 누가 가지든 관계없잖습니까?

바둑판이 그렇게 큰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무형의 가치만 있지요...

 

그런데, 사촌형이 비록 다른 큰재산을 말하는 것이지만,

마음이 많이 찔립니다. 사촌형이 아무말 안하면 그냥 넘어가도 되지만

굳이 따지고 밝힌다면 당연히 사촌형이 가져야할 바둑판인 것 같아서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마음만 요즘 불편합니다.

 

 

 

 

 


┃꼬릿글 쓰기
팔공선달 |  2010-01-06 오전 8:04:2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무엇이던 인연이 있고 환경을 만듭니다.

다만 .

우리가 선택했다 따른다 그환경을 거스를 뿐이라 봅니다.
 
youngpan |  2010-01-06 오후 3:07:5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마음의 짐이 생겼군요..
그럼 솔직히 전후사정을 틀어 놓는 것도 좋은 방법 중에 하나일 것 같군요.
그래서 네가 가지라 하면 가지면 될 것이고 그런다고 해도 님께서 형에게 그럼 대신 내가 무엇을 좀 챙겨줄께요 해도 되는 것이고 그냥 판을 받아간다면 걍 드리면 되는 것이 아닐런지요..

상황상 이야기를 하면 통할것도 같거든요..
하지만 앞뒤 꽉 막힌 사람이라면 오해할 수도 있는데 약간은 조심그럽군요.  
당근돼지 |  2010-01-07 오전 6:07:1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잘 보고 갑니다..........  
백발도사 |  2010-01-07 오후 9:49:4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지금은 바둑판을 그냥 가지고 계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귀한 것은 귀하게 여겨야 귀하지요. 바둑을 싫어하는 분에게 바둑판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사촌 형이 마음이 평정되었을 때에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나는 사회적 지위가 있는 분의 집에서 매우 좋은 두꺼운 바둑판이 화분 올려 놓는 받침대로 쓰여지는 것을 보고 매우 가슴 아픈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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