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론을 이해하자 시공간은 휘어있나"라는 제목의 다소 머리 아픈 칼럼을 읽었다.
잠깐 설명하면 내용은 이렇다
"공간이 휘어졌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평면이 휘어졌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것은 우리가 3차원 공간에 살고 있어서 평면을 3차원에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2차원밖에 모르는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그런 생명체도 자신이 살고 있는 평면이 휘어졌다는 것을 아는 방법이 있을까? 그렇다. 만약 큰 삼각형을 그려서 내각의 합을 재보면 자신이 있는 평면이 평평한지 휘어져 있는지 알 수 있다. 휘어진 평면 위에 그린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3차원 공간에 살고 있는 우리도 여러 가지 기하학적 측정을 통해 우리 공간이 휘어져 있는지 알 수 있다. 공간이 휘어져 있다는 것은 우리가 사는 공간이 중고등학교에서 배운 기하학과 맞지 않는 공간이라는 것을 뜻한다. 우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우주 공간이 간단한 측정으로는 그것을 알아챌 수 없을 정도로 조금 휘어져 있기 때문이다."
비록 내가 한국바둑계에 속해있는 프로기사도 바둑기자도 인터넷회사 직원도 아니지만, 주워 들은 바를 종합해 보면 한국바둑에 대해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 며칠 생각 끝에 이세돌9단에 대해서 강한 발언을 작심했지만 어제 "스포츠칸 엄민용 기자님의 한국기원 이세돌 화해 악수하라!", 오늘 "박치님 기자님의 삶의 향기 승부예찬"의 글을 읽으면서 가슴에서 먹을 거쳐 이제 입술만 열면 입을 통해 나올 말인데도 다시 삼키게 된다.
두분 얼마나 하고 싶은 말이 많겠는가? 아마 마음 고쳐먹기를 몇번, 글을 고치기를 몇번에 거쳐서 두편의 글이 나왔어리라. 도저히 부끄러워서 지면에 올리지 못하는 그런 말못할 일. 그러나 그것이 점점 종기를 키우는 일이 되어 이제는 환부의 상당부분을 잘라내겠다는 각오가 없이는 시도의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일이 되어버렸다.
이세돌 9단이 그냥 평범한 기사로 남았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을 일이고 또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되기를 바랬는지도 모른다. 바둑은 아들에게 무려줄 수가 없다. 권력과 재산은 아들에게 물려줄 수 있지만 바둑은 황제의 관을 아들에게 물려줄 수 없는 것이어서 자신의 평생을 담은 바둑을 피한방울 없는 후대들에게 물려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 바둑에 대한 애정은 육체적 아들에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정신의 아들이 어찌 육체의 아들에 못하겠는가? 조훈현 9단의 나섬에는 많은 고민이 있을 것이다. 회초리는 내쫓기 위한 회초리가 아니라 다시 품을려는 회초리였을 것이다.
이세돌 9단을 일부 자격정지 시켰으면 하는 생각도 했다. 프로이지만 아마추어와 똑같은 자격만 주어 오픈대회와 인터넷대회만 출전하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기원에 품어지지 못하는 기사에 대한 적당한 대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접고 여전히 한국기원은 이세돌 9단에게 기회를 주었으면 한다. 100점짜리 기사도 있으면 90점짜리 기사도 있고 80점짜리 기사도 있고 그 이하 기사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부끄럽고 화나는 일이지만 그냥 품고 갔으면 한다. 대신 있는 일은 숨기지 말고 밝힘으로써 바둑팬들을 바보로 만들지 말고 벙어리 냉가슴 앓지 말기를 바란다. 부끄러운 일이면 부끄러워하면 되고 화낼 일은 화내면 된다. 감출 일은 아니지 않은가? 지금 모든 문제는 이세돌 9단과의 갈등의 문제가 아니라(또 이세돌 9단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 한국기원의 갈등 문제도 아니다.) 그런 문제 인 것 같다.