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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등지고 요란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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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악산
2009-10-15 오전 9:30 조회 7570추천 9   프린트|스크랩

2009.10.12 월악산

지난 금요일에 이어서 월요일인 오늘도 결심한 산행을 합니다. 어제 저녁 뉴스에서 월출산의 단풍이 한창이라면서 헬기가 날고 산꼭대기의 관광객이 손을 흔들고하는 풍경을 연출하길래, 원래 특별한 목적지가 없는 산행이라 오늘은 월출산을 가려고 했습니다. 한번도 가본적이 없어서 그냥 네비게이션 찍어서 가면 되리라는 생각을 하고 아무 준비없이 주말을 보내고 아침이었습니다. 출발하기전 그래도 대략 방향이나 알고 가려고 컴퓨터로 지도를 검색해보니 큰일날뻔 했습니다. 제가 어렴풋이 알고 있는 곳은 2시간 정도 차로 가면되리라는 것이었는데 그곳이 아니고 전라도에 있는 산이더군요. 다시 지도를 보니 자세히 보니 제가알고 던 산은 바로 월악산이었습니다. 그냥 네비게이션 따라서 계속 갔더라면 가고 오는데만 해도 해가 지는 그런 산이었습니다. 산 초입의 '월출산' 간판만 보고 올뻔 했습니다.

그렇게한 출발은 운전중 잠시 딴 생각하느라 문경IC에서 내리지 못하고 터널로 산을 하나 지나서 다음 IC에서 내렸습니다. 수안보가 근처에 있나봅니다. 수안보 표지판이 보입니다. IC에서 월악산으로 가는 도로의 풍경이 참 좋습니다. 드라이브하기에 딱 좋은 길입니다. 목적지를 월악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를 찍어서 갔는데 그곳은 주차할때가 없네요. 돌아나와서 적당히 주차할 곳을 찾다보니 오토캠핑을 위한 넓은 주차장이 있습니다. 주차장이 특이하게도 돈을 받는 사람이 없네요. 멀리 달려온 길에 주차비 받는다고 올라가지 않을건 아니지만 말입니다. 어디로 가야하나 아내도를 보다가 동창교에서 출발하는 곳을 선택해서 걸어갑니다. 보통 등산로는 여러개이더라도 공원의 입구가 하나인데 반해 월악산은 산밑에 둘러가면서 상가, 펜션이 형성되어 있고 산을 둘러 여러곳에서 올라갈 수 있는 그런 등산로입니다.

초입의 작은 절을 하나 지나자 말자 등산로는 거의 돌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처음에 잠깐 돌계단일줄 알았는데 한참을 가도 저렇게 큰 돌을 등산로에 박아서 계단을 만들었습니다. 저 계단길이 산 끝까지 있을지는 몰랐습니다. 산을 올라가는 것도 힘든데 누가 저렇게 산에 계단을 만들었을까하는 생각을 하자 놀랍고기도 하고 고맙기도 합니다. 기계로 한 것도 아니고 다 손으로 계단을 만들었을텐데...  

산에 붙어서 오르자 말자 저는 또 초보 등산객의 표시를 냅니다. 헉헉... 제몸은 곧 숨이 넘어갈듯한 기세입니다. 아직 반틈은 고사하고 반의 반도 못왔는데 말입니다. 다리도 아프고 그냥 다른 표현 필요없이 '힘듭니다'. 금요일 가야산의 피로로 주말 내내 꼼짝도 못하고 잠만 잤는데 월요일이 되어서도 피로가 안풀리길래 시간이 더 지나야 되나보다하고 한정된 휴가라서 그냥 아픈 종아리에 달랑 파스 두개 붙이고 나왔습니다.  제가 산악 가이드도 아닌데 갑자기 이렇게 자주 등산을 하니 몸이 반항을 하나 봅니다. 제가 이렇게까지 등산을 할지는 저 스스로도 몰랐습니다. 누가 뒤에서 올라오면서 다리를 본다면 많은 생각을 할 것 같습니다. 뒷모습은 평일에 젊은 사람이 다리에 파스붙일 정도로 열정적인데 앞모습은 거의 죽을 인상으로 등산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도 이번 등산은 준비를 좀 했습니다. 가야산에 그냥 집에 있는 바지 입고 갔다가 다리에 땀이 빠지지 않아서 고생을 했는데 오늘은 새로 산 등산바지 입니다. 모시적삼처럼 바람이 술술 통하지는 않지만 저번 옷처럼 땀이 안에서 흘러내리지는 않네요. 그렇고 보니 저는 여러가지 등산과는 인연이 없습니다. 얼마전까지 100kg을 바라보던 몸무게에 땀까지 많이 나는 체질이니 등산이 맞겠습니까? 하도 힘들어서 앉아있다가 아침에 붙힌 파스가 보이자 신세가 참 처량해서 한사진 찍었습니다. 오늘도 제 산행은 느림보 산행입니다. 환갑은 확실히 넘어보이시는 어르신 몇분이 저를 추월해서 유유히 서로 이야기하면서 올라가버리십니다. 

  올라가도 올라가도 계단만 있고 아직 단풍은 보이지 않습니다. 연두색과 노란색의 이파리들만 햇빛에 빛나고 있으며 가을바람이 그 잎들을 흔들어 줍니다. 그모습이 확실히 가을 산행입니다. 저는 직장인이라 아무리 등산이 힘들고 남은 거리가 멀더라도 때가 되면 밥을 먹어야합니다. 정상에서 먹는 식사가 얼마나 좋은지 이미 한번의 등산으로 짐작해서 정상은 아니더라도 최대한 많이 올라가서 먹고 싶었지만 배고픈데 어떡하겠습니까? 점심시간이 지났는데 거리가 남았다고 더올라가서 2시~3시되어서 먹을 수야 없는 일이지요.

오늘은 지난번 점심에서 반찬이 하나 늘었습니다. 저번도 꿀맛처럼 먹었지만 먹고 나니 매운맛이 입에 좀 남아서 다른 반찬을 하나 더 담아왔습니다. 둥근 통에 담긴 것이 바로 그것인데 '시금장'입니다. 원래 고향에서 먹는 시골 음식인데 제가 사는 곳에서는 파는 데이 없어서 못먹었는데 얼마전 고향을 지날 일이 있어서 시장에 가서 한통 사왔습니다. 새콤달콤매콤한 맛이 일품입니다. 안에 무우 말랭이나 깻잎을 넣고 삭혀도 맛있는데 그래도 한숟가락 할 수 있다는데 감지덕지인지라 맛있게 한숟가락 떠서 밥에 비벼먹습니다. 오늘도 산행은 거의 혼자입니다. 월악산도 국립공원이지만 거의 사람이 없습니다. 무슨 용기로 혼자 이 산을 오르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전혀 무섭거나 그렇지는 않네요. 그래서 혼자 밥을 한숟가락 한숟가락 입에 넣고 있는데 이쁜 다람쥐와 산새가 다가옵니다.

 

 

 

 

 

 

 

 

 사람들에 밀려서 올라가는 주말산행이나 단체 산행이면 이런 모습은 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동네 산에는 다람쥐는 안보이고 청솔모가 많은데 황토색에 검은 줄무늬를 귀엽게 하고 돌 위에 앉아있습니다. 작은 동물들이 반겨주니 기분이 좋습니다. 힘든 등산에 기운이 납니다. 밥을 먹고 나니 정신도 들고 또 가방 또한 가벼워 졌습니다. 로케트 발사할때 추진체를 1차 분리하고 더 가속해서 나가는 느낌입니다.

 

 

 

 

 

 

 

 

 

 

 

  가파른 경사 계단길이 끝이나자 잠시 평탄하게 높은 길입니다. 고개를 들어보니 높이 단풍잎이 보입니다. 산에 단풍을 보러 온 것은 아니지만 단풍이 보이니 좋습니다. 왠지 환영해주는 듯도 하고 마음이 밝아집니다. 예전에 뭐 큰일 한 사람 있으면 카퍼레이드하고 색종이로 꽃가루를 만들어 뿌리잖습니까? 그렇게 환영해주는 듯합니다. 연두색과 노란색과 빨간색의 조화가 참 보기 좋습니다.

이번 등산도 역시 까무러치기의 연속입니다. 저번 산행보다 훨씬 힘듭니다. 가야산도 정말 많이 힘들었는데 이번 산행은 거리도 더 먼 것 같고 길도 더 험한 것 같습니다. 오늘도 벌써 정상을 지나 내려오는 등산객에세 한마디 듣습니다 '혼자 오셨나 보네요~ 산을 참 좋아하시나 봅니다~' 이렇게  말하고 가시네요. 지난 산행에서는 사실대로 작정을 하고온 산행이라 밝혔지만 오늘은 그냥 '아이고 힘듭니다'라고만 말합니다. 가야산이면 이미 정상에 도달했을 것 같은 피곤함인데, 이제 나무 사이로 정상이 보입니다. 혹시 저 넘어에 더 높은 정상이 가려져서 있는 건 아니겠지요. 가야산 오를때 한번 속았습니다. 딱 가려져서 있더군요.

정상이 눈에 보이는 것은 좋았으나 한눈에 봐도 남은 거리가 쉽지 않아보입니다. 그리고 바위산이다 보니 바로 밑에서 올라가는 길도 벌써 어떨지 예상이 됩니다. 또 팔다리를 붙혀서 거의 기다시피 해서 헥헥 거리면서 올라가야되겠지요. 몇번이나 더 까무러쳐야 도착할지....그래도 정상에 올라가면 경치는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너무 힘들어서 막연히 아주 잠시 그런 생각을 할뿐입니다. 차에서 내려서 등산화로 갈아신고부터 내내 아무런 생각이 없습니다. 아니 너무 힘들어서 어떤 생각도 할 수 없습니다.

갑자기 '산이름에 '악'자가 들어가는 산은 함부러 올라가는 것 아니다'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악자가 들어가는 산은 상당히 힘들다는 그런 말을 어디서 들은 기억이 납니다. 

 

 

 

 

 

 

 

 

 

 

 

 

 월출산인줄 알고 출발한 건데... 일이 이렇게 되어버렸습니다. 월출산에는 '악'자가 안들어가는데... 그래봐야 이미 때는 늦었고 산정상이 보이는데 내려가서 월출산으로 다시 가겠습니까? 그리고 이곳도 국립공원인데가 명산인데 언젠가는 한번 올라가야할 산. 매도 먼저 맞는데 낫고 군대로 모를때 갔다오는 게 낫다잖습니까?

 

 

 

 

 

 

 

 

 

 

 

 

이제 정상을 향해 오르는 마지막 철계단입니다. 철계단이 최근에 새로 만든 것 같은데 이거 없을때는 사람들 어떻게 올라갔나 모르겠습니다. 철계단도 아래위로 끝이 없습니다. 월악산은 돌계단, 철계단.... 만드신 분도 고생이지만 정말 경사가 높고 힘든 산입니다. 단풍사이로 난 철계단을 오르다가 내려다본 경치는 아늑하기도 하고 고요하기도 하고 편안하기도 했습니다.

철계단이 끝이 나자 정상인줄도 모르고 정상을 맞이했습니다. 올라가는 길이 더 있을줄 알았는데 작은 바위하나 넘어가니 바로 정상입니다. 드디어 정상! 멀리 호수가 보입니다. 월악산에 대해서 너무 무지하게 올라가서 정상에서 이런게 보일줄은 몰랐습니다. 그냥 첩첩산중으로 그냥 산만 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정상에서 안내판을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가야산처럼 가까이 새들도 날아다닙니다. 확실히 높은 곳에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지금 제가 보고 있는 풍경을 보면서 뭔가를 느끼고 갔겠지요. 지금은 혼자 산위에서 이모습을 보고 있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보고 갔을까요? 최근의 관광객들이 아니더라도 수백년 수천년 전에도 누군가 올라와서 이자리에 섰을테지요...

 

 

 

 

 

 

 

 

 

 

 




(↑사진 설명 : 정상에서 바라본 충주호)

  

 

 

 

 

 

 

 

 

 

 

 

 

 

 

 

 

 




 (↑사진 설명 : 월악산 영봉 정상, 충주호를 바라보던 곳)

 

 

 

 

 

 

 

 

 

 

 




(↑사진 설명 : 윗사진 오른쪽 위 표지석을)

 

 

 

 

 

 

 

 

 

 

 

 

 

 

 

 



(↑사진 설명 : 월악산 영봉 정상에 멋있는 등산객, 저는 저런 폼 안나옵니다. 아직 초보라서 올라가면 그냥 주저앉거나 기대어 있습니다. 힘들어 죽겠는데 저런 여유가 있겠습니까? 제눈에는 저분은 산악계의 왕별입니다.) 

 

 돌산 정상에 살고 있는 식물이 있어서 찍었습니다. 왼쪽은 분홍색의 열매가 열린 것이고... 작은 하트모양입니다.  오른쪽은 산이라서 야트막하게 핀 꽃인데... 구절초 같기도 하고....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바위산 정상에도 자연은 있더군요.

 

 

 

 

 

 

 

 

 

 그렇게 그렇게 월악산 정상을 갔다가 다시 내려왔습니다.

 올가갈때 밟았던 수많은 돌계단을 다시 되 밟으면 내려왔습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글을 적고 있는 지금도 돌계단의 영향으로 무릎이 아프지만 기억에 남을만한 산행이었습니다. 물론 다른 산은 더 좋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산행의 가치는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월악산을 눈에 담아두기 위해서 차에 몸을 싣기전에 다시 월악산을 바라보았는데, 역시 몰라서 올라갔지 엄두가 안나는 모습니다. 저렇게 멀고 높은 곳을 갔다오다니 말입니다. 

 

 

 

 

 

 

 

 

 






┃꼬릿글 쓰기
이끼그늘 |  2009-10-15 오전 9:54:3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꼭 해야할 일이라? 혹 사진찍기도 그중에 하나것지요? *^^*  
나무등지고 오늘은 '이끼그늘'님이시군요. 아직 절단도 못 적었는데...ㅜㅜ 사진만 보시고 벌써... 다 작성하면 한번 더 보시는 수고를 하셔야하는데...
자객행 아름다운 가을 풍경입니다 감사~
자객행 |  2009-10-15 오전 10:39: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월악산은 충북에 있고 월출산은 전남 강진 영암에 있는데요^^
월출산에 월남사지가 있고 그곳에 한국 최고의 돌바둑판이 어떤 식당의 마당에 있다고 이청님 글에서 본적이~  
육묘법문 |  2009-10-15 오전 10:46:1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단풍 좋네.. ^^
 
바람마음 |  2009-10-15 오전 11:23:3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재미있게 보고 읽고갑니다
그런데 종아리에 파스붙이고 등산하시는분은 처음보네요 ㅎㅎㅎ  
쓰러진술병 |  2009-10-15 오전 11:57:4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월악산 가본적이 잇는데...산행은 못하고 차로 산을 오를수잇다하여...아이들데리고 놀다온기억이 나는군요... 댠풍도 넘 멋잇고...정상을 쳐다보니 아찔해지는군요...
다시 가고픈 생각이 듭니다...잘봣습니다..  
팔공선달 |  2009-10-15 오후 4:47:2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나무등지고 찍은 사진을 올려 주세여 ^^

즐거웠읍니다 .

그리고 달라진 님의 분위기을 한참 되새김하며...  
이끼그늘 |  2009-10-15 오후 7:39: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환갑은 확실히 넘어보이시는 어르신 몇분이 저를 추월해서 유유히 서로 이야기하면서 올라가버리십니다.>

그분들은 그냥 그분들대로...등지고님은 등지고님대로... *^^*
 
이끼그늘 오늘은 저도 쉬는 날이라...낮에 병원 가서 진료 받고...좀전에 왔네요. *^^*
AKARI |  2009-10-16 오전 9:14:0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좋은 글 좋은 사진 잘 읽었습니다...^^

설악산, 월악산,치악산등...<악>자 들어가는 산은 좀 그렇(?)답니다..ㅎㅎ
다~그산만의 매력이 있지요...

소박한 도시락, 소박한 사진...미소한번^__^*  
황소걸음마 |  2009-10-16 오후 5:25:1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몸무게 줄이시려면 등산이 최고 입니다만
너무 무리 하시면 무릅 관절에 무리를 줄수있겠네요
과유불급 이라 하지 않습니까
세월이 좀 먹남유~~
^^.....................__()__  
당근돼지 |  2009-10-18 오전 9:59:3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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