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에 나가서 80 cm 짜리 광어와 60 cm 광어 다섯마리를  잡았다면서 친구가 주말에 같이 나가자고 살살 꼬시는 바람에 오늘 아침 같이 낚시를 나갔다. 

마침 미끼를 사는데 30년 낚시 베테랑 인 Ray 라는 내친구의 미국인손님을 만나 그친구도 즉석에서 함께 배를 타고 나가게 되었다. (나는 레이를 오늘 처음 만났다. 뭐든지 잘고치는 메케닉 이라고한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레이 라는 친구는 낚시때문에 이혼을 했다고 한다......
매일 낚시만 하러 나간다고 불평하는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나와 함께 낚시를 나가던지 아니면 집에서 불평하지 말고 있던지"...

그랬다가 이혼 당했단다...  그게 20년 전인데, 그후 싱글로 살고 있다고...
자기처럼 낚시에 미친  여자를 만나기 전까지는 재혼 안하겠단다.

9시 즈음에 배를 타고 나갔는데, 귓밥과 목이 벌겋게 익을 정도로 오늘은 정말 무더운날이었다.

이곳 Virginia 주에서는 어류를 보호 하기위해 여러가지 규정이 많다.  광어도 보호 어종 중에 하나인데, 낚시해서 집에 가지고 갈수있는 광어크기의 제한이 점점 늘어나고있다.  몇년 전만 해도 15 inch 이상이면 되었는데 올해부터는 19 inch (48cm) 이상이 되어야만 가지고 갈수있고 그이하는 다시 바다에 풀어주어야한다.  만일 작은놈을 아이스박스에 넣었다가 걸리면 벌금만 몇백불을 물어야한다.

그런데 난 오늘 15인치는 수두룩 잡았고,  18 인치 짜리만 해도 3 마리나 잡았다.  아 억울하다... 전부다 놓아주었어야만 했다.  ㅠㅠ  (내가 그놈의광어 오분만 깔고 앉아있었어도 1 인치는 충분히 늘릴수 있었을텐데...)

그래도 같이간 친구와  Ray 가 20 인치 짜리 를 한마리씩 올려 빈손으로 돌아오지는 않게되었다.

 이 Ray 란 친구, 역시 낚시만큼은 고수는 고수였다....

그넓은 바다, 다 거기가 거기 같아 보이는데 광어가 모여있는곳을 귀신같이 알고있다. 깊이 20 미터 정도에 돌과 모래가 만나는곳을 정확히 찾아간다.

또한 산 미끼는 어떻게 짜르고, 추의 무게는 몇온즈, 입질이오면 몇초를 기다렸다가 채어야 하는지 등등 광어낚시의 모든것을 훤히 꿰고있었다.

우리의 삶도 이런 고수를 가끔씩 한번 만나고 나면 인생이 한단계씩 업그레이드 되는것을 느끼곤 하는데 요번 오로 베팅의 우승자인 바람따라 님의 글을 읽고나서 베팅뿐아니라 주식투자도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다.

어느 분야든 그분야에서 최고수가 된 사람들을 보면 뭔가 달라도 다른점이있다.

학문, 사업, 예술 뿐만아니라, 운동이나 바둑 심지어 도박까지도 그분야의 대가들을 만나보면 그나름대로의 깊은 철학이있고 배울점이 꼭 한두가지씩은 있는것 같다.

요번에 바람따라님이 아낌없이 공개해준 베팅비결을 읽으면서 난 무릎을 계속 쳤었다... 아, 맞어, 맞어...

얼핏 보기엔 평범한것 같지만 씹으면 씹을수록 그안에서 깊은 맛이 우러나온다.

베팅에 관련한 조언이지만 주식투자나 내 인생에 적용해도 훌륭한 가이드가 될수있는것 같다.

요 아래 글은 내자신을 위해 내나름대로 해석하고 정리한 것이다... 차후에도 다시 읽어 보면서 좀더 깊은 맛을 우려내려고...

1. 긍정적인 마인드가 중요.

나에게 주어진 것이 어떤환경이든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는것 보다는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주어진 여건 안에서 최선이 무엇인가 생각하고,  그려본후 그것을 이루기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우려보라.

인생을 좌우하는것은 생각이다. 
생각을 옳바르게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배우면 팔자가 바뀐다.
생각은 씨앗이니까... 좋은 씨앗을 심어야 좋은 열매가 나는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우리의 생각에는 엄청난 에너지와 파워가있다...
배워야할것중 가장중요한것 한가지 - 생각하는 법을 배우자.

 
2. 진짜 좋은 기회가 올때까지 기다릴줄아는 인내심 (그러나 좋은 기회가 왔을때 과감히 투자),

주식을 투자하면서 내가 세운 첫번째 법칙이
" 정말 이거다 할정도로 좋은 기회가 올때가지 기다려라"  이다.
준비하면서 기다리고 있으면 절호의 기회가 반드시 오게 되어 있다.
잃는 경우는 조급하게 사고 팔고 했을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다림을 배우는것이 첫번째 관문...

 
3. 흐름을 타는것의 중요성,

포커나 게임블링도 그렇고 바둑도 그렇고 분명 어떤 흐름이 있다.  이기거나 돈이 들어올때는 밀물처럼 몰려오다가 나갈때는 또 썰물처럼 쏴악 몰려나간다.

주식 역시도 흐름이있고, 인생에도 흐름이 있는것 같다.
잘 않될때 억지로 더 큰 베팅을 하지 말고 흐름이 나쁠때는 쉬는게 좋다.
베팅을 하더래도 조금씩 하면서 흐름이 바뀔때까지 기다릴줄 알아야한다.

인생도 일이 계속 꼬일때가 있다.  그럴땐 좀 쉬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도 해보면서 쉬는게 좋은것같다.
이럴때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거나 일을 벌리면 망하게될 확율이 높은것 같다.

4.나와 궁합이 맞는 주식, 직장, 친구, 취미를 찾아 투자하는것,

좀 우스운 이야기 같지만, 분명 어떤 주식은 나와 궁합이 잘맞는게 있고  계속 잃기만 하는 주식도 있다...
나와 궁합이 잘 맞지않는 주식을 계속 붙잡고 있을 필요가없다.
나와 궁합이 잘맞는 주식 열가지 정도만 있으면 충분하다.

직장도 그렇고, 친구도 그런것 같다.
일하면서 즐겁고 보람을 느끼는 직업을 찾을수 있다면 그는 정말 행복하게 살수있을것이다.

어제 무릎팍도사에 나온 안철수 씨를 보면서 감동을 받았는데, 내가 일하면서 행복할수있는게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찾아볼 필요가있다.
의사와 의학교수란 좋은 직장을 버리고,  컴퓨터 바이러스 회사를 처려 고생끝에 성공시키고  또 과감하게 그회사를 떠나 다시 학생으로, 또다시 카이스트 교수로 자신의 발전을 위해 그리고 기쁘고 보람된 일을 찾아 일생을 살아간 안철수씨의 용기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싶다.

그리고 만날때 마다  즐겁고, 행복한 친구가 한명이라도 있다면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5. 그러면서도 각 주식 (혹은 나의 전문분야, 내직업, 중요한 대인관계) 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아니함....

궁합이 맞는 10개 정도의 주식을 찾았다면 그에 대한 공부를 계속 해야하는것은 물론 기본이다.
재무재표 뿐아니라 그 회사의 모든 정보, 또 경쟁자에 대한 정보, 그회사의 경영자 스타일과 믿을만 한 사람인지 등등...

 

인생을 살면서 각분야의 초고수를 만나 한마디씩 조언을 듣을수 있다는것은 참으로 커다란 행복이요 행운이 아닐수없다.

PS: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전에도 <고수> 란 제목으로 쓴글이 있더군요... 그래서 제목뒤에 [2] 가 붙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