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이 많다보니, 인생이 이렇게 바둑 한 판 둘 시간없이
흐르다가는 부지불식간에 인생이 끝날 것만 같습니다.
어느듯 겨울이 되었습니다. 가을 단풍구경하느라 쏘다니던 것이 엊그제 같고
그중에 마지막으로 다녀온 산은 정리도 못했는데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되었습니다.
며칠전
오밤중에 밀린 빨래를 해서 널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나이롱 줄을 마당에 걸어서 빨래를 말렸는데 말입니다.
빨래 집게로 꼭꼭 집어두면 나중에 빨래를 거두었을때 집게의
자국이 남았죠.
그리고 세월이 지나 나일롱 빨래줄이 어느틈에 전깃줄이 바뀌었지요.
전깃줄이 수명도 길고 매끄러워서 사람들은 전깃줄을 구해다 마당에 걸었지요.
겨울철 기억 나십니까?
빨래를 널어두면 통태처럼 꽁꽁 얼어서 뻣뻣해지는 것 말입니다.
방에 잠시두면 다시 얼었던 바지가 펴졌지요.
빨래의 찬기운... 아침에 급히 입을 때면 얼음 같았지요.
요즘 낮에 볕이 좋아도 빨래가 쉽게 마르지 않습니다.
한나절이면 다 마르던 빨래가 이제 이틀걸이 바둑처럼 된 것이지요.
이틀은 지나야 빨래가 어느정도 마릅니다.
이제는 꽁꽁언 빨래도 그립고 마당의 빨래줄도 그립습니다.
빨래에 손 시리던 그시절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